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임이건 트러블메이커가 있고 분위기 메이커가 있다.
사회복지단체 도서후원 건으로 회의가 있던 날이다.
k가 고구마 맛탕과 과일과 생율을 끼운 간식을 준비해 왔다.
"김향이 선생님 간지가 난다."
사회복지사가 테이블에 차려진 간식을 보고 한 말을.
"모양만 흉내 낸거지 맛까지 흉내 냈을라고.."
P가 시큰둥 한마디 한다.
자신은 부지런 떨 마음도 없으면서 남의 공력을 깎아내리는 선수다.
올해 후원금이 적어서 추천도서 권종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목록을 짜던 중에 P가 또 태클을 걸었다.
"이 책은 영화화 되고 잘 알려진 책인데 뭐하러 넣어. 가만 있어도 잘 팔리는데 우리까지 거들어야 해."
"책읽는 재미를 알게 하려면 좋다고 검증 된 책부터 읽혀야하는거 아니야?"
L도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실무자가 아닌 내 생각을 보태고 마무리를 했는데 나는 P의 편협된 생각이 못마땅했다.
그녀 의중은 한마디로 사촌이 땅을 사서 배 아프다는 거였다.
작가 중에도 좋은 작품으로 베스트에 오른 작품은 어떻게든 흠집내려는 이들이 있다.
그리하면 자기가 위로 올라서는 줄 아는 모양이다.
독자들이 감동을 하고 해외에 번역이 되면 그것이 우리 아동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더욱 좋은 작품이 나올 수있도록 격려할 일이지 끄집어 내리려 애쓰고 폄하할 일은 아니다.
재능을 보는 눈에 질투가 앞서면 안된다. 절대로!
아무리 봐도 P는 모라토리엄 인간이다.
돌아오는 길에 P의 차를 탔다.
그녀는 모임의 리더격인 L의 흉을 봤다.
나는 듣고 있기가 불쾌해서 말을 돌리고 형제가 많으냐고 물었다.
언니가 한 명 있는데 얼굴도 예쁜데다 음악적 재능도 타고나서 모대학 기악과 교수라고 했다.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
그녀가 모라토리엄 인간이 된 연유가 언니에 대한 시샘과 갈등에서 시작 된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 형제 , 친구, 선생님, 등 여러 사람과의 경험을 자신의 행동양식 속에 무조건 받아들인다.
따라서 동일시하려는 대상과 맞지 않을 때마다 자기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이미지는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는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 들이다가 청소년기에 이르러 정신적 위기 상태를 맞게 되는 것이다.
연령적으로는 충분히 어른이 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성인사회에 참여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태 즉 모라토리엄 인간이 된다.
언니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했을 때 억울하고 분한 마음은 가시로 돋아났을 것이고
그럴 때마다 부모님의 질책을 받았을 것은 자명한 일.
어렸을 때는 자각이 없어서 그랬다 손 치더라도 청소년기에 자신이 잘 할 수있는 일에 매진 했더라면
당당한 자아를 확립할 수 있었을 텐데... 섣불리 충고를 한다고 개선될 일이 아니라는 걸 나도 안다.
종종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체육센터 탈의실에서 운동복을 갈아입을 때였다.
'날씬한 사람들은 확 파묻어 버려야 해."
에어로빅 타임이 끝나고 탈의실에 들어온 평수 넓은 삼십대 후반이
나를 지칭하며 하는 말이었다. 인사 나눈 일 없으니 농담으로 받을 아량도 없다.
한마디 해주려다 못 들은척 넘겼다. 그 입에서 나올 말이 뻔해서.
악풀을 다는 사람들이 대게 그런 심성이다.
말이 고우면 인물도 고아 보이는 법인 걸 왜 모를까.
후배 L은 말을 참 곱게 한다.
"선생님이 나타나니까 공항이 다 환해졌어요."하고는 까르르 넘어가게 웃는다.
어떤 후배는 내 옆에 앉으면 비교 당한다며 자리를 피했다.
질투심이 많은 사람은 늘 남과 비교하느라 스스로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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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인 십색. 자기 나름의 매력을 가꾸면 시샘이 날 턱이 없는데 .....
노력없이 아름다운 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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