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장편 동화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 펴낸 김향이 작가
책방 아이들과 몽골서 펼친 봉사활동 체험기,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는 주민의 지혜 배우고…
희망의 우물 기증·나무 심으며 '행복' 깨달아
-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 아동문학의 베스트셀러 ‘달님은 알지요’의 김향이(60세) 작가. 그가 3년 만에 신작 장편동화를 펴냈다.
제목은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비룡소).
“2년 전 여름, 초등학생과 중학생 30여 명을 이끌고 몽골 봉사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의 경험을 동화로 담아냈지요.” 지난 24일 만난 김 작가가 여행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님, 이 나라 왜 이렇게 못살아요?”
“우선 ‘맹꽁이 책방’에 대해 소개할게요. 경기도 시흥에 있는 맹꽁이 책방은 컨테이너박스 2개를 이용해
만든 아담하고 예쁜 마을 도서관이에요. 이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안타까운점이 하나 있었죠.
맞벌이 부모 밑에 외롭게 자란 아이들이 많다는 거.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그래서 몽골 여행을 제안했어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닫게 하고 싶었거든요.”
김 작가는 현지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문화를 배우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른바‘공정 여행’을 준비했다.
아이들이 하나, 둘 모였고 마침내 맹꽁이 원정대가 조직됐다.
몽골 아이들을 위해 후원 물품을 마련하고 용돈을 모아 기부금도 만들었다.
설렘과 기대를 안고 몽골에 도착한 원정대원들.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선생님,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못살아요?”였다.
아이들은 현지 유목민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풀밭에서 볼일을 보다 메뚜기 떼에 놀라 기겁하기도 했다.
그러나 탁트인 대자연의 품에서 아이들은 금세 마음을 열었다.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생활하며 그곳 사람들의 문화를 배우고, 남루한 옷차림의 몽골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가까워졌다.
◇용돈 모아 우물 만들고 땀 흘리며 나무 심어
- ▲ 1우물을 완성한 뒤 기념촬영 중인 맹꽁이 원정대. 돌을 주워 우물 주변에 나르느라 얼굴이 땀범벅이 됐다. 2학교 울타리에 갇혀 있던 아이들이 몽골 초원에서 날아올랐다.
온통 사막과 초원인 몽골에서 가장 귀한 건 바로 ‘물’이었다. "물이 귀한 탓에 몽골 사람들은 물 한 컵으로 고양이 세수를 해요.
물을 한 모금 입에 물고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양치가 끝나죠. 빨래는 눈 올 때만 해요.
빨랫감을 눈 위에 굴려서 나무나 바위에 두세 번패대기친 뒤 훌훌 털면 그걸로 끝이죠.”
원정대는 물 부족에 시달리는 몽골 사람들을 위해 우물을 만들어줬다. 우물 공사 현장에서 직접 돌멩이도 나르고 나무도 심었다.
김 작가는“우물 만드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던 여섯 살 몽골 소년의 얼굴이 잊히질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소년이 자라 아버지가 되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겠죠.
'오래전에 한국 아이들이 와서 우물을 만들고 나무를 심었고 그때 내가 함께 있었다’고요.
원정대 아이들에게 이 말을 했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이어 원정대는 몽골 학교를 찾아 도서관에 한국 교과서와 그림책, 동화책을 기증했다.
몽골 학생들 앞에서 멋진 공연도 펼쳐보였다. 태권도 시범도 보여주고 한국 걸그룹 춤도 췄다.
맹꽁이 원정대의 짧고 굵은 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행복은 스스로 노력해 찾아내는 것
- ▲ 처음 만난 서먹함도 잠시, 몽골 어린이를 목마 태워주는 원정대원의 모습.
책 내용은 원정대의 발자취를 그대로 좇아간다. 사춘기 소녀 지아는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에 없다고 믿었던 아빠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지아의 마음은 사막처럼 변해버린다.
친구들과 함께 몽골 여행을 떠난 지아는 낯설고 척박한 사막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놀란다.
남이쓰다 버린 헌 책과 옷가지를 받아들고 좋아하는 몽골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다른 원정대 아이들도 마찬가지. 용돈을 모아 우물을 선물하고 나무도 심으면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김 작가는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게 아니에요.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지요.
맹꽁이 원정대가 몽골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과 행복을 찾은 것처럼요.
다음엔 소년조선일보 독자 어린이들과 ‘행복을 찾는 힐링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데, 함께 할까요 ?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