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초 원당에 있는 종마장에 갔었다.
몽골 소녀 <체체크>원고를 끝냈을 때,
폭설 속에 늠름하게 서 있는 말 사진을 찍고 싶었다.
'3월초에 꽃샘눈 왕창 내리면 종마장에 가야지.'
고대하던 꽃샘눈도 내리자마자 녹아버렸다.
종마장으로 말 보러 간 날 맵고 매운 꽃샘바람 맛을 제대로 봤다.
춘삼월 꽃샘바람은 비수처럼 품으로 파고 드는 칼바람이다.
바람의 기세에 눌려 말들도 마장에 나오지 않았다.
말은 겁이 많다.
그런데 애송이 기수를 골탕을 먹일 정도로 으뭉하기도 하다.
주인과 신뢰감이 두터워지면 절대 복종하는 의리파.
말 사진 헛탕치고 돌아선 발길이 허브농장으로 향했다.
엄니는 시든 잎사귀를 부지런히 떼어내시고....
로즈마리는 향기도 좋지만 보라빛 자잘한 꽃송이가 더 사랑스럽다.
피렌체에서 골목길을 걷다가 어느 집 마당에 은성하게 핀 로즈마리를 들여다 보았더니
주인 남자가 로즈마리 한 가지 꺾어주면서 윙크를 날렸었지.
마음을 다스리는데 꽃만한 평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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