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향기 스타일 65

1218회 호박목걸이

앨버트(미국)는 광산개발자 아버지 사업을 도우며  무역업을 하던 중 외신기자 UPI통신사 특파원)로 활동했다.( 아버지가 경복궁에 전기 개설을 하면서 광산 개발권을 따냈다고)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수탈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조선의 독립운동을 취재해서 서방에 알렸다. 배우 출신 메리(영국)가 행촌동  권율장군 집터 은행나무에 반해 그 옆에 터를 잡았고 ,  'DILKUSHA 1923'을 초석에 새겼다고 한다.    신문에 실린 메리의 결혼 기사  앨버트가  광산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일본에 머무는 동안 , 메리는 일본에서 순회공연 중이었다.남동생이 전사했다는 소식에  상심한 메리를 친구가  파티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앨버트를 만났다.앨버트는  인도로 순회 공연을 떠나는 메리에게  호박목걸이를 선물하며 찾..

향기 스타일 2024.04.26

1193회 블레이저 자켓으로 만든 베스트

1962년 서울로 이사오자마자 아버지는 동아 (신세계)백회점에 데려가 옷을 사입혔다. 백화점에 들어선 순간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휘황찬란으로는 표현 할 수없는 복잡 미묘한 놀람과 떨림이었다. 남동생들 옷은 밤색 골덴 셔츠와 진 밤색 바지로 통일하고, 내게 같은 셔츠에 벽돌색 점퍼 스커트를 입혔다.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옷을 입혀주신 아버지는 패션 센스가 있으셨다. 1960년 대는 양복점에서 맞춤옷을 입던 시대였고, 대부분 남성복은 검정 밤색 감색 회색의 솔리드 수트였다. 아버지는 군살 없는 체형에 키가 큰편이라 체크 무늬 수트를 잘 소화 하셨 다. 아버지가 교복 처럼 즐겨입던 수트 소매 끝이 낡아 입을 수 없게 되자, 이십대 초반부터 손뜨게 옷을 만들어 입던 가락으로 낡은 양복 저고리로 베스트를 만들..

향기 스타일 2023.10.23

1183회 쓸모 있는 돌멩이

냄비 받침에 탄 자국이 생겼다. 작은 자갈을 주어다 글루건으로 붙이고 (백 세멘트를 물에 개어 바른 다음 돌멩이를 얹는 게 일반 적인 방법) 백 세멘트를 발라 말린 다음 물티슈로 말끔이 씼어 내면 완성 미송으로 만든 평상을 얻었다. .도토리색 오일 페인트가 있어 바르기 시작. 통나무에 오일 페인팅 허고 자갈 얹은 다음, 백 세맨트로 굳혀 만든 의자 통나무가 생길 때마다 하나 둘 만들 생각. 코바늘 뜨기로 주머니를 짜고 돌맹이를 넣어 오무린 작업 굴러다니던 돌멩이도 옷을 입히면 인물이 훤해지고 쓸모가 생긴다.

향기 스타일 2023.08.11

1155 회 리즈 시절

아무개가 앨범을 만들어 주겠다고 리즈 시절 사진을 모아 달라했다. 리즈시절은 '황금기' ' 전성기' 또는 '왕년'을 뜻하는 젊은 애들 유행어. 2006 세브란스 중환자실 면회 아이러니하게 나의 리즈시절은 사별후 56세부터다. 병원출입 모르던 동갑내기 남편의 죽음은 내 인생의 쓰나미 같은 충격이었다. 남에게 일어나는 불행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사건이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 같아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던 삶이 나를 위한 충만한 삶으로 전환된 시기였다. 쉰 다섯의 나는 연극 대사처럼 '매일 눈 뜨면 어디가 아픈 건지 슬픈건지 내 몸은 젖은 모래로 꽉 찬 것 같았다.' 2007. 3 상해 이가을 선생님이 상해로 불러들여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향기 스타일 2023.01.23

1149회 수공예 장신구

패션의 경향이 클래식, 에스닉, 캐주얼로 장신구는 보석에서 목재, 유리구슬, 금속 등으로 유행이 바뀌었다. 나이들면서 보석 장신구 보다 수공예가 더 멋스럽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로프 네클리스(rope necklace) 가슴부분이나 웨이스트 그 이상의 길이로 된 네클리스 -자투리 털실로 자투리 시간 활용해 만든 여성스런 네클리스. 초커(choker) '숨막히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목에 꼭 맞게 감긴 짧은 목걸이. 빌로드 끈으로 만든 리본 목걸이 . 선글라스 걸이로도 쓰인다 솜 넣어 도톰한 꽃 한송이 목걸이 리본과 조화로 만든 해어밴드와 솜을 넣어 입체감 살린 헝겊 목걸이. 버몬트 외딴 집 문을 두드리고 타샤 튜더 집을 물었을 때 , 여주인은 베리 베리 베리 프라이빗! 어쩌고 하면서 목걸이 예쁘다는 ..

