동화, 강연

207호 정채봉 동화잔치

멀리 가는 향기 2011. 10. 24. 23:48

                       

 

                                           순천만 갈대축제로 행락인파가 몰려든 생명의 땅 순천.

 

                                            2011년 10월 22일(토) ,

                                   정채봉 문학관에서 제 1회 정채봉 동화잔치가 벌어졌다.

 

 

                                    여수 MBC 송원근사장,  노관규 순천 시장. 유족 대표 들의 개회사와 축사가 끝나고

 

                                                     정채봉 선생님 추모 동영상을 보았다.

                                           쓰리디 광고영상처럼 선생님이 그대로 걸어나온다면 오죽 좋을까...

                                           화면 속의 선생님을 마주한 우리는  가슴 먹먹해진 채 눈시울을  붉혔다.

 

 

                                           '동화세상 '  제자 대표로  무대에 오른 나는  목 메인 추모사를 낭독했다.

 

  

  동화세상을 꿈꾸던 정채봉 선생님!

 

 왕대밭에 왕대가 난다며 제자 사랑에 엄격하시던 분, 

 못다 이룬 동화세상의 꿈을 접어두고 어찌 눈을 감으셨습니까?

 너무나 속절없고 애석합니다.

 

  2001년 1월,

 선생님은 소원대로 찔레꽃송이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어머니를 만나러 가셨습니다.

 부음을 듣고 달려온 수많은 독자들과 친지들이 애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19886월 선생님은 문학아카데미 동화사숙을 열고

 '하느님은 동화이시다'라는 말로  첫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동화에 대한 애정은 사명감에 다름 아니었으며

 제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셨던 만치 엄격하셨습니다.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한 성정이라 못마땅한 것을 보면 불같이 화를 내실적도 있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훈련은 탁월한 사람과의 교류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의 속뜻을 우리는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안데르센은 펜촉에 달빛을 묻혀서 썼다. 그대들은 펜 끝에 꽃물을 들여 써라"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믿음을 나도 믿는데

 나의 신앙은 동심이다"

 "동심은 영혼의 고향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느님이 그렇고 마음이 그러하며 동심 또한 그렇다.

 “문학인의 사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원을 이루기 위해 번제물의 희생이 있어야 하듯 동화를 위해 무엇 하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로 글을 써라"

 "고통 받는 작가가 되라"

 "시간을 쫓아 나서라"

 "생각하게 하는 글을 쓰자"

 "손끝으로 글이 흘러나와야 한다,"

 "글자 하나 하나 도장 새기듯 글을 썼느냐?"

 “21세기에 남겨지는 작가가 되려면 더욱 당당해야한다"

 "자기를 스스로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하지 않는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사랑의 열병을 앓듯 동화를 써 봐. 자네들은 그 방면에 유경험자가 아닌가"

 하신 말씀들이 잊히지 않습니다.

 뼈에 골수가 빠질 정도로 동화를 쓰라고 채근하시니

 선생님의 기대에 못 미친 우리는 얼마나 버거웠는지 모릅니다.

 

 선생님은 기억력이 좋으십니다.

 제자들의 신상명세까지 훤히 꿰뚫고 계셨으며,

 오래 전에 우리들이 생각 없이 한 말도 가슴에 담아두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완벽주의자이셨습니다.

 문아동 세미나나 송년모임 등을 진행할 때면 철저하게 계획하고 꼼꼼하게 점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부지런하셨습니다.

 샘터에 근무하시면서 동국대학교와 문학아카데미 강의를 맡으신 것은 물론이고,

 공연윤리위원회 일 외에도, 각종 문학상심사와 원고 집필, 방송 일까지 참으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동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독자대상을 성인층까지 넓히신 공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붙들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의 날들을 두고두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떠나버린 사람을, 세월을 그리워하면서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것들에 마음 아파하면서.....

