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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777회 일본 키죠 그림책 마을

멀리 가는 향기 2016. 9. 28. 14:36


'동화 세상'  키죠 그림책 마을 견학

2016년 9월 21일 (수) 일본 미야자키 공항에 도착한 일행.


일본의 남동부에 위치한 미야자키 현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작은 도시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226종의 아열대 식물이 자라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은 오랜 세월 침식에 의해 형성된 독특한 지형으로 ' 도깨비 빨래판'으로 불린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깎아지른  절벽에 세워진 우도 신궁이 있다.



인천 공항에서 1시간 15분 만에  미야자키 공항에 닿았다.

 전세 버스로 이시카와 지구에 있는 키죠 그림책 마을로 이동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한 시간 여 만에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있다는 것이  신기한 아이들.



그림책 마을은 미야자키 키조시에서 약 12㎞ 떨어져 있다는데 마을의 80%가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태풍여파로 흙탕물이 된 코마루강, 

 떠나기 전에 태풍이 일본을  강타 했고 경주 지진으로 여행을 앞둔  일행들 마음이 뒤숭숭했었다.



다행히 날씨가  개었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의 들녁이 푸근하게 반겨주었다.


키조 그림책마을에 도착했다. 

울창한 원시림에 둘러싸인 키조 그림책마을은 1만6000여 권의 그림책이 있는 테마마을이다.

그림책 마을 지도




키조 그림책마을은 1996년 4월에 문을 열었다. 

 낙후된 농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아이템이 그림책이었다.

구로키 이쿠토모 촌장은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세계 그림책 원화전’을 열자고 제안했고.

열흘 동안 1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으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숲속의 그림책관>을 중심으로 <숲속의 나무꾼 관><숲속의 작은 집><숲속의 그림 연극 오두막>등의 시설들이 완공 되었다.



 

코티지 형태의 통나무집.

  각 코티지 안에 다다미, 2층 침대, 화장실, 조리대, 세면대가 갖춰져 있다.


5개월된 젖먹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3살난 딸애를 데리고 온 강혜진 회원.

회원들과 함께 먹겠다고 오메기떡까지 가지고 오는 .....



 아이들은 금방 친해졌다.

큰 애들이  어린 동생들을 돌봐준 덕분에  엄마들도  여행을 맘 놓고 즐길 수 있었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그림책 때문. 
숲의 그림책관과 숲의 서점, 숲의 찻집, 숲의 공연장 그리고 숲의 오두막 등 시설을 갖추어, 가족이 함께 자연에 머물며 독서를 즐기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 곳에서는  그림책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작은 생물과 자연을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촌장인 쿠로키 아쿠모토 (판화가)씨.




그림책 마을에서는 평상시 활동 이외에도  원화전이나 강연회, 연극 콘서트 등을 개최하고 있다.

공연은 보름달이 뜬 밤이나 캄캄한 한밤중 또는  달맞이꽃이 피는 시간에 맞춘다고 한다.




마을의 특화된   워크숍  ‘혼자 떠나는 10살의 여행’.

10살 전후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영국이나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자연 속에서 자기표현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모임이다. 


그림책 마을 사람들에게 <동화세상>을 소개 하는 시간.


1988년 3월,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이 사숙을 열고 키운 제자들 모임이 올해 29기 회원을 맞이 했다.

선후배 동문들이 함께 열어가는 동화세상의 활약상을 자랑.



무엇보다 도서관의 앞 뒤로 탁 틔인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장소라면 무엇인들 못 할까?



만찬은 그림책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이었다.

그분들이 정성껏 차린 산해진미 (식당의 음식이 짜서 간에 기별도 안 간 사람들은 허리띠 풀러 놓고 ....)



우리측에서 전, 연잎 쌈밥, 잡채 등을 준비했는데

잡채 팀에서 '잡채송'을 불러 분위기를 회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간단한 자기 소개로 한일 교류 시간을 가진 뒤 즐거운 만찬시간을.


(그림책 마을에 머무는 동안  담백하고 건강한 음식을 맛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다음 날 새벽 여섯시부터 아침 식사 전까기 2시간 동안 그림책 마을 주변을 탐색했다.



<물의 스테이지>라 이름지은 생태 연못은  화폭이었다.

나는 이 연못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몇 가지 팁을 얻었다.



물의 스테이지에서 바라본 본관 건물



둘째 날 일정은  미야자키현 박물관- 점심 - 우도 신궁- 온천욕

미야자키현 박물관

마한 백제와 큐수라는 기획 전시는 10월에...





박물관은 고분군으로 둘러싸였다.

지방 도시의 박물관이 오죽하려고 ?  앝보았다가 큰 코 다쳤다.

전시 품목도 다양하지만 전시 방법도 수준급이었다.   



우도신궁 가는 길에 해변가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조수의 침식작용으로 '도께비 빨레판'이 만들어졌다고.



카톡방에 올라 온 이 사진 때문에 웃음이 터졌다.


이 사진 사연 아는 분만 아는...

그분이시군요

각자 갈 길 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국제 적인 선생님...


해변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남자분이 말을 걸었다.

뭐라는지 도통 알아듣지 못했는데 그분이 카메라를 들고 있기에 사진을 찍어달라는 줄 알고.

"포토 샷? "하고 물었더니

또 %$#@....모데루 라는 말만 겨우 알아들었다.

그래서 일본 신사분의 모델이 되었다는 이야기


우도신궁에서 내려다 본 태평양.




마지막날 아침 마을길을 산책했다.



일찌기 영국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 인들은 마을 가까이에 공동묘지를 만들었다.

죽음이 삶 가까이 있으면 함부로 살지 못할 것이다.



이십여년 전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 교문에 토막시체가 걸렸고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이 떠난 마을에  판화가인 야쿠토모씨가 그림책 마을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돌아 왔다.


초등학교는 숙박시설이 되었다.



그림책 마을의 운영방식은 마을의 보조를 4분의 1정도 받고 있으며

입장료와 콘서트, 강연회와 책 판매 수입 등으로 나머지 4분의 3을 자체에서 해결한다.




그림책 마을에서 2박 3일 .눈으로 본 것 만큼 가슴에 남는 것도 많았다.

나보다  먼저 길을 낸 사람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묵묵히 걷다보면 꿈길을 만나게 되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