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란 말이있다.
자기가 당해 봐야 비로서 절감을 하게되는 것이지 평탄한 사람이 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남편 투병중에 6개월여 병원생활을 했었다
병원 원내 방송에서 "코드 불루, 어네스트 00병동"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나는 그저 또 누군가 가시는구나 했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하얀천을 덮은 침상을 마주쳤고
심지어 옆 침상 환자의 임종을 보기도 햇었다.
병원에서 수많은 죽음을 목도 했어도 나하곤 상관 없는 일이었다.
나는 절대로 그런 일 안 당할 줄 알았다.
그누구도 피할수 없는 운명을 우리는 영원인양 착각하고 산다.
내 남편의 임종을 보고나서야 나는 겨우 역지사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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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 러시아 베링해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 원양어선에 불이나 선장과 선원 89명이 탈출했으나
부선장만 못 빠져나온 채 연락이 끊겼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날에도 아내에게 전화해 "12월 말이면 한국에 돌아가 새해를 함께 맞을 수 있을 것"이라며
늘 그랬듯 전화를 끊기 전 "사랑해"라고 인사했다.
하지만, 이틀 뒤 회사 사람들이 찾아와 "남편께서 화재 진압을 진두지휘하다 의로운 죽음을 맞으셨다"며 사고소식을 전했다
회사측에선 러시아 구조선이 바다가 얼어 더는 난파선에 접근할 수 없다고 통보하고 12월23일 구조활동을 종료했다"며
"내년 5∼6월에나 다시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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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병원에 입원해 있던 그의 아내가 기운을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햇다.
기자들을 만나고 여기저기 호소문을 보냈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마치 내 남편이 난파선에 같혀 있는듯 가슴이 아팠다.
나라면 어찌 처신 할 것인가?
내가 거들 수 있는 일은 여기저기 카페에 글을 올리고 서명운동을 독려하는 일 뿐.
(향기통신을 보고 서명에 동참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상에서 여론이 들끓자 그제서 회사가 부선장의 아내를 러시아로 보내주었다.
러시아 어선을 위해 쇄빙선을 보낸 정부는 러시아 공해의 우리 선원을 위해선 그동안 아무 조치도 못했다.
이번 일을 보면서 국가가 국민을 위해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는 것.
사람 목숨을 두고도 경제 논리가 우선 한다는 것.
그리고 자기와 상관 없다싶으면 강건너 불구경이라는 것
역지사지는 아무나 못한다는 것.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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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이선생님
러시아까지 남편을 찾으러 떠난 동생이 재로변한채 덩그러니 안경테만 남은 유품을 확인한듯합니다.
본인의 가슴이야 제가 어찌 다 헤아릴수 있는 고통이겠습니까만은
가난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이 상황이 참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많은 분들이 서명을 해주셔서
그나마 정부도 관심을 쥐꼬리만큼 보여주었는데
일주일도 안되어 찾을수 있는데
왜 두달동안 아무것도 할수 없었는지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신확인했다는 전보를 받고나니
이제사 긴장이 조금 풀리기 시작합니다.
혹시 살아서 고생하고 있는건 아닌지
어떤 상황인지 온갖 공상속에서 맘으로만 고생하다가.......
이제사 눈물이 나네요.
많은 분들이 서명을 해주셔서
이루어낼수 있었습니다.
그냥 방치된채로 있었을 제부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힘을 주셔서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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