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시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멀리 가는 향기
2023. 2. 19. 09:10
나무는
봄 한철 꽃으로 뽐내고
여름내 잎으로 땡볕을 견디고
가을볕에 키운 열매 아낌없이 내주고
한겨울 제 몸 가릴 잎사귀마저 떨구었다.
칼바람 눈보라에 맞선 나무는 전사같다.
모든것 버리고 비워낸 나무가
저리 꼿꼿할 수 있는 건
목숨 걸고 지켜야할 꽃눈 때문이다.
나무는 다음 생을 위한 희망으로 겨울을 난다.
머잖아 언땅이 녹아 아지랑이 피어 오르면
나무는 재체기하듯 꽃눈을 틔워 팡파레를 울린다.
내일을 품은 나무는
한겨울에 가장 어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