향기 스타일 2022.12.09

1130회 아름다운 매혹

모 패션학과 학생들의 인터뷰 질문 중에 "언제 행복을 느낍니까?" 라는 항목이 있었다. - 2021년 8월에 찍은 한복프로젝트 인터뷰 사진을 최근에 받았다. 사진을 보니 알겠다. 내 몸을 얼마나 혹사 시켰는지를. 생애 가장 혹독한 노동으로 힘겨웠으나 하나하나 이뤄가는 성취감으로 행복했다. 생각해 볼 것도 없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알고 있으니까. 동화 쓰고 바느질 하고 버려지는 것들로 무언가 만드느라 골몰할 때 꽃 돌보느라 흙일 할 때 ........................ 아름다움을 만드는 과정의 무념무상 내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

향기 스타일 2022.07.23

1126회 드레스 코드

모 대학 패션학과 2학년생들이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 했다. ........... 충무아트 홀에서 인형전 하실 때 뵌 적이 있습니다. 연극배우 박정자 선생님과 사진을 찍으셨는데 드레스 입은 모습이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으셨어요. 그 때부터 선생님 관련 검색을 시작 했고 선생님이 손수 옷을 만들어 입는 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수공예도 잘 하신다는 걸 알고 부러웠어요. 유명인 패션 특집을 하는데 스타일리쉬한 문학인에 선생님을 선정했어요. 직접 만나 뵙고 싶은 데 비대면 시대라 아쉽지만 이메일로 대신합니다. 친구들과 뽑은 20가지 설문 입니다. ............................. 내가 소장한 드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문항이 있었다. 드레스는 여자들의 로망이다. 그 로망은 대부분 웨딩..

향기 스타일 2022.06.26

1123회 그래니 시크

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른 노인이 메모지를 들고 노선도를 흘끔 거렸다. "어디 가셔요?" "출렁다리 가려면 정류장에 내려 택시 타야 하나요?" 그 분은 부산에서 올라와 청와대 관람 하고 원주- 강릉- 속초- 울진 -포항 둘러보고 귀가 하신다 했다. 올해 83세. 부인과 함께 유람 중. 울렁다리서 내려오면 택시 타고 만종역으로 가시라 했다. , 기사님께 소금산 벨리 정문 앞에 내려 드리라 부탁하고 엄지척을 해드렸다. 이때 눈에 뜨인 또 한 분. 척 봐도 자기관리 잘 하는 분이다. 보기 드물게 패션감각도 있으시다. 요즘엔 할아버지도 아저씨라 호칭하는 게 예의가 되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멋쟁이 할머니들 이바구. 어드밴스드 스타일 / 윌북 아리 세트 코헨 / 포토그래퍼 겸 블로거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향기 스타일 2022.06.05

1078회 꽃무늬 예찬

8월 어느 날, 아름이 폰에 떠오른 7년 전 사진. 남프랑스 라벤더 꽃밭에서 입으려고 꽃무늬 쉬폰으로 캉캉 치마와 벨트를 만들었다. 라벤더 꽃밭에서 벨리를 추고 싶어 만든 캉캉치마는 라벤더가 져서 윈저성 갈 때 입었다.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다던 아름이가 이 거리 끝자락에서 일식당을 찾아냈다. 식당 앞에서 오픈 시간을 기다리는데, 지나가던 영국 할머니가 꽃무늬 랩스커트에 홀랑 마음을 빼앗겨서는 스커트를 구경하고 엄지를 추켜 세웠다. 도시 곳곳에 식물원과 정원이 있을 정도로 꽃을 사랑하는 영국인. 영국인들의 가정교육이 가드닝으로 시작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어려서부터 정원의 꽃을 심고 가꾸면서 자연친화적인 인간으로 자라게 된다. 영국인들의 인테리어를 엿보면 그들이 얼마나 꽃을 사랑하는지 알게 된다. 영국..

향기 스타일 202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