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동화작가 김향이의 블로그 세상

문득 돌아보니 한 순간

여행의 추억

569호 길 위의 사랑

멀리 가는 향기 2014. 8. 6. 22:28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도착후  아파트 앞에서 호스트를 기다리다가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서울 강서구에서 왔다는 60대 부부는  자유여행으로  50여 개국을 돌아 보았다고 했다.

그들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금전이 우선인 사람은 절대로 떠나지 못한다. 스스로 핑계를 만들어 자신이 못 떠나는 이유를 만든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의 질이 다르니 이러고 저러고 할 일이 아니지만

늙고 병들어 병원에서 감옥살이 할 때 반추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까? 

그때 가서 ........껄 후회 해뵜자  소용없는 일이다.

 

길을 묻기 위해 인포에 들리면 자주 보는 풍경이다.

자식들 품에서 떼어낸 노년의 부부들이 여행을 즐기는 모습은 아름답다.

 

나는 길 떠나온  부부들의 모습을 눈여겨 보았다.

그들을 보는 내 눈길에는 부러움이 가득 담겼을 것이다.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서른 한 살에  세상을 뜬 남편의 관속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만든 미투리와 함께

  황망히 적어 넣은  조선 여인 원이 엄마의 편지 귀절이 떠올랐다.

 

.

삶이란 알 수없는 기적 같은 거라지만

언제 어떻게 파경을 맞게 될지 알 수 없는 거다

 

 

사는 동안 서로를 배려하고 다독이면서 후회없는 생을 살아갈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가 동등해야 한다.

서로 기대어사는 게  인간이지만  어느 한 쪽이 기울어서 부당하게 희생을 강요당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상대를 신뢰하지 못하는 삶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귀국을 하기 위해 탈린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별을 하는 중년 남녀를 보게 되었다.

서로를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볼을 부비며 눈시울 붉히는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아." 하고 돌아서는 내 눈길도 젖어들었다.

짝이 있는 사람들은  아낌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또 사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