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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향기 2005. 10. 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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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동화 작가 김향이씨
"동화와 친해지는 비결…인형에게 물어보세요"
동화 속 주인공 인형 만들어 '동화와 인형, 그 행복한 만남' 전시회 열어


 

‘동화와 인형, 그 행복한 만남’전에서 인형과 함께있는 김향이 작가.

‘동화의 주인공들을 한데 모아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동화 주인공의 인형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재미있는 세상을 펼쳐 보인 환상의 전시회가 열렸다. 국내외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인형으로 제작해 선보인 ‘동화와 인형, 그 행복한 만남’이 2005 파주 어린이 책잔치가 차려진 파주출판도시 안 도서출판 푸른숲의 사옥에서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색다른 전시회를 가진 주인공은 인형 작가가 아니라, 장편 동화 ‘달림은 알지요’로 널리 알려진 동화 작가 김향이(53) 씨라서 더 화제가 됐다.

이 전시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전시장에서 김향이 씨를 만났다.

“어린이들은 동화 주인공의 인형을 보면, 마치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 해요. 그 인형들한테 말을 걸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지게 되죠.”

 

 

'오른쪽이와 동네 한 바퀴'(백미숙 지음)

김 작가의 이 전시 기획 의도는 바로 어린이와 책 사이를 좁혀 주기 위한 것.

직접 모으고 만든 인형 300여 점들로 꾸며진 전시장은 말 그대로 환상의 나라였고, 그 속에 있는 김 작가 역시 동화의 한 주인공이었다.

소공녀ㆍ하이디ㆍ작은 아씨들ㆍ빨간 머리 앤ㆍ초승달과 밤배ㆍ몽실 언니ㆍ무던이ㆍ 등 국내외 유명 동화의 주인공들이 금방 책에서 빠져 나온 듯한 모습으로 어린이 관람객들을 맞았던 것. 이 뿐 아니라 1100년께 페루서 제작된 ‘출산 인형’, 1800년대의 솜 인형 ‘노부부’, 1900년대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인형 등 희귀한 인형들도 함께 선보였다.

“외국 동화 주인공의 인형은 오랫동안 수집해 왔고, 그 밖의 것은 일일이 제 손으로 만들었지요.”

 

 

'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강정규 지음)

김 작가는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면 인형에 가장 관심을 가졌고, 서울 황학동 벼룩 시장에도 수시로 들러 보물찾기 하듯 인형들을 찾아 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화 주인공은 인형이 없게 마련이었다. 이럴 경우에는 집안에 굴러 다니는 물건들을 재활용해 인형을 창작하고, 옷ㆍ배경을 꾸며 냈다.

“인형은 제 어린 시절 가장 좋은 친구였어요. 인형에게 말을 걸다 보면 쉽게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돼 시간 가는 줄 몰랐죠.”

어렸을 적에 몸이 약했던 김 작가는 집 안에서 인형과 노는 시간이 많았다. 어머니가 헝겊으로 몸을 만들고, 아버지가 펜으로 얼굴을 그려 넣은 만든 그 인형을 친구 삼아 행복의 상상 세계로 빠져들곤 했던 것.

“예닐곱 살 때부터 직접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종이로 인형을 만들다 직접 재봉틀을 움직여 헝겊으로 인형을 만들었답니다.”

 

 

'초승달과 밤배'(정채봉 지음)

손재주가 남달랐던 김 작가는 자연스럽게 인형 만드는 것이 취미가 되었고, 이 것이 나중에 동화 작가가 되는 밑거름 구실을 했다.

자신을 동화 작가로 만들어 준 인형을 이제 어린이들한테 돌려 보내 책을 좋아하도록 牽扁?하는 작가의 소박한 바람이 마치 동화 같다.

김향이 작가는 “감자ㆍ가지에 이쑤시개를 꼽아 주인공으로 변화시킨 후 어린이들과 대화를 해보세요. 그 동화를 단박에 좋아하게 되지요.”라며,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로 만드는 비법을 어머니들에게 귀띔했다.

이번 동화 속 인형 전시회가 인기를 모으면서 여러 곳에서 전시 요청이 쏟아지고 있어, 김 작가는 앞으로 동화 배경을 좀 더 알차게 꾸며서 순회 전시를 할 계획이다.

 

 

'몽실 언니'( 권정생 지음)


황재성 기자 fotomeister@hk.co.kr
강옥지 기자 ojkang@hk.co.kr

 


입력시간 : 2005-10-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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