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호 편지
추석 전날 어머니 모시고 메모리얼 파크에 닿았다.
집에서 파주는 지척인데 날 잡아서 온다.
너그 아버지 어쩌고 있는지 가보고싶다는 어머니 말씀대로
이승과 저승을 다리 건너듯 오갈 수 있다면.....
아버지와 남편을 위아래 층에 모셔두고 뵙는다.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사는 법이다 시던 엄니 푸념대로
6년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나를 버리고 갔으니 십리도 못가 발병이 났을 것이다.
날이 날 마다 코 빠트리고 내려다 볼테지.
나 어찌 사나 못 미더워서
나만 애통하고 애절한 건 아니다.
세상엔 구구절절 사연도 많고 많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하루 이틀 날이가고 달이가고 세월 지나니 그렁저렁 살아진다.
편지
김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