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내 마음의시

389회 시집 나 하나 꽃 피어

멀리 가는 향기 2013. 1. 28. 18:24

 

 

 

 

인터넷 최다 검색 나 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 피어가 대통령 후보, 입법부 수장, CEO, 금융인, 지자체 수장, 각급단체장, 공무원, 회사원, 일반인,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인용하고 암송하는 시

 

변형된 제목 나 하나 꽃 피어로 더 많이 검색되는 시

사이트

검색명

네이버 블로그

다음블로그

네이버카페

다음카페

나 하나 꽃 피어

117,283

120,000

27,119

289,000

나 하나 꽃 되어

656,313

463,000

191,689

975,000

                                                                                                                                                     <2013. 1.26.> 현재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와 카페 검색 건수를 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 수치가 무려 적게는 115천 건에서 많게는 978천 건에 이르고 있다. 실로 대단한 노래()의 위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워낙 많은 네티즌들이 퍼 옮기다 보니나 하나 꽃 피어」의 제목의 변형(‘나 하나 꽃 되어’, ‘나 하나 꽃이 되어’, ‘나 하나 꽃이 피어),

본문의 변형(달라지겠느냐고달라지겠냐고, 말아라마라 등), 지은이의 이름이 조병화로 잘못 소개되고 있다.

이런 오류의 확산을 막고 바로잡기 위해 이번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시()이기에?

 

참 놀라운 일도 다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평범한 시 한 편이 온 세상을 달구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네티즌 꿈꾸는 바다님의 <나하나 꽃 피어> 감상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어도 정말 멋있는 시입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풀어쓰면 서너 줄 밖에 되지 않는 글임에도 이 속에는 세계의 변화에 대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의 변화는 제도나 사상의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변화에 있고, 그 변화를 추동하는 사람의 올곧은 마음 혹은 신념에 있음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거창한 담론으로 말하지 않고 꽃과 산이라는 친숙한 언어로 풀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꽃이 만발한 풀밭과 낙엽이 불타는 가을 산의 평화로운 그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점이 이 시를 멋있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학교 때 배운 우리의 시는 쪼개고 나누고 분석하는 것으로서의 시였습니다. 상징적, 희망적, 서정적, 서사적, 예찬적, 관조적이라는 비평용어를 배웠고, 4.4, 7.5조의 율격과 3음보, 4음보의 보격과 정형시냐 자유시냐 산문시냐 등의 형식과 기---결의 구조를 배웠습니다. '내 마음은 호수'에서는 은유법을, '보드레한 에메랄드'에서는 시적 허용을, '푸른 휘파람 소리'에서는 공감각적 심상을, '엄마야 누나야'에서는 수미상응의 기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것들이 다 소용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끼지 못하는 시 읽기는 괴로운 일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는 기쁘게 읽어야 하고, 시에 드러난 시인의 마음과 함께 해야 하고, 그래서 그 시가 즐거운 것이 되어야 제대로 된 시 읽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눈으로 머리로 시를 읽지 않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었고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시를 그림으로 그렸고, 굳이 하고 많은 말들 중에서 왜 시인은 이 단어를 사용했을까를 생각했고 그 마음에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시 읽기는 머리 싸매고 부딪혀야 하는 괴로운 작업이 아니었고 기쁘게 즐기는 시 읽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괴롭게 읽었던 시들도 아주 즐거운 시로 거듭났고, 또 새롭게 와 닿는 시들은 그것들대로 소중해졌습니다.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쁘게 읽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시 읽기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책 속에서

이번 조동화 시집 나 하나 꽃 피어에는 호흡이 긴 산문시 낙동강, 금관, 사랑등 절창이 적지 않지만 20편 가까운 단형시편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를 위해 기꺼이 종이 되는 일

 

그리고 또

사랑한다는 것은

 그를 위해 종이 되고서도

끝끝내 종이 된 줄을 모르는 그 일

                                        -<사랑한다는 것 전문>

 

 

 바라 볼 만 하거든

개울 하나 두고

 

손 흔들 만 하거든

강물 하나 두고

 

이도저도 안 되거든

바다 하나 두고

              -<별리別離> 전문

 

 

 

해가 서산마루에 걸렸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 미처 손도 못댔는데

고삐 잡혀 등 떠밀려 끌려왔을 뿐인데

벌써 해가 서산마루에 걸렸습니다.

                                      -<우음(偶吟)> 전문

 

 

날 흐려도

자귀나무 잎 열면

아침밥 때

 

비내려도

자귀나무 잎 오므리면

저녁밥 때

             _<고대적 시간 전문>

 

 

 

 

조동화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이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되었다.198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호우 문학상(2003), 유심작품상(2010)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첫시집 낙화암을 비롯하여 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 등이 있다.

그의 아내와 아들들은 시, 시조, 동시, 동화 등, 각 장르별로 무려 일곱 번이나 신춘문예에 당선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신춘문예에 당선한 실력파들이 식솔들이니 그는 늘 긴장하는 시인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시인의 블로그 http://jodonghwa.blog.me/130157152855

 

 

나의 문우이자 동갑친구 박숙희의 남편 조동화 선생.

그는 더 이상 버릴게 없을 때까지  갈고 닦은 시어 로 그림을 그린다.

그러기에 마음을 보듬는 정겨운 풍경을  자아낸다.

그의 시어들은 가만가만 입술을 달싹거리며 읽어야 제맛이 난다. 

너나없이 신산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따뜻한 온돌 같은 시집 한 권  태어났다.

 

 

 

 

 

 

'내 마음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1회 춘설  (0) 2013.02.06
해님은  (0) 2013.02.03
385회 민현숙을 보내고  (0) 2013.01.17
367호 연애편지  (0) 2012.12.05
335호 나이가 시를 쓴다  (0) 201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