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일기

1163회 2023년 3월 판대리

멀리 가는 향기 2023. 3. 25. 10:19

 

3일

판대리 현장에도 봄볕이 들었다.

 

작년 10월부터

팔이 안 올라 갈 정도로 어깨가 아파  정형외과에 갔다

엑스레이 찍어 보고  이상 없다며 약 처방을 해 줬다.

그 약 먹고  위장 장애로  며칠 고생하고, 한의원에 갔는데 목디스크라 했다

한달 넘게 다녀도 차도가 없어  평소 다니던 오킴스에서 견인치료릏 받았다.

 

순이씨가  줌바운동 갈 때  태워다 줄테니  재활 의학과에 가보자 했다.

그 병원에선 오십견이라 했다. 

일 주일에 한 번씩 주사 맞고  동네 운동기구로 원돌리기를 하라 했다.

스트레칭도 병행 했더니  팔 움직임이 나아졌다

2주일 만에 주사 놓더니 이 번엔 3주 후에 오라했다.

판대리 일 끝나면  팔돌리기  운동하고 집까지 4.7킬로  걷고 있다.

 

10일,

팔에 무리 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정원 일을 시작했다.

밤나무 낙엽은 잘 썩지 않는데다 바람 불면 사방으로 날려서  긁어냈다.

 

나무밑에 유박비료 묻어주고 꽃밭에 거름을 뿌려 놓았다.

 

11일, 동생이  닭장에서 엄지 손톱 만한 달걀을 꺼내 왔다.

엄니도 구십 평생에 처음 보셨단다.

닭장에서 닭 모이 훔쳐먹던  참새가  낳았나?  

 

프라이를 해보니 노른자도 있다.

초란 일텐데. 작아도 너무 작다. 

 

 

12일, 밭에서 나온  돌멩이들을 밭가장자리에 쌓아 놓았는데  땅이 녹으면서무너졌다

 

산에서 회양목 어린 묘목을  케다 심었다.

13일, 

산에서 조팝나무 묘목을 캐다 채소밭 경계 둔덕에  심었다.

조팝나무 심을 자리에 억새 뿌리가 단단히  뒤엉켯다. 

삽이 안들어가는 걸  어거지로 파고  톱으로 뿌리를 썰고  호미로 뽑아 냈다. 

ㅏ.

조팝 묘목을 심고 다독다독 

 

동생은 억새가 멋지다는데 나는 징긍징글 

산 비탈 억새밭을 꽃밭으로 만드느라  어깨가 고장났다.

 

15일,  작년 가을에 나동 앞 공간을 넓힌다 해서 수선화를 옮겼다.

구근을 찾지 못한  것들이  싹이 났다

캐낸 것들 품종을  알 수 없어  구근 껍질색과 모양을 보고 구별 해놨다.

3년차인데 배수가 언 되는 곳에 심겨져서 구근이  크지 못했다.

 

 

영국 시인  워즈워드의 고향엔 수선화 들판이 있다.

주차장 들어 오면서  첫번째 마주하는 언덕을 수선화 밭으로 만들고 싶었다.

어느날 나 없을 때, 가동 앞 공간을 돋운다고 흙을 쏟아 부었다.

깊숙히 파묻힌 애들을 파내다   줄기가 잘려 포기 했었다.

그 무렵 컈낸 아이들 상태가 형편없었다.

배수가 안되는 단단한 흙이고 

10센치 정도 파고구근울 묻었는데  또 30센치 정도 흙을 돋웠으니 

살기어렵다고 판단 한 것이다.

2년 동안 잠잠하더니 4-50센치 단단한 흙을 뚫고 세상구경 나왔다!

 

 

꽃대 까지 물었으니  감동이다.

'라이언 일병,보다 더 힘든 사투를 벌인  전사나 다름없다.

나는 이 아이들이  눈물나게 사랑스럽다

 

 15일 ,

남편 간병하면서  연명치료 거부하겠다 생각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 달에 어머니께 설명 하고 동의를 받아 등록 했다.

