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정면 어르신 20분 인터뷰하는데 23년 10월부터 26년 4월까지 2년 6개월 걸렸다.
인터뷰 대상자 섭외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장님께 부탁 하면 "아이, 우리 동네엔 그런거 할 사람 없어요." "누군 줄 알고 어르신 개인정보를 알려줘요?" 하기 일쑤.
섭외를 했더라도 행여 자식들 체면을 깍지 않을까 걱정하셔서 가족의 허락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 약속 해놓고 막상 찾아뵈려니까 거절하셔서 민응규 위원장님 앞세우고 기습 방문도 했다. 이때부터 민 위원장님이 섭외를 도와주고 박전하 사무국장과 함께 동행해주셨다.

선조 계비 인목 대비 친정 연안김씨 사당앞에 서신 연경당 김영순 어르신은 구한말의 기억을 들려주셨다

이창복 의원을 절친 두분이 모시고 왔는데 , 민주화운동으로 구속 수사 받던 때 재연사진 같다.

'지정면 인명사전' 민응규 위원장님은 보통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히노마루 (일본국기) 7번까지 외우신다.

105세로 소천하신 어머니를 추기경님 허락을 받고 사제관에서 25년 모신 사연.

불난 거 보다 사람 죽은 게 더 무섭다는 신순자 어르신은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느라 가슴을 치며 우시기도.

<치매 3기의 일기>를 쓰면서 피아노 연주와 작곡으로 와상상태에서 일어나게 된 유명자 어르신

남편 폭력에서 해방된 박정원 어르신은 노후를 활기차고 유쾌하게 보내신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 그림그리고 뜨게질하고 아직도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는 김철자 어르신.

며느리 시집살이 시킨 어머니 편을 들어 아내를 구박한 것을 후회하는 이영복 어르신.

14살 때 형과 누이 동생과 함께 겨우내 가마니 500장을 짜서 아버지 묘를 이장 시켰다는 신학순 어르신.

안식구 잃어버리고 들어 앉아 닭 모양 사진만 쳐다 보고 하루를 보낸다는 김용화 어르신.

아리고 슬픈 기억다 잊어 버리고 일곱살 아이로 사는 박순임 어르신.

월남전에서 살아 돌아온 이문승 노인회장은 색소폰 연주 재능기부로 날마다 청년.
어르신들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줄 때 심리학의 회상요법 이상의 감정 효과가 나타난다.
평생 말 못 했던 억울한 일, 가난했던 유년시절, 부모·배우자와의 추억. 전쟁이나 시대적 역경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린다.
젊을 때의 고생, 자식을 키운 일, 전쟁· 가난· 노동 같은 경험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게 되는 과정에서 “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 주고, 젊은이에게 귀감이 되는구나” 싶으면 자존감이 회복 되고 소외감도 해소된다.
“내 삶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존재감 회복과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를 녹음하고 촬영 하고 집필하면서 나 또한 누군가의 귀중한 삶을 남긴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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