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한 남자는 주방을 점령해야 집안이 평화롭다.
7080 세대 남자들이 하는 말이다.
여자가 오십대가 되면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고 , 남성은 반대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집안 일 보다 바깥일에 더 관심을 기울여 바깥으로 도는 아내.
남자들은 반대로 바깥보다 집안에 안주하기를 원한다.
자연스레 임무교대가 되는것이다.
이제 남자들도 부엌일을 하나하나 배워야 한다.^^
굴라즈가 본국으로 일보러 들어간 사이 아이들은 끼니를 피자 배달로 해결했단다.
그녀 남편 하이라츠는 빨래하고 청소하느라 힘들다고 엄살을 부렸다.
남동생이 하이라츠 식구들을 데려다 닭칼국수를 해먹이자고 했다.
20여년만에 국수틀을 꺼내고 남자들이 국수를 뽑았다.
카자흐스탄과 몽골인들은 양고기국수를 즐겨먹는다.
그들은 양고기 기름을 제거 하지 않지만,
우리는 닭고기를 데쳐 기름기를 제거하고 푹 삶아 국물을 우려낸다.
왜 기름을 제거하느냐고 의아해 한다.
이번 주일에도 동생이 국수틀을 꺼냈다.
어머니도 성당다녀오셔서 주무시고,
나도 금요일에 지하철 역에서 벌 선 탓에 감기 몸살로 드러누웠다.
여자들이 폐업을 해서 집안에 먼지가 개수대에 설거지가 .....쌓였다.
남동생 혼자 반죽을 하고 2시간여 씨름하고서 닭칼국수를 끓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그릇 뚝딱! 수제라서 면발이 오들오들 쫄깃쫄깃 식감이 좋다.
국물도 담백하고 청양고추가 빠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반죽할 때 블루베리 즙을 넣고 알로에 즙을 넣었단다.
동생이 반죽을 넉넉히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
아이고 나도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아---노래를 부르고
침대에서 뒹굴뒹굴 EBS,<맨발의 이사도라>를 보았다.
"남자와 윤리가 여러분을 길들이게 하지 마라.
여러분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 당찬 여인이 아름다운 무대장치도 없이,무용복도 없이, 토슈즈도 없이,
맨발에 헐렁하고 속이 비치는 그리스식 드레스를 걸친 무용수
맨발의 이사도라 던컨이다.
이사도라 던컨은 자신의 무대의상이 외설스럽다고 비난하는 관객을 향해 무대의상을 찢고 드러난 유방을 가리키며
"이것이 진실. 이것이 참 아름다움이다." 라고 외쳤다.
젊은 청년의 스포츠카로 드라이브를 하려던 그녀는 차가 출발하는 순간,
목에 두르고있던 기다란 스카프가 바람에 날리며 차의 뒷바퀴에 감기는 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현대 무용에 기여한 업적으로 열렬한 찬미자를 거느린 전설적인 현대 무용가 던컨은
여성성 해방을 부르짖으며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
세계적인 재봉틀 거부 파리스 싱어와의 결혼은 그녀의 불륜으로 파경에 이르고
두 아이들의 비극적 죽음으로 부침 많은 생을 살아야했다.
여성에게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요구하고 순종적인 삶을 기대하던 20세기 초반에,
발레 위주의 무용계에 던진 자유로운 정신의 이사도라,
자유연애를 구가했던 이사도라, 자기 육체에 대해 부끄럼이 없었던 이사도라,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던 이사도라, 그 정도가 지나쳐 깊이가 없고 어리석은 여인으로까지 비쳤던 이사도라......
파란만장한 삶을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이었다.
...........................
감기 몸살 5일째.
병원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때아닌 함박눈이 쏟아졌다.
날씨도 세상따라 미쳐도는구나...
내과에서 링거주사 맞는 1시간 반 동안 푹 쉬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를 에워싼 북한산이 흰 이불을 덮고 드러누웠다.
잠깐 내린 눈이 눈호강을 시켜주었다.
(핸폰 사진이라 눈구경은 제대로 할수없지만...
바람은 씽씽 핸드폰 든 손도 후덜덜 떨렸지만 제대로 찍힌 사진은 있었네)
다리 건너 꽃단지로 발길을 돌렸다.
이른 봄꽃들이 화들짝 반겨주었다.
여리디 여린 꽃들도 꽃샘추위와 당당히 맞서는데 감기몸살에 지면 안되지........
햇볕만 좋으면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제라늄과 베고니아를 모셔왔다.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3호 집안 가득 꽃을 불러들이다 (0) | 2012.04.16 |
---|---|
277호 간사한 맴 (0) | 2012.04.15 |
269호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 것 (0) | 2012.04.01 |
266호 여성사전시관 (0) | 2012.03.31 |
263호 당신은 프로십니까? (0) | 2012.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