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자마자 인간 시계를 만들고
좌로 굴러 우로 굴러를 했다.
선생님은 바람신이 되어 쏴 - 하고 바람소리를 내면
우리는 낙엽이 되어 떼굴떼굴 떽떼굴 굴러야했다.
한바탕 구르고 나면 어질어질 핑 돌고 속이 울렁울렁 ..
어제밤 술을 마셨다는 학상은 거의 초죽음 상태로 뻗었다.
나는 점심 먹은 게 미식거려 옷핀으로 손가락을 따고 열심히 굴렀다.
선생님이 공주과라고 찍어 놓고 벌칙을 (제자리 뜀뛰기)주는 것 같아서리.
지난 시간에는 선생님이 나와서 발표하라고 시키는 걸 두번이나
뻰찌 놓아서 완존 찍ㅎ혔다!
동치미가 세미나 가서 이거 시키면 재밋겠다고 했다.
즉석에서 만든 종이 인형을 손가락에 끼고 즉흥극을 하라고 했다.
동치미랑 나는 명색이 동화작가인데
사람들이 알아보고 아는척을 해대니 더 뻘쭘할 밖에.
동치미는 도깨비 인형을 만들어 혼자 신나게 손가락 장난을 하느라 극본도 안짜고 놀고 먹었다.
나는 어찌 맹글다보니 한복 입은 아줌씨 인형이 되어서 팥쥐 엄마를 하고
다른이가 콩쥐를 했다.
극놀이 한 것을 선생님이 지켜보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다시 하라 하는데
우리 팀은 하도 어설퍼서 재연은 안 시켰다.
어제 동치미가 모자하고 목도리를 가져다 주었다.
자기가 암만 멋을 부리려 해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목도리로 만든 장미꽃.
오늘 아침 모자 정수리 부분을 구멍을 내고 챙을 뒤집어 올려 장미꽃을 달아 변신을 시켰다.
요래 요래 쓰고 가서 동치미를 약올려 줬다.
내일 마지막 수업인데 동치미는 오전반에서 듣겠단다.
(화가 김종도씨 꼬마 문하생들 전시회에 축사를 하러 간다고 이쁘게 하고 간댔다)
나 혼자 뻘쭘해서 우찌 하노. 참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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