 남 동생과 3식구 등록증이 배달되었다 

 

 

18일 

순이씨랑 오킴스 의원에 갔다 오는 길에 구룡동 산길을 걷자 했다.

구렁이 담 넘듯 산 구비를 몇 고개 넘어야 하는데 길이 평탄해서 고생스럽지 않다.

순이씨는 당뇨 때문에  입인이 헐어 김치도 매워서 잘 먹지 못한다.

 어거지로 10700보 걷게 했다.

다음엔 주씨 마을 강가 모래 사장을 맨 발로 걷자할 것이다.

일 주일에 한 번 씩 맨발로 걸으면 활성산소 퇴치에 도움이 될 둣.

 

19일 작약이 붉은  새순을 내기 시작했다.  

.

작약은  내가 애정하는 꽃이다.

꽃도 예쁘지만

3월에 나오는 붉은 순이 고사리 손 같이 오무리고 있다  펼칠 때 얼마나 귀엽고 어여쁜지!.

 

작약을 배수가 안되는 곳에 심고 노심초사 했는데 

기특하게도 예쁜 자태로 해마다 웃음을 준다  

붉은 새순을 밟지  못하게  잔디를 잘라 표시를 해놓았다.

잔디 뿌리가  작약 뿌리에 엉켜서  성장을 방해 한다.

잔디가 뻗는 걸  방해하고 ,잔디 깍기로 자르지 못하게 자갈을 올려 놨더니 동생이 보기 싫다 한다

 

잔디와 꽃이 경계없이 어울어지는 조경은 가드너들의 노동력 이라는 걸 알았다.

잔디가   정해진 구역에서민 자라면 좋겠는데  엄청난 번식력을 감당  못하기 때문

 

모네의 지베르니나 베르사유 정원의 꽃들은 거기 붙박혀 핀 것이 아니라 

계절꽃을 옮겨 심은 것들이다.

 가드너들은  잔디와 붙박이 식물을 잔디 엣지로 구획을 짓는다

판대리는 산비;탈이라  조경석을 앃아 경계지은  석벽이 많다.

분수 아스타를 늘어트려 돌을 가리려 했다.

그런데 이듬해 번식력 좋은 애들 세력이 줄었다.

예상대로  단단한 흙과 잔디 뿌리와 싸움중

잔디 러너 걷어내고 단단한 흙 털어내  옮겨 심었다.

대부분 조경석 사이에 철쭉이나  회양목을 심는다.

나는 이게 정-말 꼴보기 싫다.

 

조경석 석벽을 가리기 위해  아이비, 빈카 , 영춘화 폭포를 만들려던 계획은 잔디 뿌리를 차단 못하면  힘들다 

길상사 영춘화 폭포

조경석 가림이 빈카 

겨울에도 푸른 상록 아이비 ( 심어보니 강원도에서 성장이 더디다)

돌에도  잘 들러 붙는 상록아이비 (이 방법은 건물을 가리고 피해를 줄 수있다

 

20일 침목으로 만든  계단에 파쇄석을 깔았는데  꼴 불견이 돠었다,

 

폭풍성장한 지피식물 백리향을 뽑고 잘라서

백리향 (향기가 백리까지 퍼지지 않지만 )

파쇄석을 채에 걸러  내고 백리향을 심었다.

우리 집에 오시는 그대 꽃길만 걸으소서

꽃밭 만들며 골라낸 돌들을  경사지에 쌓았는데 무너져 내렸다.

돌을 걷어내고 돌나물담을  만들까?

돌나물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다 지피식물 역할을 한다.

 

서울 사람들은 날 마다 무슨 일을 그렇개 하냐고  묻는다.

돌아 보는 곳마다 일거리니. 평생 무수리로 살 팔자다.

정원일 못하는 날은 바느질 삼매경이라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한 시골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