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406 회 지하철에서 구두 벗은 사연
멀리 가는 향기
2013. 3. 27. 18:56
생각보다 미팅이 일찍 끝났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동대문종합시장으로 고고씽
퀼트 천을 고르고 있는데 "선생님"하고 누가 부른다.
오마나 세상에!
꽃빛 바느질 김헤환을 만난 것이다.
전시회 이후 3개월만이다.
뜻밖에 지인을 만나면 참 반갑다.
우째 이런 일이!
우리는 서로의 단골집을 더트며 필요한 물건들을 샀다.
알록달록 예쁜 실을 보면 내 마음은 둥둥......
수입 단추들은 저리 통에 넣어 놓았다.
덥썩 안아오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
뜨게질 가게 털실 뭉치 위에 앉은 아가 표정이 새침하게 이쁘다.
시장을 돌아치다 보니 내 발이 아우성이다.
깔맞춤한다고 브라운 구두를 꺼내신었는데 약간 헐떡거렸다.
구두 수선집에서 깔창을 깔았더니 너무 꼭끼어서 발등이 장난 아니게 아팠다.
깔창을 빼내려니 본드로 단단히 야물게 붙여놔서....
시장에서 집까지 택시비 얼마 나오려나 계산하다가 퇴근시간 임박해서 정체되면 ....
자리는 없고 서 있으려니 눈물 나오려고 한다.
에라이 모르겠다 웃을 테면 웃으라지.
지하철에서 구두를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