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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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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529호 구르는 굼벵이

멀리 가는 향기 2014. 4. 26. 23:04

 4월26일 토요일 오전 10시  백화사 버스정류소 앞에서 은광지역 아동 센터 아이들을 만났다.

 

 장봉도 여행이후 두번 째 만남이다.

부모가 청각 장애인인 우진이는 아버지 병원 모시고 가느라 빠졌다.

 

 

백화사 입구 내시묘역 둘레길에서 북한산 초등학교를 반환점으로 효자동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호젓하고 아기자기하다. 

흰 등꽃 군락지를 발견했다.

흰 등꽃과 소나무가 대를 이어 연리지가 되는 <사랑나무>를 그림동화로  썼기에 더욱 반갑다.

 

 

 

 13살, 저 속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위험한 나이다. 세상과 어른들에 대한 불신만 키우지 말았으면.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꽃같은 아이들을 잃었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나라가 바로 서는 법인데 ..............

 

 

내시 묘역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내시가 무슨 말인지 아니?"

"궁에서 왕을 보필하는 사람인데 궁녀들을 못살게 굴면 왕이 머리가 아프니까 짤린사람들을 쓰는 거예요."

 

아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문헌상으로는 신라 흥덕왕 때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고려 시대 내시는 명문 가의 자제가  행정관료가 되어 왕을 보필했다.

고려 후기 원나라 풍습 (원나라는 죄인들을 거세해서 환관으로 ..." 을 받아들여 환관과 내시가 혼용되다가 ,

조선시대에  내시로 불리었다.

 

 왕의 최측근인 내시는 고급정보들을 알고있었기에  정치 이익 집단 사이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궁중의 공사와 왕실의 재산관리를 맡음으로 축재도 하였다.

내시들이 정치중독자가 되면 왕권이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여 내시의 결혼제도를 허락하기에 이른다.

그들이 정치권에서 멀어지고 처자식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든 것이다.

  내시들은 양자나 양녀를 들여 가계를 이어 나갔고  같은곳에 모여살았으며 죽어서도 같은 곳에 묻혔다.

 종2품  상선인 김처선은 5대에 걸쳐 임금을 보필했으며 연산군에게 충언을 하다 도륙을 당하기도 했다.

 

 

 

매미골 입구 냇가에서 천렵을 했다.

동현이가 발 벗고 들어가 피라미 송사리를 제법 큰 놈으로 잡았다.

 

말없는 사나이는 여전히 혼자 놀고.

 

 할아버지뻘 되는 어른은  고기를 몰고  손자 뻘 되는 아이는  족대로 막느라 일심동체 고기잡이 게임 중

 

 50+  윤종국 취재기자님은 동행 취재를 왔다가 몸사리지 않고 신나게 노셨다.

 

 고기 잡이가 시들해진  얘들끼리 껴안고 난리브루스

 

 노는 중간 중간 제비 새끼처럼 넙죽넙죽 받아 먹고

 

승민이는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피를 보았다.

장봉도에서도 혼자 독판 피를 보더니 오늘도 역시..........

 

 

동현이가 바베큐 할 때 구워 먹겠다고  종횡무진 애써 잡은 물고기들을 방생했다.

 

 

 아쿠아 신발 없어서 발바닥 아프다는 핑계로 업혀 오고 ,          젖은 옷 벗어서 짜라니까 고집부려서 양유미센터 선생님이 타월로 .......

 북한산 주말 농장  이명환 선생 밭에서 텃밭 체험 시킬  참이었는데 금상산도 식후경이라

 

원두막에서 고기부터 구웠다.

 

 둘레길 걷고 고기잡이까지 했으니 꿀맛이다. 어찌나 잘 먹는지.

 

 

<강에서 보낸 하루/미래아이>

  오래된 물방앗간이 있는 독일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라인하르트 미흘은, 강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림으로 재현했다. 

물 너울에 비친 울창한 숲의 모습이 담긴 강가의풍경은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 상을 받은 작품답게 무척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마을은 강이 있어 풍성해지고 강은 아이들이 있어 풍성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은 강에서 놀며 꿈과 상상력을 먹고 자란다.

 

 

 

책을 돌려 읽고 독일 시골 마을 아이들과 자신들의 물놀이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 했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을 보면 평소 독서습관을 알수있다.

동현이와 승민이는 책을 읽는 편이라 표현력이 좋은데  다른 아이들은 책과 담을 쌓았다.

오늘은 느낌을 살려  잘 읽은 동현이가  책 선물을 받았다.

 

 1학년부터 6학년이 되도록  지역아동센터에서  단짝이 된 아이들.

먼 훗날 마음 허전하고 쓸쓸할 떄에  그래도 세상은 각박하지만은 않았다는 위안이 되었으면.........

 

 처음 만났을 때 스킨쉽에 놀라던 동우가 제일 많이 웃었다. 다음엔 어디 갈꺼냐고 묻기도 했다.

동혁이는 여전히 묵묵부답 이었지만, 잡힌 손 빼지 않았고 어깨동무한 손 풀지 않았다.

 

봄날의 연초록은 눈이 부시다. 

인생의 황혼기를 걷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웃음은 연초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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