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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477회 싹뚝 자르다

멀리 가는 향기 2013. 11. 13. 08:11

 

 

 

사진 보고 놀랐다. 옆가리마 탄 자리가 원형탈모처럼 휑해서.

결혼식 준비는 아이들이 다 알아서 하고,  예단이니 이바지니 형식적인 절차 일체 생략하고 식도 조촐하게 올렸는데 신경이 쓰였나 보다.

 

 

 

궁합도 보지 않고 잡은 날짜가 길일이라 신부메이크업 예약 손님이 사십여명이나 되었단다.

며느리가 따로 예약을 해준  미용실도 다르지 않아 하필 내 미용 담당은  출장나온 이가 맡았다.

나는 평소 피부톤을 투명하고 가볍게  파운데이션을 하는데 탁한 색상을 바른데다

볼연지 색상이 맞지 않아 리터치 하다보니  '떡칠'을 한 꼴이 되었다.

헤어도 정수리를 살린 쪽머리를 원했는데 옆가리마에 훤하게 고속도로를 만들어놨다.

가리마 위치를  바꿔서  가려줬으면 좋으련만.

 

 

 

식장에 도착하자마자 남동생이 보고 헤어와 메이크업이 맘에 안든다고 고개를 저었다.

서두르느라 화장품 파우치를 안가져왔으니 수정 할 수도 없는 상황.

 

 

탈모가 심하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긴머리를 틀어 올리거나 묶으면  탈모를 부추기는 꼴이니 아깝지만 자르기로 했다.

 

 

 월요일에 동네 미용실 가서 싹뚝 잘랐다.

미용사가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헤어스타일 하나 바꾸는 것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몇날 며칠 궁리를 하다가  결정 못하는 사람을 보면  딱하다.

커트가 맘에 안 든다고 파마가 안 나왔다고 신경질 부리는 것도 우습다.

헤어 스타일이 맘에 안들면 모자 쓰면 되고 머리카락은 날마다 자라니 끌탕 할 일도 아니다.

 별것 아닌 일로 화내거나 시샘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내 몸을 병들게 하니까 그저 좋다 좋다하고 웃는 게 남는 장사다.

 

 

 

젊은 시절 보브스타일 단발을 즐겨했다. 간편하다는 이유로.

 

 

자른 머리는 소아암 환자 가발 만드는데 쓰라고 보냈다.

 

11월 9일 (토요일)  저희 아들  혼사에 귀한 발걸음 해주신 선후배 ,지인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귀댁의 애경사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잊지말고 알려 주셔요.

답례품으로 준비한 <향기스타일 달력>은 인쇄소 사정으로 늦어집니다.

완성 되는대로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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