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264호 엄마 어렸을 적에

멀리 가는 향기 2012. 3. 25. 23:47

 부부 인형작가 이승은·허헌선씨가 2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전시회 〈엄마 어렸을 적엔…〉을 연다

 

 

아내는 인형을 만들고 남편은 배경과 소품을 만들며 공동작업을 한다.

 

 

홍대 선후배 사이인 그들 부부는 7살 차이,

작품을 만들 때 세대차이로 의견 대립이 있지만

그들은 찰떡 궁합 작업 파트너다.

작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어찌 저리도 치밀하게 꼼꼼한가.

 

 

 

작업실은 따로 없이 남편은 아파트 거실에서 아내는 방에서 작업을 한다.  
재료는 아파트 옥상에 쌓아둔다고.

아파트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작품을 크게 못 만든단다. 

 크게 만들어도 현 관문을 못나오고, 엘리베이터에 실을 수 없어서.

       

 

관람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건 디테일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연탄재 같은 것은 스티로폼으로 만들고 
재봉틀은 나무를 깍고 칠해서 몸통을 만들고 라디오등에서 
떼어낸 부품을 이용해 완성하고

흙벽은 실제로 진흙에 짚을 섞어서 만든단다.

 그 밖에도 FRP, 에폭시같은 재료를 이용 한다고.
       

         이창건의 동시 <어머니>

 

친분있는 작가의 동시를 만나니 더욱 반갑다.

손동연의 동시 <송아지가 아프면>

 

이승은씨는 시집을 읽다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그 분위기를 인형으로 만든단다.

밤새 재봉틀 일을 하는 엄마를 소재로 한 동시 「밤중에」를 읽다가

갑자기 어머니에 대 한 그리움이 복받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그때부터 옛 기억을 더듬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만들게 되었단다.

 

 

그녀는 글자를 거꾸로 쓴다. 글씨체가 못나보여

거꾸로 썼더니 또박또박 쓰게 되더라고.

 

 

     아가방 황은경 부장하고 이승은씨 부부는 오랜 인연이다.

 내가 황부장하고 25년 지기인것 처럼.

황부장과 인연은 아가방에서 '엄마가 만든 아가옷' 공모전을 했는데

그때 아름이 옷으로 출품했다가 상을 타게 되고 동방플라자 에서 패션쇼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게다가 황부장 부군이 조선일보 사진부장이라 남동생 직장 상사 였다.

오늘 황부장 부부와  일년 만에 만났다.

 

장인이 따로 없다.

오로지 인형만 만들고 인형 속에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세월을 보내는 사람.

그들의 공력이 헛되지 않고 뭇 사람들의 가슴에 따스한 추억 안겨 주는 일로 복을 지었으니

그들의 노년이 충분히 복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