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시
544호 풀은
멀리 가는 향기
2014. 6. 1. 20:39
풀은
풀은
아무데나 나고 자란다.
볕 안들고 뿌리 뻗기 옹색한 곳에서도 산다.
흔하디 흔한 게 풀이다.
풀은
바람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사나운 빗줄기도 견뎌낸다.
발길에 채여도 일어서고
뿌리 째 뽑혀 던져져도 산다.
힘없고 하찮고 흔하디 흔한 풀이
함부로 목숨을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줄기차게 살아내는 것은
세상에 태어난 목숨값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