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리무진을 타면 기사님이 가방을 실어 주고 공항에 도착하면 일하시는 분들이 내려준다.
공항리무진은 서울 시내만 운행한다.
원주에서 공항에 가려면 공항행 시외버스를 타야한다.
내 케리어는 28인치다. (여행지에서 수집품을 사야 하니 일부러 넉넉한 가방을 사용한다)
김포 도착해서 버스 트렁크 열줄 몰라 쩔쩔매고 안쪽에 있는 케리어 끄집어 내느라 낑낑 맸다.
기사가 버스에서 내리더니 "왜 이렇게 꾸물대요!" 소리쳤다.
다른 케리어들을 한 쪽으로 밀고 당기는데 손잡이가 버스 갈고리에 낑겨 버렸다.
나이든 여자가 고생을 하면 도와 주는 건 인지상정. 그런데 지켜 보고 서있다니.
이 상태면 당신이 나서야 하는 거아냐 하는 눈초리로 바라 봤다.
자기도 낑낑 대고 끄집어 내놓고 쌩하니 버스로 올라갔다. 나도 인사도 안하고 돌아섰다.
돌아올 때도 그 기사 차를 탔다. 작년 2월, 12월 김포를 이용 했기에 그도 나를 알아본 모양.
미리 중간 정류소인 문막에서 내린다고 말했는데, 내리고 보니 어딘지 분간이 안되었다.
어두운 거리를 한참 살펴 보고서 그가 일부러 정류소를 지나서 내려 줬다는 걸 알았다.
그 기사가 짐이 많은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할지 뻔했다.
강연을 다닐 때 시외고속을 이용하는데 기사들이 노인들을 함부로 대하는 걸 보면 부아가 난다.
아직도 '어글리 코리언'이 많다! 한국인들이 그리 친절한 편은 못 된다.
지위가 높은 사람앞에선 비굴하고 저보다 낮다고 생각하면 갑질을 한다.
해외 여행을 하다 보면 나라마다 국민성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남을 배려하는 영국파'와 '자유로운 자기 중심 프랑스파'가 있다.
남동생이 히드로 공항에서 차량 렌트를 해서 코츠월드로 향했다.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어 익숙하지 않은데다 ( 오른쪽 운전대인 일본차를 몰고다닌 적이 있어 걱정을 안했다)
라운드 어바웃 진입을 못해서 공항 주변만 뱅뱅 돌면서 운전 연습을 한 꼴이 되었다.
코츠월드를 여행하는 동안 우리 뒤로 늘어선 차량이 크락션 누르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좌측통행라는 나라에서 우측 통행 습관이 나와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한번은 T자 도로에서 직진 차량과 충돌할 뻔 했는데
어린 딸을 태운 상대 차량의 남자가 놀란 가슴 진정하고 나와 점잖게 말했다.
"내가 당신들을 치어 죽일 뻔 했다. 운 좋은 줄 알아라. ..............&^%$#."
우리 나라에서 그런 상황이면 욕은 물론이고 보복운전을 당했을지 모른다.
영국 사람들은 진짜 신사다. 길에도 온통 '기브 웨이' 표지가 있다.
기차표를 사면 조용한 칸을 선택 할거냐고 묻는다.
도서관 같은 칸을 이용했는데 아들이 종알거리자 애아빠가 여러번 주의 주는 걸 보았다.
차창 밖의 목장들은 비닐 조각 하나 없이 깨끗하다.
말이 안통하니 손잡고 미술관까지 데려다준 소녀, 기차노선을 알려주고 우리가 잘 탓는지 확인 하러온 남자,
버스번호 잘 못 알려줬다고 되돌아와서 기사에게 부탁하고 가던 청년...........
벨기에 브뤼셀기차역에는 가방을 맡기는 코인락 바로 옆에 승객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다.
유럽에서는 돈 내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벨기에 브뤼셀에 와서 무료 화장실을 보았다. 그들의 공중도덕 의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돈을 낼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은 노상 방뇨를 하는데 파리나 리옹의 도심은 지린내가 진동한다.
파리 도심에서는 아름다운 건물에 넉이 빠져 걷다보면 개똥을 밟는 일도 부지기 수다.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애 성향이 강해서 제멋대로다. 남을 의식하거나 배려하는 공중도덕을 기대하기 어렵다)
프랑스 사람 흉을 보았으니 내친 김에 더 하자.
리옹의 아파트에서 밤새도록 음주파티를 사람들 때문에 잠을 못 잤다. 한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니었다. 토요일 밤이라지만 도를 넘었다. 이웃들이 어떻게 묵인해주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니스에서도 한 밤중에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폭주족들이 왜 그리 많은지.... 오토바이 소리에 놀라 자다깨다.
