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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66회 여성신문 문학기행

멀리 가는 향기 2013. 10. 2. 14:40

 

 
[문학기행] 베스트셀러 동화 ‘달님은 알지요’의 김향이 작가

  

              "삶은 꽃피우려는 노력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10월 10일은 ‘달님은 알지요’ 스무 해 생일…
전북 임실에서 현실에 맞서 삶을 꽃처럼 피워낸 아이들을 만나다

 

                                                                                              -임실 향교 를 바라보는 김향이 작가

감 꽃 필 때, 매화 꽃 필 때, 제비꽃 필 무렵,

‘달님은 알지요’(비룡소·1994)로 널리 알려진 김향이 작가가 자기가 쓴 이 책 저 책 여는 글 끝에 쓴 말이다. 꽃을 좋아하는 그녀가 작품을 구상하고 쓰면서 꽃향기와 함께했음을 느낄 수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유독 꽃의 아름다움에 민감한 것일까? 항상 그 자신 피어나는 갖가지 꽃처럼 꾸미는 자태를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김향이 작품 곳곳에서 투영되는 외롭고 아프고 빼앗기거나 잃어버리고 이 땅에서 들풀처럼 살다 스러져간 수많은 아이들이 꽃처럼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 곧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 싶다.

                                          - 1413년 (태종 13년)에 이건 된 향교 외삼문


망가지고 버려진 인형들을 다시 되살리는 손길, 못쓰게 되거나 버려진 옷감으로 들꽃처럼 예쁜 새 옷이나 탁상보나 머릿수건을 비롯한 그 무엇으로라도 다시 되살려내는 마음씨를 보면 그녀의 ‘어머니 사랑’이 아이들에서 인형으로, 인형에서 모든 사물로 넓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 그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많은 대상을 품어주는 ‘어머니’가 되고 있고, 그 모든 것들이 자기 삶을 꽃처럼 아름답게 피워내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향교와 담장을 잇댄 생가터


김향이 작가는 이 땅에 수많은 생명들이 무참하게 죽어가던 1952년 10월 27일, 추운 겨울 문턱에 전북 임실 산골에서 태어났다. 이 땅에 수많은 아이들이 밤낮으로 추위와 굶주림과 두려움에 떨던 시절이었다. 전쟁으로 삼천리강산 곳곳에서 아이들이 죽어갔다. 총칼에 찔려 죽고, 포탄에 맞아 죽고,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버림받아 죽어갔다. 나 어릴 적만 해도 그렇게 죽은 아이들을 묻은 돌무지, 애총이 산골짜기 비탈에 즐비했다. 겨울을 넘어 봄을 맞은 아이들이 그런 돌무지나 돌무지 사이사이에 핀 참꽃을 따 먹으며 살아남아 들꽃처럼 피어났다. 김향이 또한 어머니 젖이 말라붙어 젖배를 곯아 제비 새끼처럼 보채면서 비실비실 죽을 듯이 죽을 듯이 하다 겨우 살아남았다.

김향이는 들풀처럼 살아남았고, 청초한 꽃으로 피어났다. 그 삶을 원천 삼아 외로운 아이들 이야기를 끊임없이 동화로 되살리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새로운 세상을 꽃피우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달님은 알지요’ ‘내 이름은 나답게’(사계절·1999), ‘쌀뱅이를 아시나요’(파랑새·2000), ‘나답게와 나고은’(사계절·2001), ‘맹꽁이 원정대, 몽골을 가다’(비룡소·2012) 같은 작품 속에서 한결같이 보여주는 건 ‘어려운 현실과 그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살고, 자기 삶을 꽃처럼 피워내는 아이들’이다.

 

 

 



이러한 작품 배경은 작가 자신의 삶이다. ‘달님은 알지요’나 ‘쌀뱅이를 아시나요’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임실 향교와 담장을 잇댄 집에서 태어난 김향이는 임실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왔다.

 

임실초등학교                                                             성가리 백로

 

어려서 아버지가 직장 때문에 서울로 간 뒤로 아버지가 오기를 날마다 손꼽아 기다렸고, 학교를 오가는 길에 성가 마을 뒷산에 가득한 백로들을 보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어린 눈에도 깔끔한 양복쟁이 신사인 아버지가 백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혼자 둑길을 걸으며 서울 쪽으로 날아가는 새를 보고, 풀꽃 냄새를 맡으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이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달님은 알지요’에서 송화가 선생님 자전거를 얻어 타는 장면으로도 살아났다.

 

선생님한테서는 풀꽃 냄새가 났다. 칡꽃 냄새랑 방아꽃 냄새를 버무려 놓은 것 같은 냄새였다.

송화는 선생님 등에 사알짝 얼굴을 대 보았다.

‘아빠 냄새도 이럴까?’
송화 뺨에 발그레 꽃물이 들었다. 아빠랑 함께 타는 자전거라면 얼마나 신이 날까?

송화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   운동장의 느티나무

 

열두 살 송화와 무당 할머니가 살아가는 작품 속 배경은 임진강변 외딴집이지만 현실적 배경은 임실 향교리 칠성당 밑에 있는 고모님 댁을 배경으로 그려나갔다. 무당인 송화 할머니도 고모님을 대역으로 삼았다. 영분이는 어린 시절 이웃에 살던 동무들 이야기를 합친 것이고, 주인공 송화는 이 장면처럼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했다. 자신을 투영한 작품 속 주인공 이름도 소나무꽃을 뜻하는 송화로 지었고, 서울로 떠나는 영분이에게 주는 선물 또한 마당에 핀 국화꽃을 말려서 베갯속으로 넣어 만든 꽃베개다. 이처럼 꽃과 꽃내음은 그녀의 모든 삶과 작품에 보일 듯 보이지 않게 배어 있다.


