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토요일 오전 10시 공항철도 운정역.
인천 앞바다 장봉도 여행을 위해 ,<구르는 굼벵이 >회원들과 은광 지역아동센터 6학년아이들이 만났다.
(<구르는 굼벵이>회원들은 사전에 센터를 찾아가 격대( 할아버지와 손자) 여행에 대한 전반 상황을 조율했다)
체구도 왜소하고 입에 자물통 채운 이 아이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섬 여행은 날씨가 가장 큰 변수다. 다행히 바람은 잠잠했고 햇살이 포근해서 활동하기 좋았다.
2대의 콜벤에 나눠 타고 삼목 선착장으로 가서 장봉도행 배를 탔다.
"새들에게 새우깡 먹이주는 것은 좋지 않아.
사람들이 주는 먹잇감에 길들여지는것과 과자 속에 든 첨가물이 동물에게 해롭기 때문이야."
그래도 어쩌겠는가. 과자 던져 주는 놀이를 해보고 싶다는데.
"선생님 새우깡 좀 던져 주세요."
새우깡 채가는 괭이 갈매기 사진 찍느라 신났다.
오기전에 스마트폰은 사진 찍을 때만 사용하도록 다짐을 받았다.
선실에서 <이쁜 솔이 선생님>은 공부방 아이들의 신상정보를 내게 털어 놓았다.
양 부모가 청각 장애인이거나 어머니가 일본 인인 경우,엄격한 편부가정...... 가정사정도 가지가지.
인간은 태어난 환경과 훈육되어지는 과정에 따라 IQ,EQ,AQ 지수가 달라진다.
그중 가장 중요한것은 역경지수(AQ). 불우한 환경에 맞서 싸울 것인가 주저 앉을 것인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초년고생이 말년 고생보다 낫다
초년에 곤란과 시련에 단련되다보면 그것을 견뎌 이겨내고자하는 역경지수 또한 높아질 것이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크라이머처럼 성취감을 맛볼테니까.
우리가 할수있는일은 아이들에게 역경지수를 높일수있는 의지력을 심어주는 일.
불우한 역경에 처한 아이에게 단 한 명의 따뜻한 눈길이 있다면 아이는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40여분 만에 도착한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리
섬에 봉우리가 많다 하여 장봉도, 고려말 몽골의 군사를 피하기 위해 강화도 주민이 이주해오기 시작하면서 거주가 시작되었단다.
선착장에서 버스를 타고 장봉 4리에서 하차 가막머리로 가는 2.1키로 해변 트레킹 시작
"굴이다!"
굴캐는 재미에 어른이나 애나 난리법석
떠벌이 먹께비 우진 약방 감초 승민
입술에 자물통 동혁 먹깨비2 동현
"6-2 읽기 교과서에서 선생님 동화 공부할 때 친구들에게 작가 선생님하고 사진 찍었다고 자랑해."
스킨쉽을 싫어하는 사춘기 소년 <유니콘>동우는 저만치에..............
굴 캐는 동안 서먹함은 사라지고 친구가 되었다.
<구르는 굼벵이 >회원 5명에 센터 선생님 두분, 공부방 아이들 5명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2.1키로 가막머리 해변엔 파도와 바람이 만든 조각품이 즐비하다.
억겁의 세월을 두고 만든 자연 경관 앞에 백년도 채 못 사는 인간은 경외심을 품기 마련이다.
밀고 당기고............
사랑하는 연인들만 밀당을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미술대생인 지도교사 한규민 선생도 잠시 짬을 내어 스케치를 하고.
설레는 마음에 아침도 드는둥 마는둥 했으니 얼마나 배가 고플까.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 아래 점심 보따리를 풀었다.
요즘 <진짜 사나이 전투식량>이 인기란다. 이명환 선생이 전투 식량을 준비한다기에,
한창 먹새 좋은 아이들이 부족 하달까봐 유부초밥을 싸고 과일 꼬치를 준비해왔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지."
녀석에게 과일 꼬치를 주고 딸기를 받아 먹었다.
녀석은 밥 먹을 때도 외따로, 바위 틈을 기어다니며 고동 새끼를 잡을 때도 외따로 .
눈 속에 말 못할 아품이 담긴 것 같아 자꾸 마음이 쓰인다.
"물이 차서 손 시리지 않아?"
내가 묻는 말에 대답대신 종이컵을 내민다. 직접 손 담궈 보라고.
