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농부일기 94

1219회 2024, 4월 판대리

4월 7일 표고버섯 종균 심을 참나무 70개 구입(농업 법인을 만들었다. 동생은 밤나무로 임업 경영체 자격을 얻었고,나는 우리 산과 붙은 임야 100평을 빌려 표고버섯과 산채 재배로  임업경영체 자격을 얻기로 했다) 요섭씨와 둘째 동생이 참나무 운반 작업을 도왔다.4월 10일 선거.귀찮다고 투표를 거부하시는 엄니 모시고 투표장으로 갔다.11일 참나무에 종균 넣을 구멍 뚫기 작업 구멍을 팔 천여개 뚫는데 생나무라  드릴 날이 들어가는게 쉽지 않아 큰 동생 손가락이 부었다.13일 토요일둘째 동생이 내려와 참나무 구멍뚫는 걸 도왔다.이날 둘째 동생이 서원주역에 가려고 4시 40분 경 주차장으로 갔다가 잔디밭에 불이 붙은 것 목격.뒤따라 온 큰 동생과 진화 .아마도 팬션 손님이 올라 와서 경치 구경하고 꽁초를 ..

농부일기 2024.05.04

1214회 2024 3월, 판대리

3월 1일 내가 비탈 정원에서 일하는 동안 어머니는   '이런 것들도 시절이 오는 걸 안다' 며 조팝나무 새순을 들여다보셨다. 차창에 성애가 서려  엄니에게 이게 뭐냐 물었더니"서리꽃" 3월 8일간호학원 수강생 중에는 먹는 것에 진심인 이들이 있어.부침, 비빕밥 등을 해먹는다.쉬는 시간 마다 사탕, 아이스크림, 떡, 빵, 고구마, 계란, 엿 등 다양한 간식을 먹는다.먹고 죽은 귀신은 떼깔도 좋다더니 날마다 살 쪘다고 푸념 . 점심 대신 따끈하고 바삭한 감자전을 얻어먹었다.콩기름 들이부어 부친 감자전  한 장을 먹고 배가 아파 화장실 출입을 세 번이나 했다.집에서 올리브유로 감자전을 부처 먹을 땐 괜찮았으니  콩기름이 해롭다는 걸  입증한 셈.3월 9일 엄니 치과 ..

농부일기 2024.04.03

1211회 2024 2월 판대리< 봄이 오나 봄>

2월 1일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가 없을 거라더니 눈이 잦았다.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먼저 꽃을 피운 영춘화.중국에서는 매화 수선화  산다화와 함께 설중 사우로 불린다.  서양에서는 겨울 자스민으로 불린다.   개나리와 비슷해서 혼동을 하지만  개나리는 꽃 잎이 4장. 영춘화는 6장.개나리는 줄기가 곧추 서지만 영춘화는 아래로 뻗고 가지가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려 위로 자란다.석축을 덮어  영춘화  노랑 폭포를 만들 생각.2월 2일아래녁에서 잘 자라는  목 백일홍을 심어 넣고  동해 입을까 노심초사 부직포로 만든 옷을 입혔다. 2월 3일아이들이 내려 와서  할머니가 잘 드시는  황후 수제 갈비를 대접했다.  아름이가  잘 구운 고기를 잘게 잘라 드..

농부일기 2024.02.27

1207회 24년 1월 판대리

삶의 이정표 '무엇'을 찾았으나 '어떻게' 이뤄야 할지는 아직도 오리무중. 1월 1일 올해가 용띠라니 그 기운 받아 액운을 쓸어내고 24년 첫 날 맞이 1월 2일 양동면 쌍학리 / 택풍당 발이 깨지게 시렵다는 엄니 모시고 양동문화센터 목욕탕 다녀오는 길에 쌍학리 입구의 이정표를 따라나섰다. 이식(李植, 1584~1647)은 조선 중기 한문4대가 중 한 사람. 허균, 이안눌, 정철 문하생.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이 있었고 인조반정, 이괄의 난 등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 1610년(광해군 2) 별시문과에 급제. 1613년 세자에게 경사(經史)와 도의(道義)를 가르친 설서(說書)를 거쳐 벼슬에 올랐으나 , 선오당 이시 (李蒔)의 시조에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시 1569년(선조 2) -1636..

농부일기 2024.01.29

1202회 23년 12월

3일 왕보리수 나무가 배게 자라서 가운데 나무를 옮겨 심는 사이. 엄니가 나뭇가지를 깍아 모종삽 지루를 만들어 주셨다. 우리 식구는 버려지고 망가진 물건들을 재활용해서 쓰는데 도가 텃다. 나는 물건은 살 때 신중하게 구매한다. 쉽게 망가져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 주방 살림은 이십년 넘어 쓰고도 대를 물려도 될 빈티지들이 많다. 4일 장지동 노인정 김종순 할머니 인터뷰 하러갔다가 헛탕. 인터뷰 약속도 잊고 화투에 빠져 아랑곳 없다. 두 패로 나뉜 맴버들은 날마다 화투 삼매경으로 농한기를 보낸다. 적성에 맞는 취미생활을 하면 오죽 좋을까. "그거 하면 돈이 생기나?" 내가 돈 벌려고 인터뷰하는 줄 아는 할머니들. 그저 웃지요. 8일 양동 문화센터 5월 개관 . 입욕료 2천원, 1층 목욕탕 2층 탁구장 스포..

