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524호 리모컨을 감추다.

멀리 가는 향기 2014. 4. 9. 21:34

어머니는  아버지를 시앗에게 빼앗기고 기나긴 밤을 TV 로 지새우셨다.

몸에 벤 어머니 오랜 습관이 내겐 고역이다.

밤새 켜놓는 티브이 때문에 나까지 잠을 설치기 일수다.

어머니는 밤에 못 잔 잠을  TV를 켜놓고 낮잠으로 벌충하신다.

 

견디다 못해 티브이 리모컨을 감춰 버렸다.

낮잠을 못 주무시게 털실을 감아달라.  레이스를 정리해달라 ...... 일거리를 주었다.

 

리모컨을 빼앗긴 어머니가 밤중에 <까막눈 삼디기>를 읽는 모습 포착

 

까막눈이었던 어머니가 글눈을 틔우고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감개무량이다.

 

 아침에 주방으로 나오면   밤새 책을 읽은 흔적이.........

 

 

낮잠을 쫒으려고 내가 읽던 책을 가져다 읽는 어머니 포착

책이 어머니 마음의 양식이 될터이니 내 마음도 흡족하다

 

 

<휴대전화가 사라졌다> <빨간꽃><딸 바보 아빠><귀양선비와 책 읽는 호랑이>

모두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에 출간된 최은영의 책이다.  

방송작가로 일 하다가 2006년 푸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래 18권을 출간한 부지런한 작가다.

아무래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증명해 보일 작정을 한 것 같다.

성실하고 바지런해서 늘 말없이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남 깍아내리지 않고  입이 무거운 것도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