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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동화, 강연

250호 메이크 어 위시

멀리 가는 향기 2012. 2. 3. 22:36

 

 

  백혈병을 앓던 일곱살 크리스는 경찰관이 되고 싶은 소원이 있었다.
1980년 미국 애리조나주 경찰국의 도움으로 명예 경찰관이 된 크리스는
경찰관 제복을 입고 선서를 한 뒤 경찰 헬기를 타고 범인을 잡는 체험을 하게 된다.
사흘 뒤 크리스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나라로 갔다.
"엄마, 나 이제 경찰관이 되었으니까 슬퍼 하지마. 내가 하늘나라에서 엄마를 지켜줄게"
라는 말을 남기고.
 크리스의 소원성취를 계기로< 메이크 어위시 국제 본부>가 1980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작년 서유럽기행 때  메이크 어워시의 도움으로 피터펜을 찾아나서는 아이의 여정에 우리의 여행코스를 집어 넣어 작품을 구상했다.

그런데 며칠 전 한국 메이크 어워시 재단 활동가에게거 도움요청   전화를 받았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성취 기관인 <한국 메이크 어 위시 재단>에서는

<만나고싶어요><가고싶어요><갖고싶어요><되고싶어요><하고싶어요>유형 별 소원성취를 도와주고 있다.

 

 

 2012.   2월3일

2009년부터  백혈병 투병을 해온 정효가

 

 

     

그림동화작가가 되고싶은 소원을 안고 나를 찾아왔다.

 

 

정효언니 정민이는 학교에서 겨울 방학 필독서로 <꿈꾸는 인형의집>을 읽고 왔다며

셜리인형이 어디 있느냐고  셜리부터 찾았다.

 

 

<꿈꾸는 인형의집>이 동화책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진짜로 있었다며 신기해 했다

 

                                      

 

정효는 돌하우스를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의  자유분방한 그림속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그동안 정효가 그린 그림과 글을 모아서 그림동화로 출판을 한단다.

 

 

정효에게 활동가 4명이 따라다닌다.

활동가 노준현 학생은 군에 다녀온  복학생이다.

중학교 때 <달님은 알지요>을 읽었다며  송화네 집을 보고 감회에 젖었다.

 

 

정효자매가 가지고 놀던 뚱이 인형을 내게 선물했다.

엄마랑 담궜다는 매실 효소도 가져오고

 

 

그 힘든 투병생활을 견뎌낸것이 대견하고 기특해서

안아주고 궁둥이 토닥토닥............

 

 

 자매가 가져온  책에 사인을 해주고.

 

올해 4학년이 된 정민이는

어린 정효가 투병 중일 때 이모집에서 지냈다.

정민이를 품에 안고 그동안 동생  돌봐주느라 고생 많았다고 다독였더니 눈물을 비쳤다.

 

 

집안에 환아가 생기면 집안 분위기가 우울해지고 그 형제 자매들 또한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나는 아픈 동생 때문에 집안일 도맡아 하며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여럿 보았다.

사실은 아픈 아이도 돌봐야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자면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

 

 

책에 사인도 받고 인형 선물도 받고

김경렬화가 작업실을 향해 고고 씽________

 

 

 

 

화가 김경렬에게 그림을 좋아하는 정효를 위해 도움말을 해주라고 부탁을 했다.

그의 작업실로 일개 소대원이 출동을 했다.

 

 

리얼 킴 의 작업대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세모녀.

정효 부모는 중학교 수학교사다.

예술 방면에 문외한 인 그녀는 궁금한 것도 묻고싶은 것도 많다.

 

 

정효의 그림을 본 리얼킴이 조언을 했다.

머리가 좋은 아이고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

학원에 보내지 말고 지금처럼 즐겨 그릴수 있도록 해라.

그대신 전시회에 데려가거나 명화들을 많이 보여줘라.

 

중고생들은 남이 입는 것을 안 입으면 큰일 나는줄 알지만

대학생이 되면 남이 안 입는것 입으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간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만의 것을 끄집어내야  자기 정체성을 가진 개성이 나온다.

 

외모만 보고 그사람을 정확히 판단 할 순 없지만.

누구든 아래 위 쓱 훑어보면  어떤 사람인지 판단이 된다.

입고 있는 옷의 색이건 형태건 통틀어 자기 얘기기 때문이다.

백명이 모이면 백 명의 이야기가 다 달라야 하는데, 다 똑같은 그림을 그린다. 

 

 3-4년  따라다니면 누구나 기능이 좋아진다 . 기능만 익히면 한계가 있다.

 잘 그리는것 보다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자기가 인식 못하는 디테일이 무의식 중에 나와줘야 편하다.

하고싶은대로 하게 내버려 둬라.

.여행과 책읽기를  통해 자기 영역을 넓혀야 한다.

 

  나는 시어머님 간병 중에 병실 콘크리트 벽 사이에 뿌리 내린 어린 버드나무를 보고 감동을 한 적이 있다.

                                       이 발걸음이 정효에게 큰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오랜만에 찾은 리얼킴의 작업실에서 그의 신작을 감상했다.

 '댄스베틀 '시리즈 끝내고 이번엔 '자전거 라이딩'인가 보다.

 

 

 

 

  사진처럼 세밀하게 그리는 것이 리얼리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사실주의일뿐이다.

  자기 생각을 디테일 하게 담아내는 것 이게 리얼리티다.

  체력이 좋아야 디테일을 살릴 수있다.

 

   그는 틈틈이 운동을 하고 작업실을 오갈 때 자전거를 이용한다.

   한 여름에  자전거로 통영까지 가는데 4일 걸렸단다. 자전거 일주로 10키로 감량했다고

 

 

 

그림은 올림픽처럼 1.2등을 가리는게 아니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

그러므로 남다른 새로운 맛, 자기 나름의 장점이 있어야 한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것이 문학과 예술이다.

 

한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구구절절 늘어 놓는 것은 장편소설,

 그것을 몇 줄로 요약한 것이 시,

 그러한 이야기를 점 하나로 표현하는 것이 그림이다.

 

 어제보다 오늘은 항상 달라야 한다.

  창의력 (디랙션)만 가지면 성공한다.

 즐거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넉놓고 고민하지 말고 일하면서 고민해야 산다.

어느 순간 기회가 와도 넉놓고 고민만 한 사람은 기회를 잡지 못하니까.

 

 리얼킴의 썰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그날 작업에 충실하면 잠이 잘 오는데 그렇지 못하면 잠이 안 올정도로

항상 경제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외국과 달리 그림을 향유하는 계층이 한정적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어찌 그림뿐이겠는가. 문학도 마찬가지.

 

                                      

 어려서 부터 아버지의 그림작업을 지켜 본 그의 외아들 꼬맹이는

 아버지처럼  그림에  한 평생을 바칠 자신이 없어 고고 미술사를 선택했단다.

 

 

우리네 생은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병마와 싸워야하고 인간관계를 견뎌내야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내야 한다.

희귀 난치병을 이겨낸 어린 투사를 만난 시간은 분명 내게도 재장전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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