"과일 줄까?" 입 꾹.
이쁜 솔이 선생님도 녀석과 대화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가만 있을 때는 뭐든 입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갈매기 먹이로 산 새우깡을 양손 가득 담아 한 입에 털어넣고 와그작 와그작 먹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배에서 먹을 걸 입에 달았다. 한창 먹을 때이기도 하지만 마음에 허기가 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양친 부모님은 청각 장애인이라 부모님과 소통이 어려운 대신 또래 친구들과 선생님들 하곤 수다스러울 만큼 말이 많다.
정글 탐험도 아니고. 조그마한 굴 구워 먹는다고..............
놀러와서 책을 읽자니 아이들 말마따나 '어이상실'한 표정들이다.
일제에 빼앗긴 우리 동백이 어떻게 고향을 찾게 되었는지 알아 보자는 말로 아이들을 꼬셨다.
동현이가 첫 장을 읽었다.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술술 잘도 읽는다.
먹깨비는 떠듬 떠듬...
그림책을 돌아가며 읽자고 했을 때 <입술에 자물통>이 뒤로 빠질 줄 알았다.
그런데 자물통을 열었다.
나는 너무 대견해서 추임새를 넣어주었다.
<약방 감초>는 내 책을 읽었다고 했다. 책을 읽는걸 보면 안다. 평소에 책을 읽는지 담쌓았는지를.....
튀는 행동도 보이지 않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다.
<유니콘>처럼 뿔난 아이.
나는 관심의 표시로 팔짱을 끼거나 머리를 만져주는등 스킨쉽을 시도 했는데 깜짝깜짝 놀라며 몸을 빼곤 했다.
감정 살려 잘 읽은 아이에게 책을 상으로 주기로 했는데 <입술에 자물통>이 동정표를 받았다.
울산동백이 고향땅으로 돌아오는 꿈을 이루었다는 동화를 읽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었다.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골든벨 소녀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일기장 에 <나의 꿈>을 적어보는 숙제도 내줬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굽이도는 등산 코스
숨가쁘게 오르막을 올라 정상에 도달 했는가 하면 곤두박질 치듯 내리막을 내려 올 때도 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
정상에 올랐다 자만하지도 말고 내리막길에 섰다 비관할 일도 아니다.
오르고 내리는 동안 한 평생이 지나갈 뿐이다.
"숨 깊이 들이 마시고 깊이 내 밷고........."
심장이 안 좋아 힘이 들었지만 혼자가 아니어서 견딜 수 있었다. 굴 따다 넘어져 손바닥을 베이기도 했다.
연고를 챈겨오신 김남숙 선생님은 양호 교사 담당이 되셨다.
힘든 고비도 다 넘어 왔다.
소나무도 병충해에 시달리거나 역경에 처하면 종족 보존을 위해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
죽을 힘을 다해 자기 할 도리를 하는것이다. 하물며 사람은.......
방파제에 올라 앉아 수다 삼매경.
"자고 가면 안돼요?"
"생전 처음 굴 따 봤어요."
"갈매기 밥 주는 것도 재미 있었어요."
"작가 선생님, 우리 공부방에 놀러오세요"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서러워 말아라. 가난은 다만 불편할 뿐이다.
춥다고 모포를 덮어주는 선생님도, 함께 놀아준 할아버지들도 곁에 계시잖니.
행복은 누가 가져다 주는것 아니다.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지.
미국 심리학가 스키너는 50명의 실험 대상자를 무작위로 선발하여 A,B그룹으로 나누었다. A 그룹은 그들이 원하는 환경을 완벽하게만들어 주었다. 의식주 뿐만 아니라 여행을 원하면 즉시 떠날 수있고 보석을 원하면 가질 수있게 해주었다. B 그룹은 역경을 넘어야 하는 불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였고 행동까지 부자유스러웠다.
6개월이 지나고서 두집단의 마인드나 성장율 변화를 측정했다. A집단은 처음보다 5점이 떨어졌고 B집단은 8점이 상승하였다. 이 연구 결과르 토대로 인간은 완벽한 조건을 갖추면 오리혀 성장률은 퇴보하고 불리한 환경에서 더 발전 할 수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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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외모, 학식, 재산 ...... 가지가지 열등감을 그림자처럼 거느리고 산다.
열등감을 털어내는 방법은 자신이 즐겨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내가 즐겁고 아울러 남까지 즐겁게 할 수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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