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돌이 데리고 산책하다 들른 외딴 집. 정신없이 어질러진 여느 시골집과 다르게 살림이 단촐하고 깔끔해서 구석구석 살펴 보았다. 집 주변만 돌아봐도 주인이 바지런하고 정리 정돈 잘하는데다 알뜰하고 근면 성실한 사람인 걸 알 수있겠다. 제자리에 정리해 놓은 농기구, 쓰고 남은 지주대도 얌전히 묶어 놓았다. 비료 봉지도 뽑은 풀을 담아 알뜰하게 재사용 했다. 호박덩이 올릴 둔덕에 얌전히 덮은 부직포, 넝쿨 올릴 지주대 곁에 줄세워 놓은 패트병에 담긴 액비. 나무마다 벌레 쫒는 천연 살충제를 매달았다. 그늘막 안에는 버섯 종균을 꽂은 참나무도 있다 풀 잡은 깔끔한 밭고랑을 보자 마디 굵고 굽은 손가락이 떠올라 마음이 짠했다 모종판에 들깨씨 묻느라 집중한 할머니는 귀가 어두워 내가 지켜 보는 것도 모른다.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