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지각생 기다리는 동안 재밌는 게임을 하자더니
의자에 목욕수건 한장 올려 놓고 오더라
학생들이 돌아가며 차례로 수건을 이리저리 옮기고.
그 다음엔 신문지 들고 이렇게 벌섰다.
(오늘 오전반 수업한 거 퍼온 사진)
신문지들고 ㄱ자 만들라 하면 만들고
3층집 만들라면 만들고 창도 내고 굴뚝도 만들고
남이 든 신문지를 재빨리 뺏어들지 못한 사람 제자리 뜀 벌서고.
이케 하는 건 공연 중에 단원이 갑자기 사고치면
다른 사람이 객석 눈치 못채게 순발력 있게 받아쳐야 잖아.
그니까 이심전심 한 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 말인가벼
갑자기 학생 불러내서 눕게 하더니
구석에 있던 신문지로 덮어 버렸다.
글고 니 알아서 하래.
이건 비니루 놀이야.
커다란 비니루를 빙둘러 맞잡고 평평하게 한다음
선생님이 던져 놓은 유리 구슬을 굴리는 거야. 한 개 두 개 세개 .
그 위에 물 한바가지 뿌려 놓고 흔들고
퍼런 물감 뿌려놓고 섞어서 어기여차 뱃놀이 하고.
그 다음에 내가 비니루 아래 잡혀가서 누웠는데
<여인과 바다> 하래.
그래서 철썩이는 물감 밑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아이고 남사스러워라.
나중에는 비니루를 흔들어서 파도를 만들고 포말을 만들며 마구 소리치고 놀았다
신문지 한 장 가지고 자신의 마테리아를 표출하래.
저렇게 책상 위에 올라가서 신문지를 짝짝 찟기도 하고
신문으로 인형 만들어 인형극도 했는데
행위자가 무엇을 표출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혼나고.
뒤에 숨어 있다가 또 끌려나갔네.
못하겠다고 뻰찌 놓으려는데 나의 인형 이야기를 하래.
그래서 벌벌 떨면서 했거든.
행위자가 내면의 심리상태를 발산 했다고 선생님이 박수쳐주고
학생들은 코끝이 찡해져서 눈물났다고 하더라. 동치미가 봐야 하는 건데.
오늘 나는 이렇게 <표현의 확장>을 했다.
노트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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