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끝내고 운동을 하러 갔더니
회원들이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한마디씩 하는데
이구동성으로 명절을 없애야 한다고 .
"시댁에서 전 부치느라 죽을뻔 했다."는 여자 말에
수영회원인 비구니 스님이 한마디 했다.
"전 부치다 죽은 사람 본 적 없네. 그것도 힘들면 죽으면 되지."
우리 어머니 세대 할머니들이 들으면 기가 찰 일이다.
남자 후배가 친가에 가는데 길이 안 막힌다고 마누라가 툴툴거려서 드라이브하다가
시간 맞춰서(해마다 부엌일이 끝난 다음에) 도착했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죽일 놈이여요. 했다.
젊은 며느리도 힘들어서 꾀가 나는데 늙은 시어머니는 오죽 힘이 들겠는가.
장봐 나르고 그릇 챙기고 재료 준비하고 명절음식 장만하느라 진 빠지고
차례 지낸다음 서둘러 떠나는 자식들에게 바리 바리 싸주고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난 집에서 뒤설거지는 늙은 어머니 혼자 다 한다.
오후에 윤주 엄마랑 통화 하던 중에
"한 해 한해 해가 갈수록 몸이 힘듭디다. 연휴에 여동생들이 오겠다기에 밖에 있다고 거짓말 했어요.
이젠 손님이 무서워요." 그 집 사위는 본가에 가서 자고 딸은 친정에서 자고 각자 편한 곳에서 쉬다 내려갔노라 했다.
나도 연휴 내내 일만 했다. 아들내미가 전셋집으로 짐을 옮긴 탓에 대 청소를 했다.
이불 빨래를 하고 옷을 산더미처럼 내다 버렸다.
남자들은 철 따라 옷을 못 찾아입기에 유행 지낸 옷이 수두룩하다. 그러곤 자꾸 사들인다.
명절 쇠느라 피로가 누적 된데다 대청소까지 겹친 것이다.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아이고 내 팔자야 $#2&^ '부아가 터졌다.
'누구는 화장실 청소가 힘들어서 남자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게 한다던데....
화장실 청소 당번을 정하든지 해야지... ' 어쩌고 저쩌고 구시렁 거리다가 팔뚝이 쑤시고 아파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오늘은 손가락 마디까지 쑤셔서 마사지샵에 갔다.
해외 여행중에 받아보았지만 내 발로 찾아간건 처음이다.
아로마 향을 바르고 팔 마사지를 하는데 참을만하게 아팠다.
"뭉친 근육이 많아 아프실텐데 잘 참으시네요,. 남자 손님들은 엄살이 심해서 도중하차 하시는 분도 있어요,"
어깨 근육까지 푸는데 50분이 걸렸다.
글쓰는 일과 바느질과 살림살이로 내 손은 팔자가 기구하다.
진작에 올 것을 돈 아끼느라 못 온 것이 후회되었다.
손목터널 증후군 방아쇠 건 증후군이 생긴 다음엔 치료가 어렵단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기전에 미리미래 손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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