 


김향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어렵고 아프고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그럼에도 그 작품들이 어둡지 않은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꽃처럼 피어나기를 바라는 강렬한 작가의식이 작품 속에 은은한 꽃향기처럼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님을 알지요’를 심사한 이오덕은 “우리가 늘 바라보는 고향 같은 산과 들과 마을에서 우리 부모 형제와 이웃들이 겪어 온 온갖 슬픈 사연,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푸짐한 우리말로 들려줄 것”이라면서,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엄청나게 귀중한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는가 보다. 함께 심사했던 권정생은 우리 어린이문학에서 이만한 작품이 나오기는 참 오랜만이라고 했다. 돌아오는 10월 10일이면 ‘달님은 알지요’가 태어난 지 이십 년, 꽃다운 스무 살 생일이 된다.

 


스무 살 ‘달님은 알지요’ 작품 배경을 돌아보고 싶다면 임실 문학기행을 해보자. 작품 배경이 된 마을은 임실읍 중앙을 가로지르는 임실∼순창 국도로부터 서쪽으로 300m가량 떨어진 향교 부락에 위치해 있다. 임실 향교 뒤 생가는 없지만 몇 포기 들꽃이 바람에 살랑이며 반겨줄 테고, 성가 마을 뒷산 푸른 숲에 흰 꽃으로 피어난 백로들을 만나고, 임실초등학교 운동장가에 꿋꿋하게 서 있는 느티나무 아래서 쌀뱅이를 데리고 놀던 소꿉놀이, 숨바꼭질, 공깃돌 받기, 십자가이생, 땅따먹기 놀이도 해볼 수 있겠다.

여행지에서 그 무엇을 안 하면 어떠랴. 그저 가을 하늘과 바람과 꽃향기 따라 보내주는 “태어났으면 꽃을 피워야지. 꽃 피우려는 노력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라는 속살거림이라도 마음속으로 따라 속삭여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된다. 그래서 내년 봄에는 ‘내 이름은 나답게’처럼 살 수 있는 풀꽃 같은 아이들이 이 땅에 가득 피어나기를 바란다.

 

 

 
                                                                            이주영 /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여성신문1257호 [문화] (2013-09-25)

 

임실읍 관광코스 임실치즈마을,치즈체험임실향교이도리석불왜가리서식지죽림암

 

 
여행지명 소요시간
임실치즈마을 마을탐방, 치즈체험 3~4시간
이동30분
임실향교 1시간
이동10분
이도리석불 1시간
이동10분
왜가리서식지 30분
이동15분
죽림암 1시간
 

 

 

 임실 치즈마을- 


 

우리나라 치즈 생산의 원조 임실 치즈마을은 한국 치즈의 원조이다. 1964년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 (디디에세스테벤스 신부님) 신부님이 1966년 산양 두 마리를 키우면서 치즈를 만들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목 관에 굴을 파가며 발효실험을 거듭한 끝에 한국 최초로 피자용 모차렐라치즈를 만들어 낸 지정환 신부님은 치즈비법을 주민들에게 알려 주었고, 1967년에는 임실읍 성가리에 임실치즈 공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치즈가 조선호텔에 공급되면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게 되었으며 임실은 치즈 마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임실향교

임실읍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임실∼순창 국도로부터 서쪽으로 약 300m가량 떨어진 향교부락에 위치하고 있다.

1984년 4월 1일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26호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용요산 봉황대와 3.1동산 사이에 위치한 지역이다.

창건 연대와 당시의 위치는 알 수 없으나, 현 위치에 이건된 것은 1413년(태종 13)이다.

 

 

성가리 왜가리서식지

 

사진작가들을 매료시키는 왜가리의 장관 임실읍 성가부락 뒷산에 해마다 백로 천여마리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이 백로들은 매년 경칩 때가 되면 떼지어 이곳에 날아들어 서식하다가 남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때 5천여평 되는 소나무 숲에 둥지를 틀고 내려앉은 모습이 마치 선경(仙境)을 방불케 하여 각양각지에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까지도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천년 사찰, 죽림암 석불

 

임실읍의 안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용요산의 중턱에 있는 사찰로 구임실경찰서에서부터 서쪽으로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다. 9세기 말경 신라의 진감선사가 암자를 짓고 수도하였던 곳 조선 연산군 18년(1584)초건 이후 수차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백제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운수사의 석불상

 

임실읍 이도리 미륵불상은 높이 2.54m. 어깨폭 81cm로 수정마을 운수사(雲水寺)에 남아있다. 운수사는 창건연대와 설립경위는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백제시대의 유물로 추정되고 있다. 1993년 8월 31일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145호로 지정되었다.

 

이 석불은 풍수지리설에 의하여 산세의 액막이를 위해 세운절에 남아있는 것으로 현재는 숲이 없어지고 이 석불만 남아 있을 뿐이다. 상은은 비교적 잘 표현되어 있으나, 목 이하는 조각이 희미하다. 백제시대의 유물이라고 전하나 그 조각 연대는 분명치 않다.

 

 

김용택 시인이 태어나서 자란 진메마을

진뫼마을은 임실군 덕치면 장암리에 위치한 마을이다. 김용택 시인마을로 유명한 진뫼마을은 섬진강 자락에 위치하여 강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매화향기와 섬진강에 마음을 빼앗기는 구담마을

 

덕치면 천담리 구담마을은 섬진강변에 위치해 산과 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특히 정자나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은 매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경탄을 자아낸다. 매화향이 가득할 즈음에는 관광객은 물론 미술애호가, 사진전문가 등이 많이 찾는다.

 

임실고택여행 1박2일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