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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동화, 강연

518호 책팔자

멀리 가는 향기 2014. 3. 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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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팔자가 있다.

순풍순풍 순탄하게 태어나 스테디셀러가 되고 베스트셀러로 목숨이 질긴 놈이 있는가 하면 ,

일러스트 때문에 ( 그림 작업 중에 잠수 타는 습성이 있는 화가와 작업을 하면 편집자는 간도 쓸개도 다 내려놔야 한다.) 우여곡절을 겪고 태어나서도  단명하거나,  뒤늦게 주목을 받고 빛을 보는 놈도 있다.

 

책마다 탄생 스토리도  다양하다.

작가가 나름대로 각 출판사 성향에 맞춰 원고를 주었는데도 거절 당하는 원고가 있다.

그런데 나중에 그 원고가 더 좋은  출판 환경에서 태어나고 크게 빛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A와 B 출판에 각각 원고를 주었는데 편집자가 컨셉을 바꿔보자거나  탐탁치 않아 하는 것을

A와 B 원고를 바꿔서 주었더니 양쪽  편집자들이  급호응을 보이고 만족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작품을 보는 눈이 저마다 달라서 그리 되는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단편동화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1998 중앙일보사 발행 -  개정판 오시오 자시오 가시오  렌덤 하우스 코리아 2006년

 

중앙일보사에서 단행본 출판을 시작하면서 첫 시리즈물로 기획한 <어린이 고전 마당 5권 시리즈>

집안 일으키고 나라살린 여장부들 이야기를 풀어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대학원생들이 구전설화집에서 발췌한 자료를 가지고 입말체로  옛이야기를 지었다.

몇 년 못가  중앙일보사가 단행본 사업을 법고 렌덤하우스 코리아로 명패를 바꾸면서 개정판을 냈다.

그 때 새롭게 몇 꼭지를 추가 했는데 <오시오 자시오 가시오>가 6학년 읽기 책 수록 되었다.

 

 

 

1999년 바오로 딸 출판사-                             2012년 푸른숲

 

바오로딸은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출판사다. 나는 카톨릭 신자도 아니어서 바오로딸 이라는 출판사 이름도 듣도 보도 못했었다.

신인시절, 홍아무개 수녀님이 내 작품을 읽었다며 단편집 제의를  하셨기에 2권의 단편집을 출간했다.

 종교 서적 코너에 꽂히고 성당의 작은 서점에서만 판매를 하니 영업실적이 좋을 리 없고  알려지지 못했다.  

 

그런데 꽁꽁 숨어있는 책을 교과서 집필진이 눈밝혀 읽었나 보다.

단편집속에 실린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가 3학년 읽기 책에 수록 된 것이다.

2012년에 푸른숲에서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2000년 파랑새

 

어느 시상식장에서 만난 편집자 아무거시 (이름이 기억 안나서)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원고를 건네주었는데 편집자가 회사를 그만 둔다고 했다.

나는  편집자를 믿고  당시 일면식도 없던 출판사에 원고를 준 것인데...해서  계약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만나게 된 정중모 사장님 ,

그가 "내 자식에게 읽히고 싶은 좋은 책만 만들겠다. 그러니 도와 달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좋은 책을 만드는 일에 매진했고 약속을 지켰다.

 내가 만난 출판사 사장님 중에 가장 스타일리쉬한 그는 최근 파주사옥에 "피노키오 박물관"을 열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김재홍이란 성실한 화인아트 작가를 만난 것도  좋은 인연이다.

 '쌀뱅이를 아시나요" 그림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가족사와 오버랩 되어서 가슴이 아렸다는 그는

작업실에서 7시 쯤 작업을 끝내면 집에서 자신의 아이들 공부를 돌봐준다고 했다. 

부지런한 그는 일에 대한 약속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서 더 좋아한다.

 

  5학년 읽기 책에 실린  <마음이 담긴 도자기>는 동남아 여행 중에 대만 중정 박물관에서 본 도자기에서 소재를 얻었다.

 

 

2003년 10월 

4학년 읽기책에 실린  <비둘기 구구> 

서대문 서울 역사박물관이 들어서기전 서울고등학교 시절,

 친정집에 다니러 갈 때면 학교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갈아 타곤 했었다.

버스정류장 가판대 할머니가 비둘기들에게 모이도 주고 발목이 다친 놈들은 치료를 해주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북에서 피난 나온 우리 시어머니의 북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판대 할머니의 비둘기 사랑에 빗대어서 그렸다.

 

 

 

 

2003년 11월 두산동아                                            20012년 작가정신

 

두산동아가 단행본 사업을 접으면서 스콜라로 인수가 되었다.

몇 년 째 관리 안된 상태여서 단편집을 옵니버스 형식의 장편으로 개작을 했고 제목도 <꽃님이>로 바꾸었다.

그런데 올 해 신학기 3의1학기 활동에 <무녀리네 엄마 개순이>가 실렸다.

 

<무녀리네 엄마 개순이>는 텔레비전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다가 소재를 얻었다.

이웃에 분양 보낸 새끼 강아지에게 뼈다귀를 물어다 주고 심지어 자기가 먹은 것을 토해 놓기도 하는 어미개의 모성이 내 눈물을 자아냈는데,  초등생들이 이 동화를 읽으며 모성애를 느끼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