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다니던 교회 성가대 지휘자님댁에서 점심초대를 했어요.
그 양반이 20여년 수집한 골동품을 보여주고 조언을 구한다기에 궁금해서 갔습니다.
고 교수님이 친정에서 강탈 해왔다는 고가구들은 년대가 나가는 것들이고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수집품들을 여러 사람과 즐기려고 까페를 만들고 싶다 합니다.
까페 2층엔 무료 진료센터를 만들고
내과의, 치과의인 두 아들에게 의료봉사를 시키겠다고 합니다.
인형수집 이야기가 나왔는데 교수님이 아들들 방으로 가서 데려온 놈들이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29살 27살 두 아들이 여태 끼고 노는 놈들인데 상이군인입니다^^
바느질을 할 줄 몰라서 저렇게 방치 해둔 답니다. 아이고.
제가 바늘과실을 가져 오라했더니 수선집에 맡긴다고 극구 사양 하시네요/
저 놈들 언제 병원 다녀올지 ...... 껄적지근합니다.
집에 오는 길에 단들이 테이트를 하자 했어요.
남편을 이끌고 안국역에서 내려 삼청동 정독 도서관 지나 티벳 박물관 - 장신구 박물관 골목을 거닐었지요.
쇼윈도에 진열된 예쁜이들 구경 하면서요.
하하 멀리서 보고 목욕탕인가 했더니 전시된 작품 입니다.
삼청공원 앞에서 북촌길로 접어들었어요.
우리 남편 다리 아프다고 슬슬 투정 부리기 시작 합디다.
그러거니 말거나 저는 눈요기 하느라 신 났어요.
가회동 길로 접어드는데 우리 남편 자꾸 집에 가자고 보챕니다.
주변에 볼거리들이 즐비한데 다리 아픈 것 좀 참으라 했지요.
내 허리는 끊어 질라 한다면서요.
대문앞에 수문장처럼 버티고 선 학자수 나무를 본 순간
이야기거리가 막 떠오르는 것 같아요.
사진을 찍고 있는 사이 울 남편 혼자 휭하니 내려가 버렸답니다.
이래서 제가 혼자 잘 쏘다닌 답니다.
코드가 안 맡는 사람하고 다니면 신경이 쓰여서 말이죠
지하철 타고 버스 갈아탔는데 삐져서 말도 안 해요.
일부러 택시 안타고 걸어 올라가자 그랬어요^^
세 시간 동안 걷기만 했으니 삐질만도 하겠다 하고 봐 줬어요.
아이스 크림 사서 들려주고
막 추켜 세워줬지요.
3년 동안 기른 꽁지머리 자른 것 예쁘고
금연한 것 예쁘고
6킬로 그램 감량 한 것 예쁘고
오늘 데이트 신청 받아준 것 예쁘다고요.
그랬더니 밥 먹자 마자 작업실 내려가서 인형집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아이고 허리 다리야, 그런데 구경 한 번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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