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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향기 2005. 10. 7. 20:19

조회 : 0   스크랩 : 0   날짜 : 2005.10.07 20:17
동화작가 김향이의 '동화와 인형의 만남' 전이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내 푸른숲 사옥 전시장에서 10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 책의 변천사
ⓒ2005 이명옥
▲ 유아용 동화 인형
ⓒ2005 이명옥

이번 전시는 사과 궤짝을 잘라서 소공녀의 다락방을 재현하고 헌 옷을 잘라서 커튼을 만들어 놓은 동화 속 주인공을 통해 "아! 맞아 소공녀에 저런 장면 있었지" 하는 기쁨을 아이들에게 주고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유년 추억과 만나는 감동을 안겨준다.

김향이씨는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까지 다 훑어볼 수 있도록 꾸몄으며 특히 독서지도의 일환으로 엄마들이 깨우치도록 하고 싶었다고 전시의 목적을 설명한다.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듣던 구수한 이야기를 통해 깨우치던 '무릎 교육'이 없어지고 무조건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쫒겨 다니는 아이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프랑스는 일인당 장서 보유량이 7.5권, 말레이시아는 0.51권, 우리는 말레이시아보다 낮은 0.47권 정도이다. 요즘 부모들은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동화책은 쓸데없는 책이고 참고서가 중요한 책이라고 가르친다.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도 학원 가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우리네 교육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본말이 바뀌었다. 1학년부터 무조건 논술시키는 부모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올바른 독서 습관부터 키워줘야 한다."

▲ 저학년 동화 인형
ⓒ2005 이명옥

▲ 고학년 동화 인형
ⓒ2005 이명옥

▲ 출산 인형(부장품-페루)
ⓒ2005 이명옥
▲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인형들
ⓒ2005 이명옥
▲ 김향이 작가의 추억 모음전
ⓒ2005 이명옥

그는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도우미들이 동화 속 캐릭터의 옷을 입게 했고, 전시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동화 속 캐릭터로 변장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가지, 감자, 오이, 당근, 양말, 헌 장갑 등으로 동화 속 캐릭터를 만들어 놀면서 아이들이 이야기를 짓게 했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책을 찾아 읽도록 만들었다는 그의 독서지도법은 귀담아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파주로 달려가 동화 속 주인공과 데이트를 즐기는 주말은 어떨까?

▲ 관람중인 유치원 어린이들
ⓒ2005 이명옥

▲ 전시장 내부
ⓒ2005 이명옥


"아이들 책 안 읽는 것은 모두 부모 책임"
동화작가 김향이 일문일답

▲ 장갑으로 만든 엄마와 아가 오리
ⓒ이명옥
- '동화와 인형의 만남전'을 계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엄마가 가정에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엄마들에게 일깨워주고 내가 아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었다.

내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집에서 굴러다니는 면장갑에 부직포로 오리를 만들어 붙여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를 실감나게 해주고, 남편의 떨어진 양말을 팔에 끼워 알록달록 꽃뱀을 만들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했다. 사방에 굴러다니는 플라스틱 병, 헌옷 등을 재활용해 동화 속 주인공을 만들고 아이와 옷도 만들어 입히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도록 할 수 있었다."

-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독서 지도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안타깝게도 요즘 엄마들은 독서 환경은 만들어주지 않으면서 강요와 독촉만 한다. 특히 요즘 엄마들은 그림책 사는 것을 무척 아까워한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디자인, 그림에 대한 감각, 작가적 상상력과 꿈을 키운다. 그런데 엄마들은 동화책은 그냥 서점에서 읽는 것, 글씨만 빨리 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사실 그림책은 유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봐야 하는 책이다.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아 가는 부모들의 잘못된 의식이 너무나 안타깝다. 어렸을 때 상상력과 동화적 환상에 빠져 자란 아이들은 심성도 곱다. 기억력 감퇴는 최근 기억부터 상실되어 맨 나중에 유년의 기억만 남게 되는데 어렸을 때 아름다운 동화책을 접하지 못한 세대들은 추억할 따뜻한 꿈이나 환상이 없을 것이다."

- 요즘 아이들이 책과 거리가 멀어진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적으로 부모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부모들은 너무 바쁘다.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없고, 아이들은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만 한다. 이제 부모들이 먼저 TV를 끄고 아이들과 대화하고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외국에서 한 달 동안 TV 안보기 운동을 했더니 체중이 줄고, 성적이 향상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책이 많은 가정,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국어, 영어, 독해 능력에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빌게이츠, 링컨, 나폴레옹, 에디슨 등 역사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지독한 독서광들이었다. 독서는 국가의 경쟁력이다. 국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곳곳에 도서관이 많이 건립되고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로 키워야 한다."

- 엄마들에게 가장 바라는 바는?
"처칠은 '어렸을 때 책 읽는 습관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림만 하고 살다가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동화 작가가 된 내가 바로 경험자이다.

나는 항상 문학 강연에 가서 문학 이론이 아닌, 실질적인 독서지도법을 이야기 해준다. 앞으로의 꿈도 공간을 마련해서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제발 바른 독서법부터 가르쳐라. 아름다운 그림책과 동화책을 어른도 많이 읽고 아이들도 많이 읽도록 유도해라."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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