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일기
1017회 새발의 피
멀리 가는 향기
2020. 8. 7. 17:54
한여름 염천에 삽들고 호미들고 물호스 들고 일했다.
땀을 잘 안흘리는 체질인데도 줄줄 흘렸다.
견디다 못하면 물호스로 분수놀이
더위에 지쳐 장마를 기다렸다.
장마철에 꽃들을 옮겨 심으면 탈이 없기 때문이다.
한 포기 한 포기 모내기 하듯 꽃들을 옮기고 비를 맞으며 수국도 옮겨 심기 시작 했다.
장마가 이렇게 길어 질 줄 몰랐다.
둘째 동생이 와서 일손을 거들었다.
경사지에 겹 물망초와 백리향을 심고 석축 사이에 빈카를 심었다.
그런데 토사 무게를 견디지 못한 석축이 주저 앉았다.
가동 옹벽 위도 내려 앉고 새로 심은 잔디 위도 내려 앉을 기세라 비닐을 덮었다.
진입로 위 경사지도 허물어 져서 비닐을 덮어 두고 왔다.
올 해 새로 토목 공사 한 곳은 흙이 조금씩 내려 앉았다.
우리 현장 피해는 새발의 피
하늘아
물
좀
아껴 써!
- 이수경 <장마> 전문
"하느님, 물 좀 아껴 쓰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