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반짇고리 95

1213회 나뭇잎 도일리

아무개가 보내준 실크 조각 천으로 만든 요요. 연두색 레이온 천으로 만든 나뭇잎들을 이어 붙이고 요요 조각들을 색 맞춰 꿰맸다. 요요 사이에 색유리, 진주 구슬, 유리구슬을 짬짬이 틈틈이 꿰맸다. 엔틱 테이블에 얹어 놓고 가운데 촛대를 놓을 생각, '휘게'한 시간을 빛나게 해줄 촛대와 나뭇잎 도일리. 숲에서 따온 나뭇 잎을 천 위에 올려 놓고 본을 뜬 다음, 두 겹으로 꿰매 만든 헝겊 나뭇잎을 이어 붙인 도일리는 내 손끝에서 3년 여만에 완성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내 마음의 고요와 무심함이 무념 무상의 편안함으로 홀로 즐긴 '휘게'였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하면 떠오르는게 뭐냐고 물으면 85% 사람들이 양초라고 답한다고. 덴마크 사람들이 연간 베이컨을 약 3킬로 그램 섭취한다는데 연간 ..

반짇고리 2024.03.23

1212회 휘게와 와비사비 스타일

휘게와 와비사비가 빚은 라이프 스타일은 엔틱 인형을 수집하고 유럽여행을 하면서 보고 배운 감성이다. 는 코펜하겐의 행복연구소 ceo 마이크 비킹이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 쓴 책 중 한 권이다. 휘게 (Hygge) 는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어에서 유래된 말로 덴마크어로 ' 함께 편안하고 따뜻하게'를 뜻한다.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꼽히는 것은 정책과 사회, 문화적 배경이 한 몫하지만 무엇보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느끼는 행복한 감성을 표현하는 휘게 때문. 휘게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자 내면의 정서이고 소박하고 여유로운 생활 방식이다 . 그들조차 '정확하게 설명 못하겠지만 다양하게 적절하게 쓸 수있다'는 '휘게'를 덴마크에 머무는 동안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달..

반짇고리 2024.03.16

1209회 <수작 하다> 표지 작업

마음 속에 담고 있던 책의 표지 작업을 했다. 주부들의 살림도 예술이 될 수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다. 생각없이 버려지는 생활 쓰레기는 얼마나 많은지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들이 기계속으로 들어가 가루가 되는 걸 내 눈으로 보았다. 언제 코로나 19로 끔찍한 시간을 보냈는지 벌써 잊었다. 스스럼 없이 여전히 함부로 버리고 플라스틱과 캔에 든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마신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환경을 지키는 일임을 모르는 것 처럼 행동한다. 웬만하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고 버려진 것들을 손보아 새 물건으로 만들어 내는 리사이클링 작업이 본업처럼 되었다. 백년 넘게 대물려 쓰이다 해외 옥션에 나온 엔틱 수집품, 주워다 고쳐쓰는 물건, 자투리천 으로 만든 것 등이 책의 내용이다. 수작이라면 ..

반짇고리 2024.02.17

인형 만들기 샘플러, 자수 샘플러

원주 내려오기 전, 가을선생님이 손녀 올리비아에게 줄 헝겊 인형을 만들고 싶다셔서 함께 산 패키지 천을 오려 인형을 만들고 천에 인쇄된 설명서를 버리기 아까워 로 만들어 두었다. 인형은 올리비아라 이름 지어 주고 소꼽 놀이용 바느질 소품도 꾸몄다. 인쇄된 천 위에 옷을 입혀 주었다. 밀짚을 뜨게질해서 만든 핀쿠션 용 모자. 만들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나도 신기하다. 자수 입문자들을 위해 아주 쉽게 만든 지방 강연 길 기차 안에서 에어 비엔비 숙소에서 한 땀 한 땀 수를 놓았다. 수틀을 통과하는 실이 내는 뽁 소리가 한 밤의 고요를 깨우고 홀로 깨어있는 시간, 내 마음이 평온해졌다. 스티치 기법은 백가지도 넘지만 꼭 알아두면 요긴한 스티치 20가지 골랐다. 스티치를 응용한 기법들을 가상..

반짇고리 2024.02.17

1208회 쓸모 있는 작은 손가방

바람 막이 점퍼 보관하는 손바닥 만한 주머니. 버리기 아까워 튤립 꽃 무늬를 아플리케 했다. 작아도 요긴한 소지품은 다 들어간다. 센토레아 꽃을 수놓아 핸드폰과 소지품 주머니를 담는 린넨 누비 자투리천 가방 가벼워서 좋고 손목에 끼니 간단해서 좋고. 근거리 외출에 간편한 가방 무스카리 꽃을 수 놓은 리넨 가방 소지품 주머니, 꽃차 담긴 보틀, 핸드폰, 간식이 들어가도 가벼운 가방. 내친 김에 로즈마리 꽃을 수놓은 가방도 하나 더. 기차 안에서도 짬짬이 ............. 나이 드니 가죽 핸드백은 무겁다. 가볍고 간편한게 좋다. 어디 손가방만 그러한가. 번다한게 귀찮아 인간 관계도 운신의 폭도 좁아진다.

