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회 목욕탕에서
선거 끝내고 남동생한테 북한산 온천에 데려다달라 했다.
입구에 사람이 많기에 딱 한 시간만 하자고 못을 박았다.
엄니는 깝데기를 벗겨야 속이 시원한 분이다.
때밀이를 하면 봉사료에 비해 불성실하게 밀어준다고 당신이 또 미셨다.
엄니가 깝데기를 벗긴 다음 내가 마무리를 하는데
요즘은 기운이 달리셔서 대충 내 손에서 끝낸다.
엄니 옆자리에서 육십 중반의 아주머니가 (나중에 요양 보호사 인 걸 알았다) 할머니를 씻기고 있었다.
갑자기 퍽 하는 소리가 나기에 돌아보았더니,
할머니가 쓰러져 이마를 바닥에 부딪친 것이다.
요양보호사는 할머니 팔뚝을 잡은 채로 "때도 안 밀었는데....." 중얼거렸다.
(그녀의 행동거지를 보고서야 가족이 아닌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황급히 냉탕의 물을 떠다 할머니 머리를 적시고 직원을 불렀다.
직원들이 할머니를 질질 끌고 요양 보호사도 서둘러 뒤따랐다.
할머니 자리에 변이 있기에 물로 씼어내고 흐트러진 목욕용구를 챙겨 두었다.
나도 엄니가 걱정스러워 대충 샤워만 하고 모시고 나와버렸다.
목욕 끝내고 식당에 갔다가 요양보호사와 함께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병원에 안 가셔도 되냐고 물었는데 육십 중반의 아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았다.
딸이나 며느리가 곁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 할머니 체중이 예사롭지 않던데....
모든 병에는 전조 증상이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예사로 넘겨 불행을 자초한다.
건강의 바로미터는 생활습관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생활이다.
건강에 해로운 줄 알면서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의 자극적이고 달콤한 맛에 중독 되는것을 보면
식욕 조절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금연, 금주, 다이어트를 성공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 어려운 일을 감행하고 결단력있게 자제 했으므로 다른 일 또한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사람들은 결심은 해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는데는 게으르다.
자기관리 잘 하는 것도 능력인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