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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추억

566호 에스토니아- 탈린 구시가지

멀리 가는 향기 2014. 7. 25. 23:56

7월 17일 (목)

 

 

리가에서 10시에 출발한 버스는 2시 30분에 탈린에 닿았다.

 

에스토니아는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 수백년 동안 종속되었다가  독립한 20년 남짓.

그때문에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혼재한다.
수도 탈린은 ‘덴마크 사람들의 도시’라는 뜻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탈린의 옛 시가지는 도보로 몇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다.

 

탈린 숙소는 4층 꼭대기 팬트 하우스였다.

짐을 들어주기로한 호스트는  여행중인지 연락이 잘 안되고 친구가 대신 열쇠를 건네주었다.

주영쌤이 가방 들어 올리느라 생고생.

 

시내 중심에는 ‘최고봉’이라는 뜻의 툼페아 언덕이 자리잡고 있다.

툼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 정교회 양식으로 지은 알렉산드르네프스키 교회가 위용을 자랑한다

 

이, 배 두 카톨릭신자가 성당안에서 미사에 참여 하는 동안  시가지 언덕길을 돌며  사진놀이.

 붉은 지붕과 구 시청사의 뽀족한 첨탑  돌로 쌓아 올린 성벽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해안가 석회암지대에 쌓은 성벽은 13-14세기에 건설 되었다.

성곽은 두께 3미터 높이 15미터로  도시를 에둘러 4키로미터나 뻗어있다.

원뿔 모양의 탑이 46개였으나 현재는 26개가 남아있단다

 

성곽의 가파른 달팽이 계단을 오르면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 잠시 탈린 시가지를 내려다 보다 광장으로 내려 왔다.

 

 

 전통 의상을 입은 젊은이들이 흑설탕으로 버무려서 시나몬 가루를 뿌린 아몬드와 호두를 즉석에서 볶아 팔고 있다.

 

탈린 구사가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은 <올데 한자>, 중세시대 부유한 상인의 집이 식당이 되었다.

중세복장을 한 직원들이 호객을 하는데 음식 값이36유로 이상으로 만만치 않다.

우리의 경리 배유안은  번개환율기보다 계산이 빠르다.

"젊은 애들은 부자 아빠 덕에 비싼 음식 먹을 수 있지만 우리는 부자 아빠가 없으니..."

 

 

그녀가 여러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비교 분석한 다음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우리 팀에는 주류가 없어서 맥주 한잔을 유안과 혜숙씨가 나눠 먹는 정도였다.

이 선생과 나는 물이나 허브 티를 주문했으니 식대 지출은 부담되지 않았다.

 

 

야외 카페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으며 사람들 구경을 하다가 슬렁슬렁 걸어서 귀가.


 

7월 18일 (금) 카드리오그 궁전

 

 

구 시가지 비루문 앞에서  카드리오르그 궁전을 가기 위해 트렘을 탔는데 승객과 이야기하던 중에  반대 방향을 탄 것을 알게 되었다.

친절한 임산부가 버스 갈아타고 트렘도 같이 타주어서 무사히 공원에 도착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 케서린 1세를 위해 지었다는 궁전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자리잡은 공원이 되었고 대통령 집무실도 있다.

공원 일대는 울창한 숲과 호수가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었다.

 

관광객으로 붐비던 구시가지에서 2키로 미터  벗어나니  별천지가 있다.

 

휘늘어진 가지를 발견 한 나는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를 흉내 내기로 했다.

우리의 짐꾼이 나뭇가지에 올려 주었고 배유안이 카메라를 들었다.

 

그네를 밀어줄 시종은 없지만

 

벗어던진 구두를 신겨줄 시종은 있었다

 

흔들흔들 나뭇가지 그네 재미있습디다.

 

바로크 양식의 궁전 내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그림과 장식품들이 전시 되었는데 사진촬영도 할 수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검은 종이에 도안을 그리고 가위나 칼을 이용해 오려냈는데 그 솜씨가 어찌나 섬세한지 그야말로 예술이다.

안데르센도 이 방면의 대가였다.

 

오늘은 궁전 관람이라 세 여자가 드레시하게 차려입었다.

 

탈린을 두고 '발틱의 보석' 이라 칭송하지만  '발틱의 파리' 리가와 비교하면 실망이 크다.

하지만 <카드리오그 공원>과 <라헤미아 국립공원>을 통해 탈린 너머 에스토니아를 발견 했으니 다행이다.

 

 

단체 페키지 건 배낭여행객이건 대부분 탈린 구시가지만  보고 떠난다.

줄 서서 떠밀려 다니듯  관람하는 단체 여행객이 없어 궁전을 우리가 접수한듯 마음껏 관람하는 횡재도 했다.

 

 

이 아름다운 피겨린 인형들과 찻잔 세트와 장식소품들로  눈호강을 얼마나 했던지!

 

 

 

나는 그 시절에 태어나지 못한게 유감이다.

( 이번 여행 일정에 맞춰 H&M 원피스 기장을 잘라 손으로 꿰미고 어깨 끈에 리본으로 펜지 꽃을 만들어 달았다)

 

 

이날 아름다운 공원에서 웨딩촬영하는 커플을 여럿 만났다. 그들은  가족과 친구들까지 대동하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도 친지인양 곁에서 자연스레 사진놀이를 했다.

 

 

 

 

공원 안쪽에는 탈린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미술관 <큐무>가 있었다.

현대적인 건물의 압도적인 위용에 끌려 들어갔는데 종아리가 아파 주마간산 식으로 ..

야외 전시장의 조각상 구경도 하고 탁구게임도 한판 하고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에스토니아 책은 어떤가 구경도 할겸 서점에 들렀다.

앙증맞은 발자국 표시를  따라 내려 온 아래층엔 짐작대로 어린이 코너가 있었다.

 한쪽 서가엔 세일 도서와 고서들이 있었는데 년대가 오래 된 책은 따로 진열장에 모셔 두었다.

오늘도 구경한 번 자알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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