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679호 장수마을 잔치

멀리 가는 향기 2015. 7. 30. 22:31

 

 

 

 

한신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정 헌이 교수는 학교와 이웃한 장수마을의 낙후된 주거환경에  '예술'을 입히고 싶어한다.

 그동안 관공서 들락거리며 기획안을 들이밀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과 안면을 트게 되었는데  장수마을  평상잔치에 초대 받았다 해서 나도 동행을 했다.

 

 

시청  담당직원, 동 직원들도 발걸음을 했다.

할매들이 국수 삶고 돼지고기 수육에  부추전 부치고 ...장만한 음식을  돗자리에 펼쳐 놨다.

 

마을 사람들이 오며가며 국수 한 그릇 나누며  정담을 나눴다.

 

 

동장님도 오시고 구의원님도 오셔서  서로  통성명을 하는데 

 정교수가 유승희 최고 의원을 보고 깜짝 반겼다.

"내 친구가 국회의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국수 먹다가 35년만에 대학 동창을 만난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인연을 만날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낙산 공원 성벽 아래 첫 동네 그곳에서 타향살이 설움을 함께 나누던 할매들의 추억의 사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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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머리 올리고 혼례를 치루던 스무살 꽃다운 청춘은 어디로 가고 눈 어둡고 허리 굽은 할매들이  되었다

 

잔치에 노래가 빠지면 쓰나.  흥타령에 어깨가 들썩들썩 .

각지에서 상경한 타성받이들이 이웃하고 살아온 세월이 오래지만 그들도  자기 골목 사람들끼리만 어울린다 했다.

골목마다 분위기가  인심이 다르다 했다.

나는 좁은 골목에 깔아놓은 비닐 돗자리에 앉아서 청소년기를 보냈던 만리동 골목을 추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