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는 송강 정철이 배를 타고 원주에 있는 강원 감영으로 가는 길에,
섬강에 다다라서는 눈앞에 펼쳐진 경치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섬강 주변에 펼쳐진 풍경에 반해 훗날 관동별곡을 쓰면서 '평구역(남양주) 말을 갈아 흑슈(여수)로 도라드니
셤강(섬강)은 어듸메뇨? 티악(치악산)이 여긔로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섬강에 두꺼비 모양의 바위가 있어 두꺼비 ‘섬’자를 써 섬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섬강 물길 따라 경치가 아름다운 곳들이 많지만 푸른빛이 도는 바위들이 드러누운 강변을
섬강 1경으로 불렀단다.
사촌 동생이 섬강 1경 주변 4만여 평의 땅에 위락시설을 만들려고 개발 중이다.
중앙고속도로 북원주나들목에서 15분 거리에 오크밸리 ( 홀이 63개나 되는 큰 골프장)지나
월송 나들목 근처 4만여 평의 땅과 씨름을 하고 있다.
날마다 해도 해도 끝이 안 나는 일을 붙들고 30여년 세월을 보냈으니 <우공이산>이 다름아니다.
월말이면 호랑이가 아가리가를 벌리고 달려드는 것 같다고 하니 마음 고생이 얼마나 컷을까?
정육점과 캠핑장 영업을 시작으로
5월에 240평 규모의 한우 전문점을 오픈했다.
오크벨리 주변에선 제일 큰 규모인데다 1등급 암소만 취급한다.
식당 옆 건물은 카페, 아래층은 여성고객을 위한 마사지 샵이다.
엄니는 편식을 하시는데다 식성이 까다로워 음식점에 가면 김치 맛부터 트집을 잡으신다.
쇠고기는 안드시는 양반이 고기가 연해서 아무 말씀 안하시고 잘 잡수셨다.
남동생은 뭐든 맛있게 먹기에 품평은 하나 마나.
나도 싱겁게 먹는데다 고기맛을 모르니 보탬이 될 말을 못하겠다.
다만 첨가물이 들어간 식당 음식을 먹으면 혀가 갈라지는 것 처럼 갈증이나 고생을 하는데
다행히 그런 증세가 없었으니 안심해도 되겠다.
까탈스런 엄니가 맛있게 잡쉈으니 영업은 문제 없겠다.
사람들이 왜 횡성한우를 제일로 치는지 물었다.
충청 이남의 소들은 더위에 물을 많이 먹어서 강원도 소들보다 육즙 맛이 싱겁단다.
통계적으로 살이 찐 남자들은 마블링(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거세된 수소 고기를 선호하고
고기 맛을 아는 이들은 암소를 선호 한단다.
고기맛은 칼질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데 호주산 고기는 얇게 썰어서 질긴 맛을 카바하고
두툼하게 썬 한우 일 수록 고기 맛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란다.
그동안 세상풍파 겪으며 인격수양 했으니 앞으로 순풍에 돛 달았으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 횡성에 있는 풍수원 성당에 들렀다.
1900년 신부님과 신도들이 성금을 모아 중국인 인부들을 고용해서 1년 만에 지은 성당.
보고 또 보고...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절로 경외심이 든다
구석 구석 돌아 보는 발길이 조심스럽다.
고즈녁한 풍경만 바라 보아도 마음이 고요해진다.
이 곳으로 피정오는 이들은 속세의 번민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밤나무를 휘감아 오른 등나무를 보고 헉!
시공주니어에서 만들고 있는 그림책 <사랑나무>를 보는 듯 해서 뭉클했다.
1800년대 초 박해를 피해 경기도 용인의 40여 명의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정착한 곳이다.
80여 년간 성직자없이 신앙을 영위해오다가 1888년 본당을 설립하여 프랑스신부가 부임하였고,
한국인 신부가 중국인기술자의 도움으로 1909년 낙성한 성당이다.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자 한국인 신부가 처음 지은 성당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건재하고있다.
저 느티나무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리.
천주쟁이로 핍박 받다못해 깊은 산 중에 숨어 살던 조선 사람들의 고통을 .
풍전등화나 다름없던 조선의 힘없는 백성들이 배 고프고 헐벗으며 연명하던 비루한 삶을 .
옛날이나 현세나 살아가는 일은 끝없는 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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