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호 마담 Marlene
Boudoir 인형을 낙찰 받았다. 누구는 조르즈상드를 닮았다는데 그녀 이름은 '말리나'이다.
1928년대에 유행한 스트레이트 박스스타일 의상을 입었다.
1차 세계대전이후 여성들의 복식은 큰 변화가 있었다.
여성들이 전쟁터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하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제복을 입었기 때문.
이때부터 여성들이밀리터리룩이나 테일러드 슈트를 착용했다.
전쟁이 끝난 1920년대를 재즈와 광란의 시대라 부르기도 했다.
당시 탱고춤이 유행하면서 등이 없는 홀터 드레스가 유행했다.
전쟁으로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은 춤으로 쾌락을 얻으려 했다.
전쟁후의 이러한 시대 풍조는 여성스러움보다는 가슴을 납작하게 하고 허리곡선을 완화시킨
스트레이트 박스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가슴 허리 힙 등을 억제한 슬림한 이 스타일을 말괄량이 아가씨 스타일 이라고도 한다.
Boudoir (여인의 침실)인형은 프랑스 여인들이 침대나 쇼파에 놓아두는 인테리어 소품용 인형이다.
대부분 브르두와 인형은 비대칭으로 팔다리가 길고 메이크업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오랜 세월 탓에 오염과 변색이 심했다. 거기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힌색 면셔츠와 검정 벨벳 투우피스는 모두 벗겨서 세탁을 하고 거추장스럽던 소매 레이스도 제거했다.
전쟁이 여성해방 운동을 가속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남성과 동등함을 인식하게된 여성들은
수세기동안 자신들을 남성들에게 종속시켜왔던 것들에 대한 반항으로 머리를 잘랐다.
남자 같은 단발 머리에는 작은 모자가 필요했다.
머리에 꼭맞게 디자인한 아르데코 스타일의모자들은 챙이 짧아 암울한 시대상을 표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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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리나의 옆모습에 반해서 그녀를 입양했다.
그녀는 <애수>의 여주인공 마이라를 떠올리게 한다.
안개 자욱한 런더의 워털루 다리에 짚차가 멈춰 서면서 시작 된다.
프랑스전선으로 떠나는 길에 크로닌 대령은 워털루 다리 난간에 기대서 회상에 잠긴다.
그의 호주머니 속에서 나온 작은 마스코트를 매만지며 ..........
귀대를 앞둔 젊은 장교 크로닌은 워털루 다리에서 공습경보를 듣는다.
대피소로 달리던 그는 핸드백의 물건을 떨어트리고 쩔쩔매는 아가씨를 돕는다.
함께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 인연으로 사랑이 싹트고
결혼을 약속한 로이는 감작스런 명령으로 전선으로 떠난다.
마이라는 전쟁터로 떠나는 로이를 만나기 위해 발레단을 무단 이탈 했다가 해직이 되고 근근이 목숨을 이어간다.
전사자 명단에서 로이의 이름을 발견한 마이라는 거리의 여자로 전락하고 만다.
호객을 위해 워털루 다리에 나갔다가 귀국하는 군인들 행렬에서 로이를 발견한다.
마이라는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워털루 다리에서 목숨을 끊는다.
배경음악은 올드랭 싸인...............
말리나의 가슴에 달린 브로치는 당시 유행하던 작고 앙증맞은 아르데코 스타일.
말리나는 우리 엄니보다 연세가 드셨다.
80 여년 세월을 지나는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나 보다.
오염이 적고 훼손이 없는걸 보면 .
나 또한 그녀를 애지중지 할 것이다. 후대에 남겨주고 가야 하니까.
지난 여름, 그동안 수집명단에 올려 놓고 입찰 못했던 인형들을 손에 넣었다.
갑자기 거금이 생긴 건 아니다.
환갑 기념 여행 가려고 매절 그림책 세 권 쓰고 받은 돈을 몽땅 인형 수집에 써버린 것이다.
조금 남겨 둘 걸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