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일요일 파주출판단지 보림 인형극장
5월 6일- 6월 1일 이탈리아 손그림자극 < 내 손을 만지지마> 관람
그림자극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송나라 때는 그림자극을 담당하는 관리가 따로 있을 정도였단다.
터키와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퍼지면서 <그림자쇼>라는 장르로 자리잡았다.
발레리아 구글리에띠의 손재주는 스페인 브라질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공연으로 선정되었다.
그녀의 손놀림은 민첩하고 재치가 있다.
발레리아의 공연을 보는 동안 어린시절 향교집에서의 그림자놀이가 떠올랐다.
호롱볼 심지를 돋운 어둑신한 방안에서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여우와 나비 토끼들을 만들었다.
벽에 비친 아버지의 손그림자는 밤이 이슥하도록 춤을 추었고
어린 나는 숨이 넘어가게 웃어댔다.
발레리아의 공연은 그리운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보림 인형극장 이진희 예술감독과 사장님이 인형을 보러 집에 오시기로 했다.
아카시 꽃을 따다 화전을 만들었다.
에프터눈 티를 준비 해 놓고, 풀꽃을 꺽어다 이빠진 찻잔에 센터피스를 꽃았다.
찻잔 손잡이에 실크리본 꽃장식을 달았다.
각시풀은 요즘 눈씻고 찾아 봐도 없다.
그늘 사초를 뜯어다 어린시절 기억을 더듬어 각시 인형을 만들어 봤다.
기다리던 손님들이 오셨다.
발레리아의 방문에 깜짝 놀랐다.
발레리아는 아르헨티나 사람인데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스페인에서 산다고 했다.
동반자가 없어 심심한 발레리아가 오전 공연 끝내고 사장님을 따라 온것이다.
그녀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게 되어 나도 기쁘다.
아카시 화전에 칡꽃, 감국, 장미, 국화, 연잎과 뽕잎을 섞은 꽃차로
꽃향기에 흠뻑 취했다.
발레리나가 풀각시 인형을 들고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신났다.
창의적인 예술 장르의 사람들과 대화는 즐겁다.
상대의 관심사에 귀 기울이고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는 생산적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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