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꽃 꽃모가지가 장대 같이 길다
장대 끝에 앉은 잠자리 인양 꽃도 앙증맞다
훤칠한 뚱딴지꽃이 아침 너울되어
뚱딴지꽃은 뚱단지 맞다 .
목련
나뭇가지에
지휘자 손짓에
어느 순간
2010년 4월 3일 이원수 문학기행 중에
그래 뚱딴지라 불렀나?
그래 뚱딴지라 불렀나?
산자락을 보듬었다.
때지어 앉은
하얀 새
부리를 다물고
숨을 멈췄다.
빰빠라 밤 터져 나올
봄날의 팡파르
사랑도 꽃과 같아서
사랑도 꽃과 같아
어여삐 눈 맞추고
쓰다듬어 가꾸고
어루만져 보살펴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고
마음에서 멀어지면
사랑도 시든다.
마른 꽃잎되어 바스라지면
사랑도 아프다.
지난 밤 바람과 치룬 전쟁은 대단했다.
폭풍우에 멱살잡힌 가로수는 뿌리채 뽑히고
기왓장은 하늘을 날았으며
공중전화부스도 힘없이 드러누웠다.
거리엔 간밤 전투의 상흔이 적나라했다.
이렇듯 삶이란 무수한 전장터다.
오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견뎌내고
무관의 제왕이 된 당선자에게
이름없이 거리를 떠돌던 밴드가 노래를 불러준다.
신문배달 경험이 노래가 되고
재개발로 떠나온 옥탑방도 노래가 되었다.
비가 오면은 창문 밖을 두드리는 물소리가 음악이 되고
골목 길 수놓은 가로등이 별빛보다 더 아름답다고
.헐벗고 배고픈 쓸쓸한 일상사들도 노랫말이 되듯
겪어보지 않고는 건질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관중이 '좋아서 하는 밴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저 좋아서 하는 노래도
목에서 피가 나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면
밥이 되겠지?'
손장단을 쳐주는 내 마음 한 쪽이 슴벅슴벅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