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멜리아 힐에 다녀와서 단편집에 들어있는<동백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은아 편집자와 의중에 둔 화가가 있었는데,
그림팀장 이인영씨가 꽃을 기막히게 그린다는 백지혜씨를 추천했다.
마침 그녀의 전시회가 열린다기에 인물을 어찌그리는지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진짜 꽃을 볼때의 감동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사실적이며
무엇보다도 한국적인 은은한 색감에 흠뻑 취하게 되고,
아름다운 글귀에 한번 더 취하며 마지막으론 작가의 정성에 흠뻑 취하게 되는 마법의 책입니다~
화가는 모든 것을 전통법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흰색은 조개껍데기를 곱게 갈아 빻아 만들고, 검은색은 그을음을 모아 만들고,
공작석이라는 녹색 돌을 빻아 녹색 물감을 만드는 등 옛사람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색을 얻었으며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비단 위에 전통 채색 방법을 그대로 썼다고 한다.
물감에서 느껴지지 않는 은은함과 단아함이 느껴졌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고운 비단결이 드러난다.
어제 그녀들과 만나기로 했다.
아침부터 날이 궂어 온 몸이 찌뿌등했다.
전날 동대문시장을 돌아친탓에 몸도 무거웠다.
운동을 30분만에 접고 외출 채비를 하다보니 40여분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했다.
벤치에 앉아 뜨게질이나 하면서 기다릴양이었는데 의자가 없다!
온 몸이 와들와들 떨리고 춥기까지.
편의점에서 따끈한 두유를 마시고 서성거렸다.
개표기를 앞에서 승객들을 안내하던 역무원이 사무실에 들어가 추위를 녹이라 했다.
추위를 녹이기도 전에 나이 지긋한 역무원이 오더니 턱짓으로 누구냐고 묻고는,
나가쇼! 하고 냅다 무안을 준다.
역무원이 따라오라더니 옥수수파는 아주머니한테 플라스틱의자를 빌려주었다.
(편집자 전화번호를 몰라 마냥 기다리기만)
"선생님 어디계세요? 5분 쯤 늦으실 것 같아 기다리고 있어요."
"3번 출구."
내 우려가 들어맞았다.
"1호선 대방역 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맙소사! 대방역을 대림역으로 알아든다니.고생을 사서 했다.
역무원한데도 옥수수파는 아주머니께도 인사를 못하고 대방역으로 허둥지둥.
실수는 한 번 하면 연방 터지기 마련.
여성사전시관 ,<백지혜 초대 새 봄 기획전>
백지혜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동아미술제 등에서 상을 받았고,
이화여대에서 채색화를 가르치며 전통진채화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비롯하여 고려 불화, 조선 시대 신사임당의 초충도나 화조도 로 이어지는 전통 진채화는
서양의 유화와 달리 밑 색이 겹쳐지면서 깊이 있는 색감으로 은은한 아름다움을 담아낸다고
우리 고유의 색감을 재현하기 위해 자연원석을 정제하여 얻은 석채와 연지, 등황, 쪽 등
조상들이 쓰던 천연물감만으로 비단에 그린다.
함께 그림을 감상하던 미술팀 인영씨가
"분이 아가씨를 표현하기에 딱............" 내 말이 그 말이다.
우리는 작가, 화가, 편집자, 디자이너 이심전심 환상의 콤비가 될것이다.
'페이퍼돌' 을 재미나게 표현했다.
여성사 전시관은 여성가족부가 설립한 여성의 역사를 다루는 전문 전시공간이며 문화공간이다.
개화기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여성들 중에 두 분만 언급하자면,
최초의 여성 무용가 최승희
베를린 올림픽 매달리스트 손기정 환영연에서.
공연후 숙명여고 등창들과 찍은 사진
패셔너블한 자태는 그 당시 여성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개성이 넘친다
갓 쓰고 도포 입고 다니던 그 시절. 파격을 넘어 충격이었으리.
그녀는 공연 용의 리풀렛 사진 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습을 전속 사진사에게 촬영토록 했다고.
불꽃처럼 바람처럼 살다간 전설의 무희, 최승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은 글과 그림에서 두각을 나타낸,
수원 출신의 개화기 대표적인 신여성, 신지식이다.
그녀는 당시 여성으로 꿈도 꿔보지 못할 세계여행을 3년동안 다녀왔다.
조선 여자가 받았을 문화적 충격이 어떠했을까?
여자에게도 인권과 권리가 있음을 깨달은 그녀는 신여성으로 선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 저서를 통해 우매한 여성들을 깨우치려 했으며,
"먹고 입고만 하는것이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알아야 사람이에요."
"여자도 사람이다" 를 주장하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온 몸으로 살아보였다.
육당 최남선 손녀가 3대째 보관..나혜석 조카에게 기증한 1920년대 나혜석이 프랑스 여행 때 그린 풍경화.
신여성들이 사용하던 모자 구두 파라솔 벨트 백.
이화학당의 모습
목검술을 배우던 1950년대 여학생
1960년대 여학생들의 사생시간.
1950년대 교과서.
꽃샘 추위에 몸살 기운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마음은 봄날.
토요일에 부산 '방파제'에서 열린아동문학 필자들 초대모임에 참석해야지만.
몸이 말을 안들어서 기차표 예매를 취소하고 쉬기로 했다.
다음 주 통영 문학기행, 그 다음 주 부산 강연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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