 

 푸르른 것은 눈 온 다음에야 알아볼 수 있다는데

 선생님 안 계신 빈자리 무엇으로 채울까요?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이 '죽음으로써 우리의 영혼은 자유로워진다.'

 이 한마디 말로 위로 받을 수 있기 바랍니다.

 

 

                                    

                                         제 1회 정채봉 문학상 심사평을 하시는 심사위원장 김병규 선생님 .

 

                                  김병규 선생님은 정채봉 문학상 시상을 앞두고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이다.

                                  정 선생님과 호형호제 하며 동화세상을 이끌어 오셨기 때문이다.

                                  정 선생님의 선견지명은 참으로 놀랍다.

                                  당신 천명이 그리 짧을 줄 미리 아셨던 것일까?

                                  김병규 사부님을 포석퍼럼 우리 곁에 붙들어 매놓고 가셨으니.....

                                           

 

                                   김병규 선생님은  정채봉 문학상 시상의 벅찬 감회를

                                   '이 세상에 없는 사람과도 일을 할 수 있다' 는 말로 대신 하셨다.

 

순천 시장님으로부터 상패를 받은 <그 고래 번개>의 류 은 작가

 

정채봉문학의 진수는 단편동화다.

 1년 동안 국내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동화 중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상금은 1천원만원.

제자들의 모임 동화세상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1회 시상을 하고

 2회부터는 순천시와 여수 MBC에서 문학상 시상을 맡게 된다.

                                                   

 

                                         

                                           독후감 시상에 이어 백일장을 개최했다.

                                  10주기 추모 위원장을 맡은 이수애가  주제 발표를 하고 심사를 하는 수고를 맡았다.

 

                                    

 

                                         생전의 선생님에 대해 인터뷰하고 문학관 탐방에 나섰다.

 

 

정채봉 동화잔치에 먼 발걸음 해주신 문단 선배님들

검은 양복 입고 지나가는 남정네가  정채봉 선생님 아들 승태. 어느새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쉰 다섯에 세상을 뜨신 선생님은 올해 65세가 되셨다.

 

어느날 새벽 투병 중이신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암에 걸렸어. 귀하에게 부탁할 말이 있어..."

어짜자고 나는 또 묵은 기억을 끄집어 내는가.

선생님도 남편도 모두 쉰 다섯에 떠났다.

 

 

             

백일장에 참여한 500여명의 학생들이  기량을 뽐내는 동안

 

 

순천의 가을 정취와

 

 

바람을 안고 춤추는 은빛  갈대와

가을 햇살과 노닐다.

 

여수 MBC에서 마련해준 디오션 리조트 세미나실에서  김지은,김현숙, 최은영이 주제발표를 하고.

(나는 땡땡이 치고 숙소에서 취침)

 

 

 

새벽.6시40분 리조트 온천 히노끼 탕에서 일출을 보다.

(목욕하다가 카메라에 일출을 담은   ^^ )

 

 

 

 

 

 

                                               선암사에서 단체 사진.

 

유네스코에 등재된 아름다운 승선교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올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   정호승 /선암사

 

 

 

 

 

                                                          싸부님, 우리 싸부님,

                                                 제자들의 카메라 세례에 함박웃음을 터트린 김병규 선생님.

                                           만약  선생님이 동화세상과 연을 맺지 않으셨다면 어찌 되었을까?

                                           모골이 송연하다.

 

                                           나는 바라고 또 바란다.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약주를 줄이셔서 오래도록 우리들의 기댈 언덕이 되어 주시기를.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동화구연가 임수정이 <오세암>을 입체 낭송 했다.

                                

 

 

아자! 가을숲에서 충전을 했다.

 

                                     10월 27일-30일 < 창원 세계 아동문학 축전>기간 동안

                                    창원 컨밴션 센터 특별 전시실에서  인형전을 연다. 

                                    5일간 창원에 머물면서, 찾아가는 릴레이 특강을 하고.인형 만들기 체험,

                                     <꿈꾸는 인형의 집><견우직녀> 원화전, 작가와의 만남 사인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