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6일 <내 이름은 나답게>의 모델 ,륭이가 장가를 들었습니다.
륭이가 사춘기를 험하게 보낼까봐 노심초사 했는데 헌헌장부가되어 반려를 맞이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새 신랑 륭에게
인생에 있어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있다는 확신이다.- 위고의 '레미제라불' 에서
네가 태어났다는 전화를 받고 아름이 누나가 대성통곡을 했다.
"나는 이제 찬밥이야." 하고
고모가 돌상 차려준 거 너는 모를거다.
고모가 한땀한땀 바느질한 이불 위에서 재롱 피우며 자랐다는 것도
네 아빠는 서른 넷에 장난감을 얻었다.
너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용알이었다.
하지만 네게 무서운 적수가 있었다.
나이: 4세, 직업: 어린깡패, 취미: 애들 괴롭히기,
범행"누나 빡치기, 고모 빡치기 구타, 형 구타.
승환이 형이 네 버릇고치는 교관 노릇을 했다.
중3 때도 뒷산에 끌려가서 한번 혼난 적 있지.
네 엄마가 수영선수 출신이라 물방개처럼 큰 병 없이 잘 컸다.
네 뒤에는 항상 할머니와 고모가 있었다.
행여 엄마없이 큰다고 기죽을까봐 싸움닭처럼 신경을 곤두세웠다.
초딩 5학년 때 암벽등반으로 노적봉을 오르고 아빠랑 승환이 형이랑 셋이서 지리산 종주를 하고
강하게 키우려고 방목을 했다.
기억나니? 너를 모델로 쓴 <내 이름은 나답게> 원고를 끝내고
일러스트를 맡은 김종도 선생이랑 후투디 바위 오르던 날이다.
너는 바위를 통통통 뛰어 오르는데 고모는 벌벌 떨면서 기어 올랐잖어.
초딩 3학년 때는 우리 둘이 산에 올랐다가 정상에서 길을 잃고 죽을 뻔 했던 기억을 잊지마라.
한 발만 더 내디뎠더라면 절벽에서 떨어져 네 말대로 신문에 날 뻔 했었다.
사는 일이 그렇다.
길을 잘못 들었더라도 정신을 가다듬으면 살길이 보이는 법이다.
할머니랑 네 아빠는 너를 떠나 보내고 많이 적적해 할거다.
고모도 마찬가지. 네가 심부름 도맡고 막내 노릇했는데 아쉬워서 큰일이다.
그 마음 죽을 때까지 변치 말아라
그 손 놓지 말고 평생 반려가 되어라.
너는 할머니 눈물 먹고 자랐다는 거 잊으면 안된다.
"융아 ,꿈을 가진 사람은 어떠한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
앞으로 내가 견뎌낸 시간들이 너의 미래를 보장한다는걸 부디 잊지말아라 . "
네 색시 얼굴에 복이 들었다더라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야 한다
"아빠 정력 쎄? 동생 하나만 나 주라. 여자 말고 남자로."
네가 아빠한테 남동생 낳아달라고 조르던 일 기억나니?
아빠몫까지 네가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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