반짇고리 2024.02.09

1205회 핀 쿠션 < 미시즈 해리스>

10여년 전, 뉴질랜드에서 홈패션 빈티지샵을 하는 르*씨가 인사동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했다. 참여자 중에 초보자가 많아 몸통 바느질 설명하는데 시간을 다썼다. 여기 까지 만들고 비닐 봉지 속에 넣어둔 채로 잊고 있었다. 자투리천 정리하다 발견한 핀쿠션 인형을 만들기 시작. 재료 패키지에 들어었던 망고 털실로 헤어스타일 정리하고 얇은 패딩 솜 잘라 흰자위 만들고, 부직포 오려 눈꺼플 만들고. 속 눈썹과 눈썹은 스트레이트 스티치로 수놓았다. 브라우스 만들고 입술은 패브릭 팬으로 그리려고 남겨 두었는데, 수를 놓을까 고민 중 린넨천으로 모자 본을 뜨고 모자챙에 심지 붙여 모자 크라운과 잇기. 빨강색 패브릭 팬으로 입술 연지를 칠했는데,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 같아 2가닥 수실로 수를 놓았다가 '소피아 로랜' 입..

반짇고리 2024.01.21

1203회 울 스웨터로 만든 티코지

즐겨입던 CAMEL 울 스웨터. '크레놀린 걸'이 수놓인 러블리한 스웨터. 아무개가 싫증나면 물려 달라했는데.... 드라이 맡기러 나가기 번거로워 울샴푸로 손세탁 했더니, 오그라 든데다 수실의 물이 빠져 오염이 생겼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 양 쪽 소매는 잘라서 '발이 깨지게 시렵다'는 엄니 발토시 만들고. 앞 뒤 몸판 잘라서 티 코지 tea cosies 를 만들기로 했다. 뒷 몸판에 뜨게 꽃 모티브를 붙이고 비즈 꿰메 블링블링하게. 면누비로 안감 만들고 가상사리 테두리는 스웨터 밑단 바이어스 풀어서 한 코 한 코 꿰매기. 앞 몸판의 단추 여밈 부분은 가는 보카시 모사 2겹으로 손 뜨게 마무리. 한 겨울 추위를 녹여줄 차 주전자 보온 덮게 완성. 앞면과 달리 뒷면은 수수하돼 고급지게 비즈도 수놓은 반전 보..

반짇고리 2024.01.01

1197회 오버올즈 팬츠로 만든 가방

오버올즈 팬츠 / 멜빵 바지 가슴받이와 어깨끈이 달린 바지.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옷 위에 덧입은 옷. 리바이스에서 청색 데님지로 만든 농부들의 작업복에서 유래. 나잇살이 붙어서 못 입게 된 맬빵 바지 핀탁이 들어간 가슴받이만 잘라서 가방을 만들기로 앞판 가슴받이와 등판을 자라 꿰매고 안감 손바느질. 어깨끈을 그대로 이용해서 숄더 백으로 끈을 묶어 주머니처럼 들기도 훼더 스티치와 스트레이트 스티치로 수놓은 단풍잎브로치도 달아 주고

반짇고리 2023.11.24

1188회 넥타이 코사지

초등 학교 단짝 혜정이가 김교수 넥타이와 단추를 모아 왔다. 착용하지 않은 새것이라 버리기 아까워 리폼하라고 가져 온 것들이다. 1 넥타이 뒷면의 브랜드 텍과 루프( 타이 좁은 부분을 가지런히 통과 시키는 고리)를 떼어낸다. 2 타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꿰매 놓은 바텍도 잘라 대검(넓은 부분) 쪽 안감은 두고 속지를 빼낸다. 3 소검(넥타이의 가는 부분) 쪽에서 3/1 가량 잘라낸다. 4 대검 쪽에서 11센티 부분 남기고 남은 부분에서 9센치 되게 접어 실로 꿰매 주름을 잡아 기본 고리를 만든다. 5 좌우로 두 개씩 고리를 만들며 주름잡아 모양 잡아 꿰맨다. 6 소검쪽은 12센티 정도 남겨 둔다. 7 넥타이와 어울리는 단추를 달고 뒷면에 브로치 핀을 달아 완성 넥타이 코사지 뒷면에 브루치 핀을 글루건으로 ..

반짇고리 2023.09.14

1180회 더위를 이기는 바느질

찜통 더위를 견디는 게 쉽지 않다. 바깥보다 집안이 나아 머리 쓰지 않고 손 쓰는 바느질에 몰두했다. 자투리 린넨 천이 민소매 블라우스 만들 크기라 본도 뜨지 않고 눈대중으로 직선 재단을 했다. 네크라인과 암홀은 천이 모자라 말아접어 수를 놓기로 조금 긴 듯한 기장은 고무줄을 넣어 벌룬 형태로 만들었다. 복 더위 미니멀 라인 안 입는 민소매 여름 원피스 허리를 싹뚝 잘랐다. 손바느질로 허리단을 만들고 넥라인에 있던 끈을 허리에 달아 여성스럽게. 린넨은 침구, 커튼, 쿠션, 자켓, 바지, 셔츠, 앞치마, 카페트 등 여러모로 사용되는 원단 아토피 등의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고, 피부에 가장 좋은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친환경 원단 모시 같이 성글게 짠 린넨으로 더위 타는 어머니 속옷을 만들었다. 엄니 이니셜..

반짇고리 202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