예절바른 영국 사람들이 왜 프랑스 사람들을 개무시 하는지 알겠다.
남프랑스를 여행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우리는 파리 드골 공항-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경유, 인천으로 들어오는 환승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니스 꼬뛰따주르 공항- 파리 드골 공항 (09:05 -10:40 도착예정)이지젯 저가 항공 탑승.
이륙 전에 왼쪽 앞 날개에 이상이 있다는 방송. 정비 해보고 가망 없으면 다른 비행기를 운행할 거라고.
결국 내려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 시간이 지체 되자 4.5파운드 ( 라즈베리 타르트 빵 한 개 값.)바우처를 나눠 줬다.
3시간을 기다리다 12시경에 탑승,
파리 도착 후 KLM 네델란드 국적기-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1시간 20여분 거리의 항로).
비행중에 태풍권 영향으로 기상 악화가 되어 암스테르담으로 가지 못한다고 안내방송.
KLM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처신. 환승 때문에 걱정하는 승객들마다 설명을 해줬다.
스키폴 공항 사정도 마찬가지라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지연이 되었을 것이다.
비행기를 놓쳤더라도 항공사에서 최대한 편리를 봐줄테니 걱정말라는 내용인 것 같았다.
KLM 여승무원들은 체격이 크고 나이가 많은데다 노련했다.
음료수와 간식을 써빙하며 승객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녀들의 몸에 벤 친절은 신뢰감을 주었다.
다시 벨기에 가까운 공항에 착륙했다가 암스테르담에서 연락 오면 그때 운항을 하겠다는 안내 방송.
또 비행기 안에서 대기...... 그 사이 주유를 했다.
밤늦게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으나. 인천 공항가는 에어프랑스를 놓쳤다.
1600명이 비행기를 놓친 상황이다.
항공사 직원들은 일일이 응대를 하느라 목소리가 안 나오는지 연신 물을 마셔댔다.
우리는 다음날 저녁 9시 출발 대한항공 대신 , 오전 11시 로마 경유 인천 행 알 이탈리아 항공을 선택했다.
KLM에서 승객들이 묵을 공항 주변 호텔을 소개하는데 전부 소화 할 수는 없다 했다.
뒷줄에 선 우리는 공항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 사실 천재지변이라 항공사 책임은 없었다.
KLM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새벽 시간까지 승객을 도왔다.
데스크 책임자는 승객들 의견에 귀기울이며 방안을 모색했다.
그가 나머지 백여명의 승객들이 공항 라운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편리를 봐주겠다 했다.
그런데 세관 검색대 직원들이 통과 시켜주지 않았다.
승객과 직원간에 실랑이가 있은 다음 그 임원이 윗선과 통화 끝에 통과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보딩 패스를 받지 못했기에 트렌스퍼 구역에 남았다.
쫄쫄 굶고 있다가 항공사에서 나눠준 30 유로로 간단한 요기를 한 시각이 새벽 5시였다.
젊은애들은 바닥에, 벤치에 드러누워 잠을 잤다.
우리는 카페 의자를 마주 놓고 발을 뻗고 앉아 잠을 청했는데 추위가 문제였다.
아름이 가죽 자켓을 입고 아름이 쫄바지로 목을 감쌌다.
시린 종아리는 비닐 봉지속에 넣고 얼굴에는 비닐봉지를 뒤집어 썼다.
비닐 봉지의 위력으로 1시간 반을 업어가도 모르게 푹 잤다.
아름이는 내게 옷을 다 주고 벌벌 떠느라 잠도 못 잤을 것이다.
그 상황이 속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글 쓸 소재가 생겼다며 그 상황을 즐겼다.
아침에 보딩패스를 받고 트렌스퍼 구역의 승객편의시설을 찾아가 안락 의자에 잠시 몸을 뉘었다가
KLM 항공사에서 준 세면도구로 세수를 했다.
인천들어올 때 이용한 알 이탈리아 항공 여 승무원들은 KLM 항공 승무원들한테 교육을 받아야.....
여행을 하다보면 본받을 행동을 하는 사람 본받지 못할사람, 사람 교과서 들을 만난다.
중국인들이 때로 몰려다니며 새치기 하고 떠들고 웃통 벗고 다닌다고 눈쌀 찌뿌리는데,
비싼 아웃도어 단체로 입고 (90년대는 골프웨어를 와출복처럼 입었다)식당에서 웃고 떠드는 한국 아줌마들도 만만치 않다.
80년대 까지도 해외 여행을 하려면 예지원 강사로 부터 매너 교육을 받고 나갔다. 그 제도를 부활해야 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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