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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일상 다반사

610호 병상일기

멀리 가는 향기 2015. 1. 18. 18:22

 1월 9일 시상식 다음날 부터 병원에서 준 진통제를 끊었다.

그동안 차도가 있는지 가늠해 볼 생각과  진통제가 위에 부담을 줄 것 같아서였다.

 

진료 예약 날 늦은 아침 식탁에 앉아있다가 현기증으로  졸도를 했다.

다행히 의자가 몸을 버텨주었고 방석이 머리를 받쳐 완충 역할을 했다.

뼈에 금이 갔는가 싶어 쓰러진 자세 그대로 식탁 밑에 누워 있었다. 다행이 극심한 진통은 없었다.

 

 전화 받고  달려온 며느리에게 머리를 감겨 달라하고  .

장보기를 마친  며느리가 야채죽  끓여 준 것 먹고  병원에 실어다 줄 남동생을 기다렸다

오후 예약 시간 맞춰 병원에 갔는데  

의사는 입원해서 며칠 경과를 보다가  MRI를 찍어 보자 했다.

 

 

혈관을 못 찾아서 링거 주사 바늘을 옮겨 꼽더니 그도 잘 못 꽂았는지  왼쪽 팔이 저리고 뻐근했다.

(혈관이 붓지 않으니 괜찮은거라 해서 계속  참고 있었다.)

잠이 안 와 씨름을 하는데 옆 방에서 할아버지가 밭은 기침을 해댔다.

"아 하세요"  간호사 소리에 카악 칵 ........... 썩션하느라 기계음이  한동안 어어지고,

다른 방 환자 신음소리, 간병인의 슬리퍼 끄는소리와 말소리........... 시계 초침소리는 왜 그리 크게 들리는지

꼬박 샜다.

 

다음날  보호자가 없어서 핫팩을 못 준다고.

아름이 올 때 기다리다가 기침이 시작 되었는데 골반뼈까지 찌르르  진통이 계속 되었다.

MRI공포증이 있어 참고 참다가  MRI 촬영 신청을 했다.

다행이 오픈된 신형 기계가 있어서 견딜만 했다. 그 30분이 어찌나 길던지.............

 

결박당하듯 누워 기계 속을 들락 거리며 촬영을 하는데 귀마개를 했어도 소리가 컸다.

 푸줏간에서 살코기를 슬라이스하는 소리가 계속 되다가

아스팔트를 내리찧어 깨부수는듯 한 소리가 이어지고.......

복식호흡을 하며 숫자를 새보지만  가슴이 벌렁거렸다.

 

MRI결과 척추에 이상이 없었다.

96년 수술한 자리도 잘 아물었고 무엇보다 척추가  바나나곡선을 유지하고,

  목디스크를 염려했던 경추도 C자 곡선이고  골반도 틀어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새에 기관지염을 앓은 흔적이 있을 뿐 그야말로 건강 이상 무였다.

척추 수술이후 18년동안 관리해온 결과였다.

 

인대와 근육에 과부화가 걸린 것으로 판명 되었으니

이제부터 무리 하지 않고 마라톤 경주하듯 꾸준히 운동하면 되는 거였다.

 

 

서울에 일 보러 오는  배유안 제안으로  북유럽 여행 멤버끼리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약속을 못 지키게 되어 병실로 찾아왔다.

.

 

배유안이 신간<쿠쉬나메>를 들고왔다.

한양대 박물관장  이화수 교수가 안내 이란 역사 문화 여행에 동행한  결과물인 셈이다.


이희수 교수는 이란 학자들과 함께 고대 페르시아의 영웅 이야기를 담은 구전 서사시쿠쉬나메의 영어 번역 작업에 매달렸으며,

쿠쉬나메에서 신라를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은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공주의 천년사랑으로 출간 했었다.

이로써 신라와  페르시아. 고대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 교류 등 고대사의 각종 연구에 단초가 되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작은 유리구슬, 유리화병에 숨어 있던  고대 신라 이야기는 배유안의 상상력의프리즘에 재탄생 된 것이다.

 1300여년 전 신라공주 프라랑과  몰락한 페르시아 왕국의 아비틴 왕자의 용감무쌍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병원 복도에서 서대문 형무소가 내려다보인다.

예전에 아버지가 중풍으로 입원해 계셨을 때 재활치료 순번을 기다리며

이 창가에서 형무소 건물을 무렴하게 내려다 보곤 했었다.

내게는 아버지와의 애틋한 추억의 장소인 셈이다.

 

전에 향기통신을 통해 소개한 딜큐샤의 주인 알버트테일러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을 당시 그의 아내와의 일화도 들려주었다.

이주영 선생에게 가는 길에  배유안에게 서대문 형무소 가이드를 해주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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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천적으로 약골로 태어나 병치레를 하면서 자랐기에.

그동안 공장에서 나온 음료와 간편식을 멀리하고 외식을 자제하며 바른 식생활을 해왔다.

 

인간이 평균수명까지
생존한다면 암에, 걸릴 확률은 26% 라고 한다.

발병원인은 잘못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이라 하지 않던가. 결국 병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은 암 뿐만 아니라 모든 병을 막아주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소식 습관과 운동은 비만을 예방하고, 신체의 호르몬 수치에 변화를 주고,

근력 증가, 체력 향상.면역강화에 정신건강 까지 보너스로 준다.

 

나이들면서 식욕 성욕 명예욕을 자제 못하면 망신살 뻗혀서 부끄운 인생을 못 면하게 된다고 한다.

단언컨데 무리 하지 않고 초지일관 건강관리를 하면 또다시 병원에 입원할 일은 없을 것이다.

병원비로 지출 할 돈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로서 내 정신 연령은 갈수록 젊어 질 것이고 엑티브한 시니어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꿈꾸어 온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 새로워지다가 운명을 다하면 되는 것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