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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605호 남몰래 흘리는 눈물

멀리 가는 향기 2014. 12. 29. 17:26

아들내외가 노트북을 생일 선물로 사왔었다.

월급쟁이는  그야말로 월부 인생인데 한동안 할부금 갚느라 쪼들릴 것이다.

남편 병원생활 시작하면서 산 노트북이 시시때때로 말썽을 부려서 살살 달래가며 부려먹었다.

그런데 최신형 노트북 사용법을 익히느라   버벅거리다 보니 느려터진 노트북 쓸 때처럼 답답하긴 매 한가지다.

 

 

 

엄마 생일이라고 외식하자는 아이들을 붙잡아 놓고  밥을 해 먹였다.

 안 봐도 비디오지. 바쁘다고 바깥음식 자주 먹을 아이들에게 엄마표  건강한 밥을 먹이고 싶었다.

 

나는 12월이 힘들다.

섣달에  생일까지 끼어 있어 심드렁한데 남편 기일까지 보태져 마음이 무거운 까닭이다.

노트북 붙들고 앉아 씨름을 한 탓인지 열 흘 넘게 요통으로 고생을 한다.

 

요통이 심해서 침대에 누워 <불휴의 명곡>을 보다.

바리톤 박영규가 부르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 에 감정이입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고 있어, 나를. 그녀가 나를.

알수있지. 나는

 

한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의 두근거림이 들리고

내 한숨이 잠시동안 그녀의 한숨과 섞이는 것이

 

오! 하느님 죽어도 좋습니다.

 이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죽어도 좋습니다. 사랑으로 죽을 수있다면

 

 

세상 뜨기 두 해전  남편은 세종문화 회관 무대에 합창단원으로 섰다.

2시간 반동안 <메시아>를 불렀는데 2시부터 리허설 들어가서 10시 반까지 꼬박 서 있다고 한다.

그 무대에 오르기 위해 오디션 보고 석달 동안 연습에 몰두했었다.

 

 

쉰 다섯 해를 살다간  그 사람  생애 중 가장 빛나던 날이었지 싶다.

나서기 싫어하고 말 수 적은  그가 무슨 맘 먹고 그런 용기를 냈는지 .........

기분 내키면 들려주던 그 사람 노래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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