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에 가려면 종로3가역에서 환승을 하게 된다.
갈아타는곳으로 들어서면 온통 할아버지 냄새
종종걸음 칠 정도로 역하다.
오늘은 무료 급식 시간인지 줄이 용르림을 했다.
역사를 구불구불 세 바퀴나 돌아 1번 출구 계단까지 발디딜 틈이 없다.
할아버지들은 죄다 여기 모여 계신 것 같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데
노후 대책을 못 세운 노년은 이리 무료하고 허탈하다.
길고 긴 하루 해를 주체 못해 지하철 역사에 나앉아 보낸다.
청춘은 짧다.
삼십대부터 노후를 어찌 보낼 것인지 준비해야 한다.
정년 이후에도 일 할 수있는 비장의 기술을 연마해둬야 한다.
앞에 가는 백구두 할아버지.
흰색 명주 누비 한복을 입고 흰 장갑을 끼고 흰 모자를 쓴 올 화이트 패션에
검정 손가방과 자주색 명아주대 단장을 거머쥐셨다.
위풍 당당 곧은 걸음걸이는 그분이 젊은 시절 시간을 낭비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 ,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종로 3가 역을 지날 때마다 반추하듯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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