농부일기 2023.12.29

1194회 23년 10월 판대리

5일, 동생하고 시동생 집에 가면서 어머니를 판대리에 계시게 했다. 혼자 계시던 어머니는 우리를 기다리다 못해 우산 받고 원대교까지 내려 오셨다 . 길이 엇갈렸더라면 어머니 찾느라 판대리에서 헤맬 뻔 . 6일 재옥씨가 6년 키운 핑크 인동초를 캐왔다. 재옥씨는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라 정원에 있는 꽃나무를 옮기게 된 것. 비탕정원 오르는 돌층계 옆 개비온에 인동초 동굴을 올렸다. 붉은 인동 옆에 핑크 인동 모아심기 포크레인 기사가 만든 돌계단이 가팔라서 마음에 안들었다. 여인네들이 오르내리가 무섭다해서 철책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인공적인 것 보다 향기 짙은 쥐똥나무 울타리를 심는게 예쁠 것 같았다. 쥐똥나무 두그루 옮겨 심고 바윗돌 두 덩이도 올려 놓았다. 동생이 힘쓴 덕에 돌계단 울타리 공사가 마무리 ..

농부일기 2023.11.05

1189회 23년 9월 판대리

1일. 입추가 지났어도 낮에는 불볕이다. 눈길 가는데 마다 풀인데 어디서부터 손 봐야할지 기가 찬다. 정원이 넓으니 구역별로 돌아가며 풀을 뽑는데, 한 바탕 뽑고 돌아오면 다시 도돌이. 쭈그려 앉아 풀을 뽑다 생각해 낸 것이 풀과의 전쟁을 견딜 무기는 지피 식물 맥문동. 가을에 씨앗 받는대로 직파하면 100%로 발아하니 풀밭은 맥문동으로 매꿀 생각. 9월 5일 개회나무 이식 이른 아침에 집 근처 개회나무 농원에서 분 작업 하는 걸 보았다. 이날 현장에서 해움조경 대표를 .만났다. 첫인상이 법없이도 살 사람같아 거래를 트면 좋을 것 같았다. 동생을 현장으로 데려갔더니 외목대 보다 다간형이 좋겠다는데 내게 추천 했던 외목대 분을 뜨고 있었다. 동생이 가까이 있는 작은 나무를 덤으로 달라고 조르자 오만원만 더..

농부일기 2023.10.02

1186회 23년 8월 판대리

6일 폭염을 골바람으로 견디다 울렁다리 아래 강으로 내려왔다. 둘째 동생은 낚시대 드리우고 시름을 흫려 보냈다. 8일 구절초 언덕에 아카시, 밤나무, 싸리 나무 잡목 잘라내고 거름주기 10일 닭장 청소하고 나온 닭똥과 개똥 모아. 가동 언덕 맷돌호박, 단호박, 애플 수박 모종 심은 곳에 묻어주기 복수박, 애플 수박, 멜론 수박을 세 곳에 심었다. 그중 닭장 근처 축대 위로 졸로리 심은 것은 크기도 전에 닭들이 쪼아 먹는다. 어머니는 수박이 몇개 열렸는지 세는 재미로 지내시는데. 내년에는 휀스에 졸로리 올릴 생각. 애플수박과 멜론 수박은 땀흘려 일한 여름 보약 . 12일 봄에 엄니가 붓꽃을 캐다 여기저기 심어 놓았다. 모아심기 해야 예쁘다해도 소용 없다.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이 어질러 놓은 집안 같아서 초..

농부일기 2023.08.31

1181회 23년 판대리 7월

7월 2일, 세째 남동생 손자 돌잔치 먹고 자고 놀고 ...... 이렇게 순한 아기는 첨 보았다. 낮가림도 없고 아무한테나 안겨 웃는다. 그야말로 아기 천사. 어머니의 첫 증손자. 증손자 보기 전에는 아버지 곁으로 가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더니 원을 푸셨다. 이날 요양병원에 계시는 외삼촌 병문안. 93세 어머니가 77세 남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누나들 앞세우고 니가 먼저 가려고 하냐" 며 우셨다. 장례식장에 오신 것처럼 목놓아 우셨다. 6.25 전쟁 중에도 대가 끊길세라 외할머니께서 품에 안고 지켜낸 막내아들이었다. 장마철에도 식물집사들은 공치는 날이 없다. 우후죽순 자라는 풀과 전쟁을 치르고, 씨가 날아가 엉뚱한 곳에서 자라는 놈들 무리 곁에 옮겨 심아야 하고, 식물 생태에 맞는 장소로 이식 작..

농부일기 2023.07.28

1177회 23년 6월 판대리

6,2 설안동 집 울타리 매실 따기 전지 안한 매실나무 때문에 상록수들이 죽을 정도. 동생이 자른 나무가지에서 매실을 땄다. 굵은 매실을 골라 장아찌를 담갔다. 매실은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에게 좋은 식재료. 과육에 열 십자로 칼집을 내고 소금물에 절인 다음 절굿공이로 두두려 씨를 떼어내는 작업이 번거로워 많이 담지 못했다. 6.3 서명주 시누님 팔순 삼성동에 있는 은아 주아 자매가 마련한 자리. 허리 수술후 보행이 나아진 형님은 주일마다 영락교회에서 친정식구들을 만나게 되셨다. 시동생 딸 선정이가 미국 버클리 집에 돌아가기 전이라 참석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예뻐해주는 분위기에 놀란 헨리. 종욱이는 한동안 보지 못할 조카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안고 어르고 수유하고 재우고 . 조카 사위 짐과 대화..

농부일기 202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