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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짇고리

833호 텅빈 가슴

멀리 가는 향기 2017. 8. 3. 12:28

 

생전 해 보지 않던 농사 일로 온 몸이 파김치가 된 남동생이 사우나를 가자고 했다.

 

 

 

 

자동차에 오르고 보니 신발이 짝짝이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동동 거리며 사는가............'

 

 

사우나 마치고 나오는데 비는 부슬부슬 ................ 하늘에 있는 사람이 생각 나 눈시울 적셨다.  

 스무살에 만나 쉰 다섯에 떠난 사람, 

남편과 나는 취향이 달랐다.  그랬어도 아내의 일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던 사람.

 

 

문득   안 선생이  퀼트로 만든 닭 한 쌍이 떠올랐다  .

 

 

선생이 아끼는 작품은  <텅 빈 가슴>이라는  암닭이다. 화려한 레이스로 온 몸을 장식한 닭의 가슴 부분이 비어 있다.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꾸민 사람도 다 가진 듯 보이지만 그 내면은 누구도 모르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평생 밥벌이의 노고를 모른 채 온실의 꽃으로 유복하게 살았 선생이 당신 마음을 표현 했다기에 적잖이 놀랐다.

 

남에게 보이려고 늘어놓는다는 말 대신 아내의 작품을 온 집안에 걸어주고 <스토리퀼트 대가>라 불러주는 남편이 있는데< 텅빈 가슴>이라니. 

그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 저마다 텅빈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은 얼마나 슬쓸하고 불쌍한가. 

"무기수로 살아간다," 던 가을 선생 말씀이 맞다.

  

 

해야할 일과 하고싶은 일이 많아  동분서주하는 나.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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