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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연

422회 스승의 날 편지

멀리 가는 향기 2013. 5. 16. 00:17

마흔 살에 등단하고 마흔 서넛 그 즈음에 김종상 선생님께서 글쓰기 지도를 해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하셨다.

경험이 없어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김 선생 실력을 내가 아는데 무슨 소리냐"며

적극 추천을 하셔서 목동 청소년수련관에서  글쓰기 지도를 했었다.

 

 

목동 엄마들의 치맛바람은 그때도 거셌다. 

엄마 차 타고 학원가를 순회하는 아이들에게 글을 쓸 소재가 있을 리 만무.

가급적 걸어다니게 했고 안전이 염려 되면 셔틀버스를 이용하면서 소재를 찾도록 가르쳤다.

경험을  발표시키고 책을 상으로 주기도 했다.

주로 교실이 아닌 회관 마당에서 자연관찰을 시키며 야외수업을 했다.

근처의 우체국, 방송국, 파리공원 등을 견학 하고 나서 글을 쓰게 했다.

 

경험이 우러난 글쓰기는 신나고 재미있었다.

그 시절을 함께 보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종종 메일을 보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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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

 

 홈페이지 상으로 한번 연락을 드렸던 것 같은데 이렇게 몇 년이 지난 후에 연락을 드리게 되어서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기억 언저리에서 저를 꺼내시려면 조금 많은 시간이 걸리실 것 같아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담아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봅니다.

 선생님께서 수년 전에 목동청소년 회관에서 글짓기를 가르쳐주셨던 조고은 입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이제 어엿한 26살, 대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20살 초반에 제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고 방황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끝에 저는 지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반가워 하실 소식이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 처음 입학하고 나서도 글을 쓰는 것이 제 몫인지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여태까지 '글'이 아닌 다른 세상이 저의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이 저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와있더라고요.

 

하지만 '갑자기'는 아니었죠.

 어느 날엔가, 나는 왜 글을 쓰게 되었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어린시절을 통틀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어린 시절 글짓기는 제가 좋아했지만 그저 좋아하는 많은 것들 중 하나라고 여겼죠.

 어린 시절 무용에만 몰두했기 때문인지, 엄마는 제게 무용으로 '예대'를 권하셨지만

 '글'로 예대를 오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뒤 글을 쓰게 되면서 선생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어린 시절 제게 글짓기를 통해 여러모로 도움을 주시고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어느정도 선생님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제게 선생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일말의 '희망'도 없었겠죠.

 아직도 선생님께서 A+++주신 동화가 기억이 납니다.

 

저는 시를 쓰고 합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2학년때 소설을 전공을 택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도 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 수업도 꾸준히 듣고

 시도 쓰고 있습니다만, 시와 소설의 영역이 너무 달라서 많이 힘들지만,

 너무 행복합니다, 글을 쓰는 일이.

 2학년 때 아동문학을 잠깐 배웠지만 선생님과의 그 때 그 시절 느낌은 전혀 나질 않아서 아쉬웠어요.

(제가 이제 아이가 아니라서 그랬겠죠. 슬퍼요.)

 

실은 2학년을 마치고 글을 쓰는 일이 제 몫이 아닌 것 같아서, 저의 길이 아닌 것 같아서

 휴학을 하고 다른 전공으로 바꾸려고 공부도 해봤는데요.

 공부하면서 글이 더 절실해지고, 나는 이길이 아니면 안되겠다, 다시 돌아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3학년 복학을 하고 올해 4학년을 다니고 있습니다.

 글이 제길이라는 확신이 점점 들면서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선생님은 아직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나요?

선생님, 지금은 아이들의 길을 점지해줄 수는 없지만,

단하나, 저에게도 그러셨듯, 아이들의 열린 꿈들에게 희망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선생님을 뵙지 못했더라면 , 정말이지, 글을 쓸 생각 조차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의미에서 저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감사하고 감사드릴 일 입니다.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그리고 글을 쓰게 된 이상 선생님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 것 같아요.

 선생님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시는 것 같아서,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과제를 하다가, 오늘은 꼭 연락을 드려야겠다, 싶어서 이렇게 조심스레 늦은새벽에

 선생님의 메일함 문을 두드려봅니다.

 선생님이 기억을 하실지 못하실지 모르겠지만,

 선생님께 너무나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사는 선생님의 옛 제자가 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먼 훗날 제가 등단을 하게 되어 평생 글을 쓰게 되어도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언제나 늘 선생님을 마음에 품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                           .26살 조고은

 

 

 쌤쌤

 

안녕하세요

저 슬아예요.

예전에 선생님 카페에도 글을 쓰고서 모자라게 비번이 생각 안나서 글도 못 보고 지나쳐 버렸어요.

항상 항상 선생님은 제 유년시절에 가장 고마우신 분이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쌤 감사합니다.

---23살 슬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영이에요~ 잘 지내시죠?

자주 안부 여쭈어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왔어요. 정말 죄송해요.

전 항상 선생님의 가르침 마음 깊이 새기고 떠올리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엊그제 창 밖에 핀 아름다운 벚꽃을 보고 행복해했는데 벌써 여름이 다가왔어요.

그래도 이번엔 정말 오랜만에 봄을 봄답게 맞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행복한 마음과 함께 내년을 기약하며 봄을 보내주었답니다. 

 

벌써 3학년이네 했는데 중간고사도 끝나고 한학기의 반이 지나갔어요.

이제 쌓여있는 과제를 하고 기말고사를 보면 한학기도 훌쩍 지나가 있겠지요.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바쁜것이 좋은거다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으니 현재를 즐기며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지요?^^

자주 연락도 못드리고 이렇게 스승의 날이 되어서야 안부 여쭙는 부족한 저입니다.

 

저는 선생님을 떠올릴때마다 항상 제 삶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렇게 소중하고 감사한 선생님과의 인연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지칠때마다 선생님의 미소 떠올리며 힘내서 일어서고, 선생님의 소중한 가르침 덕분에 행복한 순간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이 소중한 가르침, 그리고 선생님과의 소중한 인연 감사하면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만족하고 멈추지 않고 몸도 마음도 더 깊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 저의 지친 마음을 힐링해주는 너무나도 소중한 '향기통신' 역시 매일매일 매 순간 순간 감사하고 있어요.

 

 선생님의 시간과 선생님의 추억과 선생님의 마음이 담긴 향기통신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소중한 마음 나누어 주시는데 답장도 잘 못해드리는 못난 독자라서 죄송해요.

선생님! 저는 요즘 현실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번 생각은 현실에 충실해야지 하면서도 몸은 따라주지 않아 속상했어요.

 매일 매 순간 맞이하는 당연한 시간들인데 그 시간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잠시만 방심하면 과거에 얽매여 있거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결국 과거도 미래도 현재에서 만들어지는건데 자꾸 마음먹은대로 가지 않는 제가 속상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선생님! 전 지금 이러한 깨달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실천이 어려워 노력중이지만  이렇게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해요. 그래서 앞으로 긍정적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보려해요! ^^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럼 선생님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프시지 않게 건강 챙기셔요!^^

안녕히계세요.

 

-선생님을 너무너무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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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교 때 나와의 인연으로 책이 좋아졌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았다.

독서를 통해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무엇을 이루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상상으로 가득 찬 세상을 열려면 책을 읽고, 또 읽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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