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는 "테레비로 다 보여주는디 머드게 돈내고 보냐"셨지만
나는 엄니랑 단둘이 영화관 추억을 간직하고 싶었다.
<덕혜옹주> 역사왜곡 논란이 일었을 때,
허진호 감독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망명신'과 '연설신'을 픽션으로 추가했다"
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포로로 끌려가듯 일본유학을 가서 일본 왕실에서 맺어준 남자와 정략결혼을 한 식민지 조선의 옹주.
우울증을 앓던 딸 마저 실종되고 정신분열증에 시달리게 되다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그녀는 정치적인 이유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다가 낙선재에서 일생을 마쳤다.
영화 속 히로인과 달리 실제 덕혜옹주는 무기력한 사람이었다고 전해진다.
일본인 소 다케우키와의 강제 결혼전에 이미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니 자기 의지를 표현할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당시 영친왕이 망명을 시도한 사실도 없을 뿐러 영친왕은 가족을 동반하고 세계 유람에 나섰다고 한다.
영친왕 마저도 안락한 삶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투신할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의 안위만 챙긴 조선의 비굴한 마지막 왕족 이었다.
그당시 대한제국 사람들은 왕족이거나 평민이거나 치욕의 삶을 살았지만.
영화속의 가상의 캐릭터 독립군 '김장한'이 영친왕과 덕혜옹주의 망명을 돕는 장면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다.
그것이 넌픽션이었더라면 ,대한제국의 왕족들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더라면 ......... 하고 화면에 몰입할 밖에.
친일 연설에 동원 된 덕혜옹주가 군수공장 조선노동자들의 원망과 증오를 목격하고
자신의 역활을 깨닫게 되는 각성의 순간으로 설정한 것 이라는 시나리오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박해일은 독립군 김장한으로 빙의 된듯.
김장한이 실존 인물이었더라면 덕혜 옹주의 인생이 덜 가련했을 터인데 싶었다.
믿고보는 배우 박해일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울다.
이날 저녁 8시,
우리 윗층 카페 파니올로에서 <밤하늘 영상제>가 열렸다.
영상 기기들을 설치한 다음에 영신이 데리고 들꽃 꺽어다가 테이블에 놓을 꽃을 꽂았다.
마당에는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놀이터가 마련 되었다.
MC가 무대에 올라 인사를하고
초대가수 은정(어니언스 임창제 딸)이 간드러진 음색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젊은 영화학도의 단편영화가 화면에 뜨고
골약초등 3학년 1반 아이들이 만든 단편 영화가 비춰졌다.
(언젠가 이주영 선생이 초등생이 찍은 영화 이야기를 하기에 위정현 사장에게 영상을 부탁했다.)
계수나무 출판사의 그림책 <날마다 지각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세진이가 왜 날마다 지각하는지에 모두 주목했다.
세진이를 데리러간 짝꿍마저 지각을 하자 아이들이 학급회의 를 열고
학급 전원이 데릴러가지만 다함게 지각을 하자 선생님이 나서게 되는데.
세진이가 지각을 하게 된 이유를 안 어른들이 웃음을 터트렸지만,
그들에게 마음의 변화가 생길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그 무엇을 인정하게 되었으면........
다른 영상들을 보고 초대가수가 올라오고
흥에 겨운 동네가수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고
동네 가수들이 앞다퉈 무대에 오르고
김외과 원장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도 한 곡 뽑았다.
그러고도 흥이 남은 주당들은 카페에서 노래 배틀을 ................
비주류인 나도 붙들려서 자정을 넘겼다.
이렇게 또 한 여름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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